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경기문화창조허브, 지구를 지키는 창업 위해 팔 걷어붙인다
[IT동아 남시현 기자] 오스트리아의 스타트업 굿백(Good bag)은 100% 순면 가방을 제조하는, 그야말로 쉽게 접할 수 있는 가방 제조사다. 하지만 굿백의 주요 상품은 여느 제품과는 색다른 기술적 특징이 있다. NFC 기술을 활용해 친환경적인 쇼핑에 대한 보상을 제공하는 최초의 지능형 재사용 가방이기 때문이다. 사용자는 본인이 얼마나 자주 가방을 사용했는지 스마트폰을 태그해 확인할 수 있고, 재사용 횟수에 따라 환경 보호단체 WeForest에 일정 금액이 기부된다. 올해는 유럽의 소매 상품점인 대너(Denner)와 협력해 유럽 전역의 800여 개 대너 매장에서 굿백 판매를 시작했고, 굿백 하나가 판매될 때마다 비영리 환경보호단체인 One Earth One Ocean에 기부한다.
굿백을 사용하는 것이 환경에 기여한다는 아이디어는 행동 경제학자이자 노벨상 수상자인 리차드 세일러가 제안한 넛지 이론에 기반한다. 사실 지금도 사람들은 에코백이나 장비구니를 오래 사용하는 것이 환경보호와 관련이 있다는 것 정돈 알지만, 이것에 어떤 효과를 주고, 어떤 기여를 하는지에 대해선 알 수 없다. 굿백은 사용에 따른 기부를 통해 실제 사용이 환경보호의 실천임을 일깨우고, 지속해서 사용하게끔 유도한다.
굿백의 등장은 단순한 아이디어로부터 시작되었지만, 그 과정은 환경보호의 뜻에 공감하고 협력하는 이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굿백은 2017년 이케아(Ikea)의 창업지원 프로그램인 부트캠프로부터 시작해, 2019년 리스본에서 열린 웹 서밋에서는 오스트리아의 히트 스타트업으로 선정되었다. 아울러 같은 해, EIT Climate-KIC(EU의 주요 기후 혁신 이니셔티브)가 굿백의 기술에 대해 높은 잠재력을 인정하며 엑셀러레이팅 기업으로 선정해 유럽의 환경보호 생태계를 꾸려나가고 있다.
환경보호와 기업 투자, 그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하여
오늘날 에코 콘텐츠 기업들은 그들 개인의 사업을 넘어서, 환경 보호라는 전 세계의 공익적 이익을 실현하기 위한 단위로 보아야한다. 북미나 유럽 등 일부 선진국가만이 짊어져야 할 과제가 아닌, 지구상 모든 국가가 여력을 다 해야 하는 문제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역시 친환경 에코 콘텐츠를 다루는 스타트업을 폭넓게 지원하고 있다. 광명경기문화창조허브가 추진하는 ‘지구를 지키는 창업 - 세계화편’만 보아도 정부의 노력을 확인할 수 있다.
광명경기문화창조허브는 경기콘텐츠진흥원이 에코 디자인과 문화콘텐츠 분야 스타트업 생태계 구축을 위해 설립한 창업 및 창작 지원 창업 공간으로, 경기도 내 친환경 제품 기반의 스타트업과 지역 내 친환경 산업의 균형 발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광명경기콘텐츠진흥원의 취지가 친환경 기업 생태계 조성인 만큼, 올해 8월부터는 해외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기도 내 에코 콘텐츠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해외 네트워킹 및 판로지원 사업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해당 사업은 20개 기업을 대상으로 해외 진출 역량 진단부터 진출 전략 수립을 위한 교육, 1:1 컨설팅을 통해 스타트업 스스로 성장할 기회를 마련하고, 해외 진출을 통한 국내외 수익 창출을 이뤄내는 게 목표다.
이중 우수기업으로 선정된 13개 팀은 팀당 460만 원 내외의 예산을 지원해 기업에 맞는 맞춤형 마케팅을 지원하며, 해외 진출용 홍보 매체 지원과 IT 자료 제작, 비즈니스 제안, 전시회 및 상담회 지원, 통번역 부터 계약 체결까지 전방위로 지원해 해외 판로 개척을 돕는다. 오는 12월 1일부터 1월 15일까지는 글로벌 플랫폼 운영사를 통해 선정된 우수기업 13개 사 제품을 토대로 해외 투자자 및 바이어 매칭, 실제 판매까지 연계되는 온라인 특별전 페이지를 구성해 지원하게 된다.
에코 콘텐츠 및 디자인 스타트업, 주류 산업으로 거듭날 필요 있어
2018년, 시장조사기업 스태티스타가 전 세계 16세~64세 연령대 111,899명을 상대로 친환경 제품에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자 하는 의사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2~35세의 61%가 친환경 제품에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겠다고 응답했다. 16세~34세 미만의 Z세대 역시 58%가 친환경 제품을, 가장 나이가 많은 베이비붐 세대조차도 46%가 친환경 제품을 구매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미 전 세계 소비자의 절반 이상이 친환경 제품에 더 큰 가치를 지불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으며, 이는 곧 친환경 산업의 수익과 시장 규모도 커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렇기에 고부가가치 산업에 집중하면서, 친환경 산업도 육성해야 하는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에코 콘텐츠 및 에코 디자인 산업에 대해 꾸준히 지원할 필요가 있다. 특히 국내 소비자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 이같은 제품에 대한 관심이 지대한 만큼 광명경기문화창조허브의 사례처럼 해외 지원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빠르면 빠를수록, 규모가 크면 클수록 지구에 더 크게 기여할 것이니 말이다.
글 / IT 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