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5/10기가 인터넷을 위한 와이파이 6 공유기, 넷기어 나이트호크 RAX50
[IT동아 남시현 기자] 전 세계 네트워크 속도 측정 서비스 ‘스피드테스트(SpeedTest)’의 2020년 11월 모바일 및 광대역 네트워크 속도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 모바일 네트워크 평균 다운로드 속도는 45.69Mbps, 업로드 속도는 12.60Mbps로 나타났다. 광대역 네트워크 속도는 전 세계 평균은 91.96Mbps의 다운로드 속도와 49.44Mbps의 업로드 속도를 기록했다. 빠른 인터넷 속도가 자부심인 우리나라의 성적은 어떨까? 우리나라의 모바일 속도는 1년 내내 1~2위를 오르내리고 있으며, 11월 기준 다운로드는 166.7Mbps, 업로드 속도는 22.75Mbps로 UAE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광대역은 다운로드 168.26Mbps에 업로드 155.34Mbps로 176개국 중 12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한때 세계에서 가장 빠른 인터넷 속도를 자랑했던 우리나라가 세계 12위인 배경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우리나라는 작년부터 초고속 인터넷을 보편적 서비스로 지정하고, 세계 최초로 100Mbs급 인터넷을 전국 어디서든 쓸 수 있게해 서비스 사각지대 해소에 나서고 있다. 싱가포르나 홍콩처럼 국가가 작아서 속도가 높거나, 스위스나 미국처럼 도심권을 중심으로 높은 속도를 누리는 환경과 다르게, 전국의 모든 국민이 100Mbps 이상 속도를 제공하는 목표로 선회한 것에 따른 결과다. 상용 서비스의 최고 속도를 논하자면 여전히 10기가 인터넷을 제한적으로 누릴 수 있는 몇 안 되는 국가 중 하나다.
즉, 대한민국에서 5G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으면서, 사무실이나 가정에 광대역 기가인터넷을 활용하고 있다면, 전 세계에서 가장 최상위권의 인터넷 서비스를 누리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와이파이 역시 이에 준하는 성능으로 맞춰야 균형 있는 인터넷 환경을 누릴 수 있다. 넷기어(Netgear)의 AX5400급 공유기인 나이트호크 RAX50을 통해 최신의 고성능 와이파이 6 공유기를 알아보자.
와이파이 6 기반의 AX5400 급 공유기, 넷기어 나이트호크 RAX50
넷기어 나이트호크 RAX50은 와이파이 6(802.11 AX)규격 공유기로, 최대 속도가 높은 대신 도달 범위는 짧은 5GHz 대역과 속도는 낮지만, 안정적인 연결성을 제공하는 2.4Ghz 두 가지 대역이 동시에 활용된다. 이중 5Ghz 대역의 최대 속도가 4.8Gbps(초당 600MB)에 달하며, 2.4Ghz가 600Mbps(초당 75MB)로 도합 5,400Mbps 수준의 전송 속도를 제공한다. 게다가 이전 와이파이 5보다 대역폭이 넓은 160MHz 대역폭을 사용하고, 와이파이 5와의 채널 간섭도 크게 줄여 훨씬 더 빠르고 쾌적한 인터넷 환경을 누릴 수 있다. 참고로 AX5400이라는 단위는 넷기어뿐만 아니라 타사 제품과의 속도 비교에도 사용할 수 있다. 만약 AX1200이라면 와이파이 5 규격에 통합 속도가 1,200Mbps라는 의미고, AX11000이면 와이파이 5 규격에 통합 속도가 11,000Mbps 수준이라는 의미다.
속도도 속도지만, 다중 장치에 대한 연결성이 대폭 향상된 점 역시 와이파이 6 공유기의 장점이다. 와이파이 6에 적용된 ODFMA(직교 주파수 분할 다중 액세스)는 사물인터넷 환경을 고려해 여러 대의 장치에 대한 데이터가 병렬로 전송된다. 이전 세대인 와이파이 5의 경우 2021년의 사물인터넷 환경을 고려하지 않고 제정된 규격이라서 다중 장치 연결 시 데이터가 각 장치에 직렬로 배분된다. 하지만 와이파이 6는 연결된 장치가 많더라도 다른 장치가 차례를 기다리지 않고 동시에 데이터를 받아 훨씬 더 안정적으로 데이터가 전송된다.
덧붙여 넷기어 RAX 50에는 다이내믹 QoS(Quality of Service)라는 기능도 포함된다. 넷기어가 업데이트한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연결된 장치 유형을 파악해 네트워크 우선순위를 지정하는 기능이다. 실시간 스트리밍이나 게임 다운로드처럼 빠른 속도와 품질이 중요한 조건에는 속도를 우선 배정하고, 동시에 스마트폰의 사진이 클라우드로 업데이트되고 있거나 단순 웹브라우징 등의 서비스는 우선순위를 낮게 잡는 식이다. 신형 공유기인 만큼 ODFMA와 다이내믹 QoS 등의 기능이 결합해 같은 광대역 환경에서도 훨씬 더 효율적으로 데이터가 배분된다.
