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2020년말 최신상 투인원 노트북, 에이수스 젠북 플립S
[IT동아 권명관 기자] 우리는 일반적으로 '노트북(notebook)'이라 부르지만, 영어권 사용자는 무릎 위에 올려 놓고 사용한다 해서 '랩탑(lap-top)'이라 말한다. 언제 어디서든 무릎 위에 올리고 작업할 수 있어야 하니 노트북/랩탑은 일단 '가벼운' 게 유리하다.
제품에 따라 노트북으로서 크고 무거운 (고성능) 모델도 있지만, 노트북의 본질은 어디까지나 '이동성'이기에 가볍고 부담 없는 제품을 선호하는 추세다. 보편적으로 작고 얇고 가벼운 노트북은 그런 만큼 사양/성능/기능 상의 한계가 분명 드러나는데, 에이수스 젠북(Zenbook) 플립S(Flip S) 시리즈 노트북(UX371E)은 작고 얇고 가볍지만 묵직한 성능, 여러 편의기능을 제공하는 투인원(2-in-1) 노트북이다.
투인원 노트북은 단어 의미 그대로, '2개 제품을 하나'로 통합한 제품으로, 노트북으로 또는 태블릿PC로 사용할 수 있다. 젠북 플립S도 생김새는 전형적인 노트북이지만, 화면과 본체를 반으로 접으면 태블릿PC가 된다.
태블릿PC처럼 사용할 수 있어야 하니, 화면을 뒤로 완전히 접을 수 있고, 터치스크린 기능을 지원한다. 필기 위한 스타일러스 펜도 기본 제공된다.
MS 윈도10 운영체제(홈 에디션)이 설치됐고, 화면을 접으면 태블릿PC 모드로 자동 전환된다(자동 전환되지 않도록 설정할 수도 있다). 당연히 일반 태블릿PC보다는 두께는 두껍지만(무게도 좀더 무겁지만), 태블릿PC로 활용하는데 큰 무리는 없다.
펜 필기 입력도 제법 쓸 만하다. 디지털 펜의 특성 상 (실제 글씨 쓰듯) 작은 글자를 조밀하게 적기에는 좀 곤란하지만, 손목을 화면에 대고 필기해도 아무 지장 없다. 태블릿PC의 주요 용도처럼, 간략/간단한 그림을 그리거나, 설명이나 판서가 필요한 강의/강연 등에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다만 두께는 얇지만 태생이 노트북인 터라, 태블릿PC 형태로 화면을 접었을 때 화면과 본체가 완전히 밀착 또는 흡착되지는 않으니 사용하며 적응이 필요하다. 여담으로, 스타일러스 펜을 본체 어딘가에 장착 또는 부착해 보관할 수 있으면 좋을 법하다. 그래도 펜 끄트머리에는 자력이 있어서, 터치패드 양옆 공간(팜레스트), 디스플레이 가장자리 등 철재로 된 부분에는 살짝 달라붙긴 한다.
젠북 플립S는 13.3인치 크기로 본체 무게는 1.2kg 정도고, 화면 대각선 길이는 약 33.5cm다(디스플레이 전체 크기는 36cm). 고급 노트북이라 전반적인 디자인과 컬러, 구성 등도 은근히 고급스러워, 사용자에 따라 호불호가 크게 나뉘진 않을 듯하다.
두께가 1cm 내외로 얇아 여러 입출력 단자를 제공하진 못하고, HDMI 출력 단자 1개, USB 3.0 단자 1개, USB-C(선더볼트4 지원) 단자 2개 등이 좌우측면에 달려 있다. 전원은 USB-C 타입 어댑터로 공급되는데, 스마트폰용 USB-C 충전기로도 충전은 가능하다(단 충전 속도가 느리다). 참고로, 이어폰/헤드폰 잭은 따로 없는데, 함께 제공되는 젠더로 USB-C 단자에 꽂으면 된다.
디스플레이는 그 '유명한' OLED 패널을 적용했고, 4K UHD 해상도를 지원하니(3,840 x 2,160), 넷플릭스나 유튜브 내 4K UHD 영상을 즐기기에 아주 적합하다. 이런 고화질 영상을 끊김 없이 부드럽게 재생할 수 있도록, 인텔의 최신, 최상위 프로세서인 '11세대 코어 i7-1165G7'와 16GB 메모리를 기본 탑재했다. 저장 디스크도 1TB SSD로 일반적인 사용 환경에 부족하지 않다. 메모리 교체나 추가 장착은 불가나, SSD는 교체 장착할 수 있다.
