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사펑2077'도 4K로 가뿐, 조텍 지포스 RTX 3080 AMP Holo Black
[IT동아 김영우 기자] ‘가성비(가격대성능비)’는 참으로 미묘한 단어다. 대개 값이 저렴한 제품에 이런 수식어가 붙는 경우가 많긴 하지만, 고가의 제품이라도 해당 제품이 주는 만족도가 기대 이상이라면 이 역시 가성비가 좋다고 할 수 있다. 신형 그래픽카드인 지포스 RTX 3080 시리즈도 그런 경우다. 판매가가 100만원대에 이르는 고가의 제품이지만 성능은 200만원대에 팔리던 전작(지포스 RTX 2080 Ti)보다 강력하기 때문이다. 이러니 100만원대의 그래픽카드임에도 가성비가 좋다는 말이 나올 만하다.
이런 그래픽카드를 구매하는 이유는 당연히 최신 게임을 원활히 즐기기 위함이다. 풀HD급 보다 4배 더 정밀한 4K급 초고해상도 및 레이트레이싱(raytracing) 등의 고품질 옵션을 잔뜩 걸어 둔 상태에서도 끊김이나 느려짐 없는 플레이가 가능하다면 게이머로서 이만한 행복이 없다. 이번에 소개할 조텍 게이밍 지포스 RTX 3080 앰프 홀로 블랙(ZOTAC GAMING GEFORCE RTX 3080 AMP Holo Black D6X 10GB, 이하 조텍 RTX 3080 AMP Holo Black)도 그런 행복을 줄 만한 제품이다. 지포스 RTX 3080 특유의 강력한 기본기에 팩토리 오버클러킹을 가해 성능을 높였으며 화려한 외부 디자인으로 차별화한 이 제품의 면모를 살펴보자.
4K + 레이트레이싱 게이밍의 본격화, 지포스 RTX 3080
지포스 30 시리즈(코드명 암페어)는 전작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쿠다(CUDA) 코어를 통해 연산능력을 높였고 한층 원활한 레이트레이싱(raytracing) 처리가 가능한 2세대 RT, AI(인공지능)를 통해 렌더링 화질을 끌어올리는 3세대 텐서(Tensor) 코어 등을 품었다. 이를 이용해 4K급 이상의 초고해상도 환경에서 레이트레이싱 기반의 실감나는 빛 표현을 감상하며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전작인 지포스 20 시리즈가 4K나 레이트레이싱 기반 게이밍의 맛을 보여주는 정도였다면 이번엔 좀 더 본격적이다.
그 중에서도 지포스 RTX 3080의 경우는 8704개에 당하는 쿠다 코어 및 320비트 인터페이스 기반의 GDDR6X 고속 메모리 10GB를 갖췄다. 200만원대에 팔리는 지포스 RTX 3090을 제외하면 사실상 일반인이 가질 수 있는 그래픽카드 중에서도 최상급의 사양이다.
시각적 만족도까지 고려한 튼실한 쿨러
조텍 RTX 3080 AMP Holo Black은 위와 같은 지포스 RTX 3080 본래의 특성과 더불어 제조사 고유의 튜닝을 가해 상품성을 높인 제품이다. 외형의 경우, 3개의 90mm 냉각팬, 그리고 알루미늄 재질의 방열판 및 구리 히트파이프로 속을 꽉 채운 대형 쿨러가 달려있어 제품 길이는 317.8mm에 달한다. 구매 전에 PC 내부의 여유공간을 확인하자.
조텍 RTX 3080 AMP Holo Black의 냉각 시스템은 냉각팬의 회전수를 높이는 대신 상대적으로 낮은 회전수에서도 높은 냉각 효율을 유지할 수 있도록 팬의 수를 3개로, 그리고 냉각팬에 달린 날개의 수를 팬 당 11개로 늘렸다. 그리고 기판 보다도 큰 방열판을 달아 GPU 뿐 아니라 메모리, 전원부에 이르기까지 효과적인 냉각을 기대할 수 있다. 부하가 적은 작업(웹 서핑, 문서 편집 등)을 할 때는 자동으로 냉각팬의 회전이 멈추는 기능도 갖추고 있어 정숙성 면에서도 좋은 점수를 줄 만하다.
그리고 쿨러 상단에는 보는 각도에 따라 각기 다른 빛을 발하는 홀로그램 컬러의 플레이트로 마감했고 그 안에는 다양한 컬러로 빛나는 RGB LED를 넣어 시각적 만족도를 높였다. 제품 후면에는 제품의 휨을 방지하고 표면을 보호하기 위한 금속재질 백플레이트를 달았는데 여기에도 RGB LED를 내장해 화려함을 더했다. 후면 로고 부분도 LED였으면 좋겠지만 이건 그냥 인쇄한 것이다.
팩토리 오버클러킹과 전용 소프트웨어 통한 성능 강화 눈길
엔비디아 레퍼런스(표준) 규격 지포스 RTX 3080의 GPU는 1440MHz의 베이스 클럭으로 구동하면서 고성능이 필요한 상황이면 최대 1710MHz의 부스트 클럭으로 속도를 높인다. 조텍 RTX 3080 AMP Holo Black의 경우는 부스트 클럭을 최대 1770MHz로 높인 상태로 출고한 이른바 팩토리 오버클러킹 제품이다. 오버클러킹 수치가 아주 높지는 않지만 게임 플레이 중에 최저 프레임을 좀더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는 한 몫을 한다.
