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탄소 섬유로 둘러싼 초경량 고효율 노트북, 레노버 요가 슬림 7i 카본
[IT동아 남시현 기자] 매년 1~3월, 노트북 업계는 신학기를 맞는 학생들의 노트북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아카데미 시즌’을 준비해왔다. 최근의 학업 환경은 온라인 강의나, 화상 회의, 발표 준비 등을 모두 컴퓨터로 진행해 노트북이 필요하고, 이를 입학 선물로 주는 게 관례처럼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는 2021년은 아카데미 시즌이 아니더라도 노트북 수요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 19가 예상외로 장기화하면서 학생들의 노트북 수요는 물론 직장인이나 가정 내 PC 사용도 계속해서 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한국IDC에 따르면, 2020년 3분기 국내 PC 시장 중 데스크톱은 전년 대비 출하량이 3.6% 증가한 55만대를 기록했고, 노트북은 전년 대비 29.5% 증가한 64.5만 대 판매를 기록했다. 데스크톱은 가계지출을 줄이고자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저가 데스크톱을 중심으로 판매량이 증가했고, 노트북 판매 수요는 교육과 기업 분야에서의 수요가 상승세를 견인했다. 노트북 판매량이 크게 증가한 이유는 비대면 디지털 시대를 통해 온라인 수업과 원격 근무가 활성화됐고, 여기에 모니터와 웹캠, 트랙패드와 키보드가 모두 포함된 노트북 하드웨어의 특징이 잘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즉, 게임이나 작업 용도가 아니라면 노트북을 구매하는 게 데스크톱보다 쉽고 빠르게 용도에 대처할 수 있다.
프로세서 제조사인 인텔도 이러한 시장 흐름에 맞는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 9월 공개한 11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 코드명 타이거레이크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타이거레이크는 10nm 공정을 기반으로 해 전력 소모대비 성능이 높아 배터리 수명이 길고, 자체 개발한 인텔 아이리스 Xe 그래픽을 통해 종전의 내장 그래픽 성능을 상회한다. 현재 여러 브랜드가 인텔 타이거레이크 기반의 노트북을 출시하고 있는데, 레노버(Lenovo)의 요가 슬림 7i 카본을 활용해 신형 노트북의 성능과 구성을 짚어본다.
인텔 이보(EVO) 인증의 13.3인치 노트북, 레노버 요가 슬림 7i 카본
레노버 요가 슬림 7i 카본은 11세대 인텔 코어 i5-1135G7 및 i7-1165G7을 탑재하는 13.3인치 노트북이다. 두께 14.9mm에 무게 966g으로 얇고 가벼운 노트북이지만 상판에 탄소섬유를 사용해 밀스펙으로도 불리는 MIL-STD-810G 기준을 9가지나 통과했다. 얇고 가볍지만, 충격이나 먼지, 급변하는 온도 등 가혹한 동작 조건에서도 안정적으로 쓸 수 있는 게 요가 슬림 7i 카본의 특징이다. 메모리는 8GB 및 16GB LPDDR4x-4,266MHz가 듀얼 채널로 구성되며, 256GB, 512GB, 1TB 저장공간을 가진 NVMe M.2 SSD가 탑재된다.
그리고 해당 제품은 인텔 이보(EVO) 인증도 취득했다. 인텔 이보는 PC사용자가 요구하는 핵심 경험을 기반으로 인텔이 제시하는 노트북 성능에 대한 기준으로 ▲ 11세대 인텔 코어 i5 ·i7 탑재를 통한 성능 확보 ▲ 실제 사용에서 9시간 이상과 동영상 재생 시 최소 16시간 이상의 배터리 성능 ▲ 고속충전 지원을 통해 30분 충전으로 4시간 사용 ▲ 확장성과 인터넷 속도 확보를 위한 선더볼트 4 포트 및 와이파이 6 지원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요가 슬림 7i 카본 역시 이런 실사용 기준을 모두 충족한다.
디스플레이는 13.3형 크기에 16:10 비율의 QHD(2,560x1,600) 해상도가 적용돼있고, 300니트 밝기의 sRGB 100% 색재현력의 평면 내 전환(IPS) 패널이 사용됐다. 보통 13.3인치 노트북은 크기가 작아 FHD(1,920x1,080) 해상도가 적용되는 편인데, 요가 슬림 7i 카본은 이보다 조금 더 선명하게 화면을 쓸 수 있다. 밝기는 300니트 정도여서 실내 조명 아래에서는 밝다 느낄 정도의 화상이며, 178도 광시야각을 지원해 상하좌우 극적인 각도에서 바라보더라도 화상의 밝기나 색감의 왜곡이 적다. 따라서 디스플레이를 최대 지원 각도인 180도까지 꺾어도 화상을 원활하게 볼 수 있다.
인터페이스와 키보드는 확장성과 작업 효율을 중시한다. 일단 인터페이스는 좌측 2개의 선더볼트 4 포트와 우측 1개의 선더볼트 4 포트, 오디오 단자가 전부다. 선더볼트는 40Gbps의 데이터 전송 속도를 지닌 고속 전송 규격으로, 전원 공급부터 디스플레이 연결, 외장 그래픽 카드 연결, 고속 외부 저장장치 활용까지 포트 하나로 다재다능하게 쓰인다. 다만,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HDMI나 USB 3.0 포트, SD카드 리더가 없어서 USB C형 허브를 별매로 구매해 기능을 확장해야만 한다.
키보드는 1mm만 눌러도 동작하게끔 돼 있고, 전원 버튼을 아예 측면으로 빼놓았기 때문에 실수로 작업이 중단될 염려도 없다. 특히 펑션키에 음량이나 밝기, 화면 전환 기능 등을 포함해 비행기 모드나 제어판, 활성 창 변환, 계산기, 스크린샷 바로 저장 기능 등이 포함돼 사무 작업에서의 활용도가 다른 제품보다 앞선다. 대신 지문 인식기능이 없고, 얼굴 인식 기능이 탑재돼 있어서 사용자에 따라 호불호가 나뉠 것으로 본다.
