스마트 헬스케어 시장, 성장 가능성 ‘파란불’
[IT동아 김영우 기자] 한 어르신이 침대에서 잠을 자는 동안, 밑에 깔린 수면 패드와 스마트 베개가 평균 심박수와 호흡수, 뒤척임 수 등을 측정한다. 그리고 팔에 찬 스마트 밴드를 통해 혈압과 심박수 변화 등을 실시간으로 측정하며 건강상태를 진단하며, 거실 한 편에 놓인 스마트 체중계를 통해 체중 및 체지방, 기초대사량 등을 검사한다. 이렇게 다양한 기기를 통해 수집된 데이터는 스마트폰의 모바일 앱을 통해 확인이 가능하며, 이를 토대로 향후의 건강간리 방법을 추천하기도 한다.
위 상황은 최근 한 방송사를 통해 소개된 이른바 ‘스마트 헬스케어’의 사례다. 이 외에도 이용자가 바닥에 쓰러지는 등의 상황을 감지해 의료기관에 자동으로 알리는 진동센서, 외부인의 침입을 감지해 경보를 전달하는 동작센서, 그리고 실내의 온도나 습도, 초미세먼지, 이산화탄소 등을 감지하는 공기센서 등도 이러한 스마트 헬스케어 환경을 조성하는 데 이용할 수 있다. 이러한 스마트 헬스케어 서비스는 상업적 주택을 공급하는 민간 사업자 외에 공공기관에서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주택의 양적 공급에만 집중하던 예전의 관성에서 벗어나 종합적인 주민 복지의 일환으로서 주택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LH공사는 가천대와 손잡고 공공임대주택 300가구를 대상으로 스마트 헬스케어 기반의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러한 스마트 헬스케어 서비스는 기본적으로 IoT(Internet of Things, 사물인터넷) 기술에 기반한다. 이는 생활 속에 접하는 기기들이 인터넷 접속 기능을 품고 긴밀하게 연동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최근 출시되는 각종 가전제품 중에 ‘스마트’를 표방하는 제품이라면 대부분 이에 해당한다. 스마트폰이나 스마트 태블릿 등을 너무나 유명하며, TV나 세탁기, 에어컨, 냉장고 등의 생활가전 제품 중에서도 스마트 기능을 탑재한 사례는 흔히 볼 수 있다.
스마트 헬스케어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는 또다른 이유는 소비자층의 확대가 용이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기능이 자동화, 개인화를 추구하기 때문에 복잡한 기술을 이해하지 않아도 누구나 자연스럽게 이용 가능하다. 특히 기존의 IT 시장에서 소외되던 노인 및 장애인 등의 취약계층까지 소비자층에 포함되며, 각종 기능을 직접 조작하지 않아도 높은 만족도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 매력이다.
의외로 시장 진입장벽이 높지 않아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과 같이 기술 및 인력, 자금이 부족한 업체들도 비교적 쉽게 진출할 수 있다는 점도 이 시장의 확대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시중에서 팔리고 있는 IoT 관련 하드웨어 중에는 공용 플랫폼에 기반한 것이 많기 때문에 디자인이나 부가 기능에 차이가 있더라도 기본적인 구조 및 작동원리가 크게 다르지 않다. 각국의 생산 업체를 통한 OEM(위탁생산)이나 ODM(주문자상표부착) 방식의 비즈니스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이를테면 시중에 말리는 수면 추적기나 스마트 베개, 스마트 체중계, 동작 센서, 스마트 공기질 센서 중에는 투야(Tuya)사의 IoT 플랫폼을 기반으로 제작된 것이 많다. 그래서 출시 브랜드가 다른 제품끼리도 투야 스마트 앱을 통한 연동을 지원하기도 한다. 하드웨어를 직접 만들지 못하는 기업이라도 제품을 출시해 스마트 헬스케어 시장에 진출하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다는 의미다.
다만 진출이 쉽고 향후 확대 가능성이 큰 시장이더라도 타사와의 차별성 및 체계적인 전략이 없이는 성공을 보장할 수 없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IoT 사업 지원업체인 애니온넷(AnyOnNet)의 김주혁 대표는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독거노인이나 싱글족이 늘어나면서 이들의 라이프스타일에 최적화된 스마트 헬스케어 관련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소프트웨어를 통해 기능을 차별화하거나 다른 제품과의 정교한 연동 시나리오를 구상하는 등의 아이디어를 갖춘 후에 시장에 뛰어드는 것을 추천한다”라고 조언했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