좀 더 적극적인 성능 제어를 하고자 하는 사용자를 위한 전용 소프트웨어도 제공한다. 조텍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 가능한 파이어스톰(Firestorm)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면 현재 그래픽카드의 온도, GPU/메모리 클럭, 냉각팬 회전수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클럭 및 전압, 목표 온도 등을 지정해 수동으로 오버클러킹도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소프트웨어를 통해 그래픽카드 RGB LED의 컬러나 발광 패턴 등도 지정할 수 있으니 고급 사용자들에게 유용하다.
4K 넘어 8K 영상에도 대응하는 출력 인터페이스
측면에는 영상기기 연결을 위한 3개의 DP 및 1개의 HDMI 포트를 갖췄다. DP 1.4a와 HDMI 2.1 규격을 준수하므로 4K 해상도에서 120Hz, 8K 해상도에서 60Hz로 부드럽게 움직이는 화면을 출력할 수 있다. 그리고 본체 상단에는 2개의 8핀 규격 보조전원 포트를 갖추고 있다. 제조사에선 750W 이상의 정격출력을 발휘하는 파워서플라이가 달린 시스템을 권장하고 있으니 참고하자.
벤치마크 결과는 명불허전
제품의 실제 성능을 가늠해 보기 위해 AMD 라이젠5 3600X CPU에 32GB의 DDR4 메모리를 탑재한 X570 메인보드 기반 윈도우10 PC를 이용, 벤치마크 소프트웨어 및 게임을 구동해봤다. 별도의 추가적인 오버클러킹은 하지 않은 상태다.
시스템 3D 그래픽 처리 능력을 측정하는 3DMark 벤치마크 소프트웨어를 구동해봤다. 다이렉트X11 기반의 일반적인 콘텐츠 관련 성능을 측정하는 파이어 스트라이크(Fire strike) 테스트에서 FHD(1080p) 해상도에선 26329점(그래픽점수 38161점), 4K(2160p) 해상도에선 10383점(그래픽점수 10491점)을 기록했다.
그리고 다이렉트X12 기반 최신 콘텐츠 관련 성능을 측정하는 타임 스파이(Time Spy) 테스트에서는 FHD(1080p) 해상도에서 13774점(그래픽점수 16784점), 4K(2160p) 해상도에서 6945점(그래픽 점수 8639점)을 기록했다. 이 정도면 과거에 나왔던 거의 모든 그래픽카드를 압도하는 수준이며, 동시기의 상위급 모델인 지포스 RTX 3090 정도를 제외하면 비교할 만한 상대가 거의 없다고 할 만하다.
최신 기술 적용한 ‘사이버펑크 2077’도 4K로 원활한 플레이
2020년 하반기 게임시장의 최대 화제작인 ‘사이버펑크 2077’도 구동해 봤다. 레이트레이싱을 비롯한 최신 그래픽기술을 다수 적용한 작품이라 시스템 요구사항이 상당히 높다. 이번 테스트에서는 가장 우수한 품질을 볼 수 있는 ‘레이트레이싱 울트라+DLSS 품질’로 그래픽 옵션을 맞추고 초반 나이트시티 구간을 30여분 정도 플레이하며 초당 평균 프레임(FPS)을 측정해봤다.
FHD(1080p) 해상도에선 평균 70~80 프레임 사이를 유지했으며, 적들이 대거 등장하는 등의 상황에서도 어지간해선 70 프레임 이하로 저하되지 않아 쾌적한 플레이가 가능했다. 동일한 옵션에서 해상도만 4K(2160p)로 높일 경우는 초당 평균 프레임이 50~60 프레임 정도로 측정되는데, 이 역시 상당히 쾌적한 수준이었다. 해상도 조절에 따른 성능변화가 그다지 없는 것이 인상적이다.
참고로 레이트레이싱 효과가 적용되지 않은 ‘울트라’ 옵션으로 플레이 할 때는 FHD(1080p)에서 120~130 프레임, 4K(2160p)에서 75~80 프레임 정도로 성능이 크게 향상된다. 어떤 해상도, 어떤 그래픽 옵션으로 플레이하더라도 원활한 진행이 가능하다는 점을 확인했다.
100만원대 그래픽카드가 보여줄 수 있는 ‘가성비’
지포스 RTX 3080는 게이머들의 높은 기대 속에 출시된 제품이다. 그리고 그 기대 수준보다 한층 높은 수준의 결과물을 선보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조텍의 ZOTAC GAMING 지포스 RTX 3080 AMP Holo Black은 충실한 냉각장치 및 화려한 외형, 그리고 팩토리 오버클러킹을 통해 지포스 RTX 3080의 매력을 한층 높인 제품으로, 2020년 12월 온라인 최저가 기준 158만원에 팔리고 있다. 분명 고가이긴 하지만 제품이 품은 성능과 전반적인 만족도를 고려해 보면 오히려 가성비가 좋다고 생각될 정도다.
특히 사이버펑크 2077과 같이 고급 그래픽기술을 다수 적용한 최신 게임을 4K급 고해상도에서 원활하게 구동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게이머들에게는 최상의 선택지이기도 하다. 다만 최근 그래픽카드 전반의 수요 증가 및 공급 부족으로 인해 시장 가격이 들쑥날쑥하다는 점은 아쉽다. 원활한 제품 공급을 위해 조텍코리아를 비롯한 유통사 측이 좀 더 노력해 줬으면 좋겠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