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관광재단 스마트관광팀 김호정 담당 “서울관광 정보? 여기 있습니다”
[IT동아 권명관 기자] 지난 몇 년간, 국내를 포함한 전세계는 스타트업을 주목하고 있다. 우리는 왜 스타트업에 관심을 가지는 것일까.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ICT 산업을 이끌고 있는 구글, 페이스북, 알리바바를 살펴보자. 이 기업들은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현재 미국 상장 기업 중 상위 10개 기업 안에 포함되어 있다. 스타트업이었지만, 불과 몇 년 사이에 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대표 기업으로 성장했다.
멀리서 찾을 필요도 없다. 네이버(NHN), 카카오 등 국내 기업도 마찬가지다. 미국, 중국 등 선진국들이 장기적인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한 생존전략으로 안정적인 스타트업 생태계 형성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 이유다.
국내 스타트업 상황은 어떨까.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전 부처 창업지원사업은 1조 1,180억 원 규모로 사업화(45.9%), 연구개발(33.9%), 시설·공간(13.4%), 창업교육(4.2%), 멘토링(2.0%), 네트워크(0.6%) 등을 지원했다. 규모에서 알 수 있듯 스타트업 생태계 구축을 위한, 양적 인프라는 완성 단계에 이르렀다. 아직 질적 성장으로 이어진 성공 사례가 많지 않지만, 정부와 지자체, 민간이 합심해 초기 스타트업을 위한 지원에 몰두하고 있다.
서울시도 이 같은 흐름에 맞춰 스타트업을 지원 중이다. 특히, 서울관광재단은 우수한 기술과 참신한 아이디어를 갖춘 관광 스타트업을 발굴‧육성해 지역 관광 산업 활성화 및 서울관광 편의성과 만족도를 증대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에 IT동아는 서울관광재단 스마트관광팀에서 ‘서울관광 스타트업 육성 지원사업’ 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김호정 대리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스타트업을 지원한다? 저희는 프로젝트를 함께합니다
IT동아: 만나서 반갑다. 먼저 서울관광재단의 스마트관광팀이 스타트업을 위해 무엇을 지원하고 있는지 소개를 부탁한다.
김호정 대리: 다양한 서울관광 콘텐츠를 개발하고 개별 관광객 편의 개선을 위해 매년 우수한 스타트업을 선발해 ‘협력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스타트업의 홍보/마케팅을 돕거나, 서비스 고도화, 인큐베이팅 지원 사업 등이다. 공모전과 아카데미 등을 열고 지원하는 스타트업을 선발해 서울관광재단이 갖추고 있는 여러 관광 인프라를 접목,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자 노력 중이다.
서울관광재단이 보유하고 있는 다양한 인프라를 최대한 지원해 스타트업이 서비스를 개선하고 고도화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최신 여행 트렌드, 서울을 방문한 관광객의 요구사항 등을 스타트업에게 제공한다. 지난 2016년부터 스타트업을 지원하기 시작해 올해로 5년째 관련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IT동아: 다른 스타트업 지원센터처럼 공모전이나 창업 아카데미, 데모데이 등을 열고 있다는 뜻인가.
김호정 대리: 방식은 비슷하지만, 지원하는 형태가 조금 다르다. 서울관광재단은 스타트업을 선정하는데 ‘프로젝트’를 우선시한다. 단순하게 사업화 자금을 지원하고, 홍보/마케팅 네트워크를 연계해 스타트업의 아이디어를 사업화하는 것이 아니다. 서울관광재단과 스타트업이 함께 프로젝트를 완성해나가는 것을 추구한다.
(프로젝트가 무엇인지 자세한 설명을 요구하자)
쉽게 말해, 협력 사업이다. 예를 들어보자. 서울관광재단은 서울시내 관광 안내소를 다수 운영하고 있다. 김포공항과 인천공항, 서울역, 용산역 등에서 많이 보셨을 것이다. 또한, 서울역과 주변 도로를 조망할 수 있는 서울역 고가도로 ‘서울로 7017’도 운영한다. 서울시내 주요 관광 명소와 맛집 등의 정보도 보유하고 있고…, 많은 외국인이 방문하는 주요 행사 정보도 제공할 수 있다.
이처럼 서울관광재단이 제공할 수 있는 다양한 정보를 바탕으로 스타트업이 참신한 아이디어를 발전시킬 수 있도록 돕는, 파트너의 역할이다. 프로젝트를 같이 진행한다는 것, 협력 사업을 발전시켜 나간다는 의미다.
IT동아: 협력 사업… 스타트업과 함께 한다는 목표가 이채롭다.