인터페이스는 전면 상태 표시등과 후면의 외부 연결로 나뉜다. 전면에는 전원과 WAN 연결, 2.4/5GHz 활성화, LAN 연결, USB 3.0 활성화 및 와이파이 ON/OFF, 급속 연결을 위한 WPS 버튼이 배치돼 제품의 활성 상태를 간단히 구분할 수 있다. 후면에는 리셋 버튼과 USB 3.0 단자, 4개의 LAN 단자와 WAN 단자, 전원 단자와 전원 스위치가 배치돼있다. WAN 연결 시 전면의 표시등이 점등되고, 1~4번 LAN 단자 활성화시 전면에 LED가 켜진다.
여기서 USB 3.0 단자는 레디쉐어(ReadySHARE) 기능을 위한 포트다. 해당 USB 3.0 포트에 USB 메모리나 외장하드 등을 연결하면 HTTP나 FTP로 접속할 수 있는 온라인 저장 공간이 활성화된다. 개념 자체는 네트워크 드라이브(NAS)와 흡사하며, 가벼운 정보 공유나 문서 등을 주고받을 때 쓰면 좋다.
네트워크 전문 기업답게 웹브라우저를 통한 연결과 앱을 활용한 연결성 모두 준수하다. 넷기어 RAX50의 유무선 신호가 연결된 컴퓨터에서 웹브라우저를 켠 후, 넷기어 전용 관리자 페이지 주소를 입력하면 곧바로 장치를 설정할 수 있다.
해당 메뉴에서는 기본 설정과 고급 설정으로 나뉜다. 기본 메인 화면에서는 인터넷, 무선, 연결된 장치, USB, 게스트 네트워크, 넷기어 보안 상태를 확인할 수 있고, 해당 메뉴를 클릭해 각 기능에 대한 상세 설정을 확인할 수 있다. 스마트폰 사용 시 해당 기본 기능을 스마트폰으로 이용할 수 있다. 더 세부적인 설정은 고급 설정에서 진입된다. 고급에서는 AX 비활성화나 주파수 및 채널 설정, QoS 설정, 게스트 네트워크 세부 설정, 레디쉐어 세부 설정 등 깊이있는 기능을 설정할 수 있다.
네트워크 성능은 어떨까? 넷기어 RAX50의 신호 강도를 측정하기 위해 0.5Gbps 회선을 연결한 다음, 2층 주택의 다양한 위치에서 한국정보화진흥원의 인터넷 속도 측정 앱을 활용해 신호의 저하 수준을 확인해보았다. 해당 테스트는 공유기의 최대 전송 속도를 확인하는 테스트가 아니며, 무선 신호의 저하 수준을 대략적으로 확인하기 위해서다. 신호 강도는 콘크리트 두께나 위치 등 다양한 요소에 영향을 받으므로 실사용 시의 체감 성능은 다르다고 보면 된다.
1미터 떨어진 위치에서 넷기어 RAX50의 다운로드 속도는 407.39Mbps, 업로드 속도는 620.16Mbps로 나타났다. 장애물 없이 약 5미터 정도 떨어진 위치에서는 다운로드 396Mbps, 업로드 543Mbps로 거의 변화가 없었고, 10미터 떨어진 위치에서는 다운로드 306Mbps, 업로드 336Mbps로 약간의 차이를 보였다. 콘크리트로 막힌 2층 위치에서는 다운로드 302Mbps, 업로드 256Mbps의 결과를 보여주었는데, 사실상 10미터 떨어진 위치와도 큰 차이는 없는 성능을 보여주었다. 만약 안테나 성능이 떨어지는 와이파이 5 공유기를 사용하는 경우라면 해당 위치에서 20~30Mbps까지 크게 떨어진다. 해당 결과를 바탕으로 볼 때, RAX50는 내부에 콘크리트 벽체가 많은 40~50평 규모의 아파트나 복층 주택 등 큰 규모의 거주지나 100평 규모의 개방된 사무실까지도 원활하게 쓸 수 있다고 본다.
간단한 조작과 높은 신뢰성 인상적, 아직까지 가격은 장벽
넷기어 나이트호크 시리즈는 넷기어에서도 게이밍 혹은 최상의 네트워크 환경을 추구하는 사용자를 위한 라인업이다. 해당 시리즈의 최상위 제품인 RAX200은 현존하는 와이파이 6 공유기 중 가장 성능이 뛰어난 제품 중 하나며, RAX120과 RAX80도 동급 공유기 중에서 상위권의 성능을 낸다. 넷기어 내부 라인업과 비교해도 차별화된 디자인과 더 높은 안정성을 갖추고 있고, 미국 브랜드 답게 보안이나 신뢰성도 수준급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런 만큼, 가격도 한층 더 높다. 1월 4일 기준 넷기어 나이트호크 RAX50의 가격은 29만 원대로, 보급형 와이파이 6 공유기와 비교해도 가격이 상당하다.
하지만 5/10Gbps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다면 얘기가 다르다. 현재 5/10Gbps급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조건이 한정적이지만, 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준의 환경에 있다면 공유기 역시 이 정도 수준의 공유기는 사용해야 회선의 속도를 살릴 수 있다. 회선의 성능을 제대로 반영하기 위해서는 공유기 역시 이에 받쳐줄 정도의 성능을 갖춰야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더라도, 와이파이 6 기반의 고효율 네트워크 환경을 구축하고 싶다면 넷기어 나이트호크 RAX50은 적절한 선택이 될 것이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