11세대 인텔 코어i7-1165G7+인텔 아이리스 Xe 그래픽의 성능은?
레노버 요가 슬림 7i 카본에 탑재된 인텔 코어 i7-1165G7은 11세대 인텔 코어 시리즈로, 10nm 슈퍼핀 공정에 4코어 8스레드로 구성돼있다. 그래픽 프로세서는 인텔에서 자체 개발한 아이리스 Xe 그래픽이 내장돼있는데, 인텔 기반의 내장 그래픽 중 가장 뛰어난 성능을 낸다. 성능 확인을 위해 프로세서 성능을 수치로 확인하는 프로그램, 패스마크(PassMark) 퍼포먼스 테스트 10.0 버전을 실행해보았다.
해당 테스트에서 요가 슬림 7i 카본은 CPU 마크 11,223점을 획득했는데, 저전력 프로세서임을 감안하면 이 점수는 상당히 높은 점수다. 2016년 출시된 4코어 8스레드 기반의 7세대 코어i7-7700K는 같은 테스트에서 9,706점이 나오고 10세대 프로세서인 코어 i5-10400은 12,508점이 나온다. i7-7700K의 경우 당시 게이밍용으로는 최상급 프로세서고, i5-10400 역시 현재 데스크톱 중에서는 중상위권에 속하는 성능이다. 반면 요가 슬림 7i 카본은 두께 14.9mm에 불과한 초소형 노트북의 얇디얇은 쿨러 하나로 데스크톱과 맞먹는 성능을 내고 있다. 사무 환경 수준의 연산이라면 구형 데스크톱은 가뿐히 넘어서는 수준의 성능을 기대해도 좋다.
내장 그래픽 성능은 어떨까? 앞서 타이거레이크 프로세서를 공개하면서 인텔은 아이리스 Xe가 지금까지 인텔이 공개한 내장그래픽 카드 중 가장 성능이 높다면서, FHD 해상도로 보더랜드3, 파 크라이 : 뉴 던, 히트맨 2를 플레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해당 게임들은 기존 세대 내장 그래픽으로는 구동도 어려운 게임이라 실제 그래픽 성능에 이목이 쏠릴 수밖에 없다.
게임 성능 시험에 앞서 게이밍 성능을 수치로 확인하는 벤치마크 프로그램, 3D 마크 : 파이어 스트라이크를 실행했다. 요가 슬림 7i 카본의 그래픽 점수는 5,686점으로 저가형 외장 그래픽인 엔비디아 MX250의 평균 점수인 3,270점과 비교해 약 3~40%가량은 뛰어나고, 노트북용 GTX 1050 Ti의 평균인 6,662점에 맞먹는다. 2016년 출시된 히트맨을 플레이한 결과에서도 FHD 기준 높은 성능으로 28~35프레임으로 동작하는 것을 확인했는데, 인텔이 언급한 아이리스 Xe의 성능이 사실이라 할 수 있겠다.
배터리 성능은 50Wh 4셀 리튬 폴리머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으며, 800회의 완전 방전 후 재충전 사이클에도 최대 80%의 용량을 제공하고, 15분 충전으로 2시간을 쓸 수 있다고 한다. 특히 이보 플랫폼 제품은 실제 사용에서 9시간을 쓸 수 있어야 한다는 조건인데, 요가 슬림 7i 카본은 어떨까. 렌더링과 그래픽 작업, 문서 편집과 화상 회의, 웹 브라우저가 복합적으로 동작하는 PC마크 : 배터리 라이프를 실행해 실사용 성능을 시험했다.
밝기 50%에 배터리 우선에서 요가 슬림 7i 카본이 산출한 결과는 4시간 56분으로 나타났다. 참고로 해당 테스트는 부하가 상당히 걸리고, 배터리 수명이 20% 남은 시점에서 종료되기 때문에 복합적인 작업에서의 실사용 시간은 약 6시간에 가깝다. 만약 부하가 적은 문서 작업이나 웹브라우징이라면 설명대로 9시간을 조금 넘겨서 쓸 수 있고, 사진이나 영상 편집이라면 3~4시간 내외의 연속 사용이 가능하다.
레노버 요가 슬림 7i 카본, 사무 용도로는 넘치는 성능
인텔 이보 플랫폼의 등장으로 노트북 시장의 소비자 경험은 한층 더 올라갈 것이다. 과거의 내장 그래픽 성능으로는 기대하지도 않았던 게임들이 안정적으로 구동되고, 데스크톱에 준하는 프로세서 성능으로 생산성도 향상됐다. 사용자는 복잡하게 제품 성능을 따지면서 계산할 필요 없이 인텔 이보 플랫폼 기반 제품 중, 본인이 선호하는 브랜드나 제품 크기, 구성 등만 따져서 고르면 된다.
가격은 운영체제가 포함되지 않은 i5 모델이 114만 원부터 시작하며, 제품의 저장공간과 프로세서 성능에 따라 최대 160만 원대까지 다양하다. USB 타입 A 포트나 HDMI의 부재로 인해 USB C허브가 별도로 필요하다는 점에는 제약이 있으나, USB-PD와 8K 디스플레이 연결 등을 지원하는 선더볼트 4의 확장성을 생각하면 단점이라 보기는 어렵다. 기존의 저전력 경량 노트북을 한 차원 넘어서는 성능과 완성도를 경험하고 싶다면, 인텔 이보 플랫폼 기반의 요가 슬림 7i 카본을 접해보자.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