인텔은 11세대 노트북 프로세서(코드명: 타이거 레이크)를 출시하며, 노트북 전용 최신 플랫폼인 '이보(Evo)'도 공개했는데, 젠북 플립S에도 인텔 이보 플랫폼이 적용됐다. (이보 플랫폼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https://it.donga.com/31450/ 참고)
한마디로, 프로세서+그래픽칩+와이파이 등을 포함한 최신 노트북 기술이 집약됐다. 1cm 남짓 두께, 1.2kg 무게의 경량 노트북으로는 만만치 않은 사양과 성능이다.
13인치급 크기라 키보드 배열에서 숫자패드는 제외됐으며, 원활한 타이핑이 가능하도록 키 배열/배치 역시 무난한 수준이다. 키(를 누르는)감은 좀 가벼운 듯하지만 장시간 타이핑에도 불편하지 않다. 엔터 키, 좌우측 시프트 키의 길이/배치도 괜찮다. 키보드 불빛, 당연히 켜고 끌 수 있다.
사라진 숫자패드는 그 아래 터치패드에서 사용할 수 있다. 터치패드의 오른쪽 상단 '숫자패드' 아이콘을 1초 이상 누르고 있으면 터치패드에 숫자패드 윤곽이 나타나고(불빛), 이후로는 해당 숫자를 터치해 숫자 입력이 가능하다. 다만 터치패드를 숫자패드로 활용한다면 마우스를 따로 연결하는 게 좋다. 숫자 입력이 잦은 업무에는 대단히 유용한 기능이다.
이외 '하만/카돈' 사운드 튜닝/스피커가 적용되어 경량 노트북이지만 영화든 음악이든 나름대로 만족할 만, 들을 만한 음질을 출력한다. OLED 디스플레이에 하만/카돈 사운드라면, 크기만 다르지 요즘 TV와 동일한 셈이다. 음질은 사람마다 느낌이 다르겠지만, 일반 노트북과는 확연한 차이임은 분명하다.
기본 사양이 높은 만큼 노트북 활용 범위에서는 부족함 없는 성능을 발휘한다. 굳이 성능 측정/테스트를 일일이 돌려보지 않더라도 기본 성능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다만 고품질 게임이라면, 인텔 최신 이보 플랫폼의 그래픽칩(아이리스Xe)이라 해도 고사양 옵션 설정이라면 어려움이 분명 있다. 어쨌든 아이리스Xe 그래픽칩은 인텔이 개발한 내장 그래픽칩 중 성능이 가장 우수하다.
배터리 사용시간의 경우, 완전충전 상태에서 와이파이 켜고 밝기는 80% 정도로 유튜브 4K UHD 영상을 연속 재생하니 7시간 가까이 버텼다. 배터리 소모가 크지 않은 기본 작업만 한다면, 홍보문구처럼 최대 10시간 정도는 연속 사용할 수 있으리라 예상한다.
젠북 플립S를 사용하며 높은 성능만큼 만족스러웠던 건 역시 무게다. 백팩에 넣어 한쪽 어깨에 걸쳐 메고 다녀도 부담과 무리가 거의 없었다. 역시 노트북은 가벼워야 좋다. 자주 충전할 필요도 없고 인터넷 페이지든 문서든 프로그램이든 시원시원하게 실행되고 열린다(부팅조차 빠르다). 또 상황에 따라 태블릿PC 모드로 펜과 함께 활용하니 은근히 편하다. 외근이 잦거나 업무환경이 자주 변하는 직장인이라면 충분히 욕심날 만한 노트북이다.
끝으로, 노트북이란 게 성능과 무게, 가격, 이 세 기준을 모두 만족시킬 순 없는데, 젠북 플립S는 성능과 무게에 초점을 맞춘 대신, 가격은 한발 물러서야 하는 프리미엄 노트북이다. 그래서, 가격은 190만 원대다(원래 투인원 노트북은 일반 노트북보다 비싸기도 하다).
글 / IT동아 권명관 (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