김호정 대리: 진행하는 방식은 다른 스타트업 지원 사업, 프로그램과 비슷하다. 관광객 대상 기술(ICT) 기반 서비스 또는 체험형 상품을 개발하는 운영 ‘사업 공모전’을 열기도 하고, 서울 관광 스타트업 협력 프로젝트 ‘공개 오디션’도 개최한다. 프로젝트 완성도를 체크하는 ‘중간보고회’, 사업 진행 사항을 스타트업 관련 인사들과 함께 공유하는 ‘쇼케이스’, 1년간의 성과를 최종 점검하는 ‘데모데이’ 등도 진행한다.
이외에도 ‘홍보마케팅 지원사업’, ‘서비스 고도화 지원사업’, ‘인큐베이팅 지원사업’ 등으로 전문 심사위원을 모셔 컨설팅, 멘토링, 자금 지원 등을 제공한다.
서울시 관광 정보로 서비스를 고도화한 스타트업들
IT동아: 스타트업에게 아이디어의 근간이 될 수 있는 정보와 인프라를 제공한다는 것이 마음에 와 닿는다.
김호정 대리: 끈끈한 네트워크 구축을 우선하고 있다. 꾸준히 같이 갈 수 있기를 원한다. 한번 지원하고 마는, 1회성 이벤트가 아니었으면 좋겠다. 작년 참여해 서비스를 완성한 스타트업이 올해 또 참여해 사업을 같이 진행하고, 더 나아가 홍보마케팅을 제공할 수 있다면? 보다 건전한 서울관광 스타트업 생태계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올해 참여한 스타트업 중 한 곳은 우리가 제공하는 서울 시내 관광명소, 맛집 등을 위치 정보를 바탕으로 AR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완성했다. 서울 시내 지리에 익숙하지 않은 관광객이 원하는 지역을 선택하고 스마트폰으로 주변을 비추면, 화살표가 나와 이동할 방향을 알려주는 형태다.
여행하면서 가장 귀찮은 것 중의 하나가 짐, 캐리어다. 특히, 여행 기간이 길수록 짐은 많고, 가는 곳마다 구매하는 기념품으로 짐은 늘어간다.오전에 호텔에서 체크아웃하고 밤 비행기로 출발해야 한다면 짐은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만다. 이런 상황에서 누군가가 ‘짐좀’ 맡아준다면, 출발시간에 맞춰 공항에 딱 갖다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골칫거리를 해결해주는 여행짐 배송 서비스, ‘짐좀’도 서울관광재단과 함께한 스타트업이다.
대만 관광객은 국내에서 ‘원화’로 환전하는 것이 쉽지 않다. 희소화폐이기 때문에 대부분 명동의 환전소를 이용하는데, 수수료가 8% 정도로 비싼 편이다. 다른 옵션도 많지 않은, 독과점에 가까웠다. 이에 ‘캐시멜로’는 대만 화폐를 우리나라 원화로 언제어디서든지 쉽게 환전할 수 있는 앱을 서비스했다. 캐시멜로는 스타트업이 제도와 규제로 아이디어를 발휘하기 어려울 때 보호받을 수 있는 규제 샌드박스로도 선정된 바 있다.
올해 참여한 스타트업 중 ‘허니플러그’도 기억에 남는다. 다양한 게임을 선보이고 있는 스타트업 허니플러그는 우리와 협력해 ‘소울풀 시티 서울’라는 캐쥬얼 게임을 개발했다. 소울풀 시티 서울은 외국인들이 한국에 방문했을 때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주요 관광지를 배경으로 다양한 미니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게임이다. 한국을 방문한 외국 관광객들의 동선을 제공해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을 담을 수 있도록 도왔다.
이외에도 ‘리얼월드’, ‘아이러브한식’, ‘어뮤즈트래블’, ‘채식한끼’, ‘모울하우스’, ‘트립패스’, ‘럭스테이’, ‘이벤터스’, ‘리얼케이팝댄스’, ‘이지트립’, ‘비딩스테이’, ‘한복남’, ‘윈더트립’, ‘오미’, ‘한복스테이’, ‘코리아트래블이지’ 등 수많은 스타트업이 서울관광재단와 함께 협력 프로젝트를 진행한 바 있다.
IT동아: 정보와 네트워크를 제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는 것, 스타트업이 추구하는 목표에 잘 어울린다.
김호정 대리: 맞다. 관광은 넓은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여행에서 숙박은 빼놓을 수 없다. 여행을 떠날 때 가장 먼저 예약하는 것 중의 하나다 숙박이다. 이에 매년 관광정책 설명회를 개최하며, 스타트업에게 숙박업소와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지금은 코로나19로 정말 많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해외에서 서울시를 방문하는 외국인에 대한 정보를 가장 잘 알고 있는 곳이 서울관광재단이다. 관련 여행사 정보도 많고. 이렇게 쌓여 있는 데이터를 스타트업이 재해석할 수 있다면, 스타트업만의 감각으로 재탄생한 새로운 서비스를 발굴할 수 있다. 앞으로도 우리 서울관광재단에 많은 응원과 관심을 부탁드린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