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 "매 년 50%의 성장세, IDC로는 감당하기 어려워··· AWS가 해답"
[IT동아 남시현 기자] 시장조사기관 IDC가 발표한 ‘국내 퍼블릭 클라우드 경쟁 시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국내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은 전년 대비 25.2% 성장한 1조 3,010억 원에 달한다고 한다. 클라우드 서비스를 도입하기 시작한 기존 업체들이 서비스를 확장함에 따라 전체 시장의 규모가 커진 것이다. 클라우드 본연의 기능을 고려하면, 올해 시장의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최근 5월 IDC가 진행한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클라우드 컴퓨팅 투자수요 변화’에 대한 설문조사가 이를 뒷받침하는데, 국내 응답자 37.7%는 클라우드 수요가 감소했다고 했지만 45.3%는 클라우드 컴퓨팅 수요가 증가했다고 응답했다. 아태지역 전체로는 55.3%가 클라우드 컴퓨팅 수요가 증가했다고 한 만큼 글로벌 단위로는 성장 잠재력이 더 큰 상황이다.
올해는 물론 내년까지 코로나 19가 기업환경의 전제조건으로 작용함에 따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비롯한 클라우드 도입도 기업 운영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기업운영의 효율성 제고는 물론, 경쟁력 확보에서도 중요한 문제기 때문이다. 특히 클라우드 도입 초기에는 IT기업을 중심으로 도입되는 경향이 있었지만, 지금은 IT와 관련된 업계 전반에 클라우드가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국내 패션업계 온라인 e커머스 시장 1위 기업이자 떠오르는 유니콘 기업인 무신사(MUSINSA)도 클라우드를 통해 기업의 효율을 끌어올린 대표 사례다. IT동아가 무신사의 개발1본부 이진우 본부장을 만나 무신사의 클라우드 도입 사례에 대해 들어보았다.
근본적인 질문, 무신사는 왜, 어떻게 클라우드를 구축했는가?
전자상거래에 익숙하지 않은 세대라면 무신사라는 브랜드를 잘 모를 수는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미 TV 광고를 통해 무신사라는 이름을 접해봤으리라. 2001년 패션 커뮤니티로 시작해 2009년부터 e커머스 사업을 시작했다. 2020년 현재 무신사는 700만 회원과 5,000여 개 브랜드가 입점해있는 대한민국 대표 온라인 패션 플랫폼으로, 작년 기준 거래액 9천 억 원을 달성해 온라인 패션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초창기에는 여느 기업처럼 IDC 환경으로 시작했지만, 기업 규모가 워낙 크다 보니 클라우드를 도입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본다. 인터뷰에 응한 개발 1본부 이진우 본부장은 무신사 내 개발과 인프라를 맡고 있으며, 무신사의 인프라를 클라우드 환경으로 전환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클라우드 도입이 처음 거론된 시기, 그리고 배경은 어떻게 될까?
이진우 본부장은 “무신사는 지난 몇 년간 50%에 가까운 성장세를 기록해오고 있으며, 사용자층이 젊기 때문에 빠르게 기능을 적용하고 개선하기 위해서라도 빠른 인프라 적용이 필요했다. 이를 종합할 때 IDC 서버를 클라우드로 전환할 필요가 있어서 2019년 전부터 내부적으로 클라우드를 도입하려는 의지는 분명했다”라며 말을 시작했다. 결정적으로 무신사는 매년 블랙프라이데이나 시즌별로 이벤트를 진행할 때마다 많은 사용자들이 급격히 유입하는데, 기존 IDC 환경으로 이를 대응하기 힘든 게 가장 큰 계기였다고 한다.
많고 많은 클라우드 중에 AWS로의 전환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무신사는 기존 IDC 환경에 수많은 장비들이 존재했고, 이 장비들을 전부 클라우드로 이전해야 하는 상황이었다고 한다. 또한 특정 클라우드 인원을 모집하기 쉬운 기업을 선택해야 했는데 AWS가 많은 조건에 부합했다. 아울러 AWS 자체가 아마존이 e커머스 사업을 추진하면서 생겨난 기업이고, 그런 부분에서 취지가 맞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 해서 AWS를 선택하게 된 것이라 한다.
무신사는 어떤 영역에 어떻게 AWS 클라우드를 배치했을까? 이진우 본부장은 “클라우드로의 이전 자체가 매우 어려운 작업이고, 어떤 경우는 초기에 이전하다가 마무리하지 못해 혼재되기도 한다. 클라우드 이전의 무신사의 인프라는 흔히 말하는 모놀리스(Monolith,(개발 환경과 방법이 통일된 개발 형태, 모든 프로세스가 긴밀하게 결합되고 단일 서비스로 실행되지만 개발 규모가 커질수록 개선이 어렵고 가용성이 떨어진다.) 형태여서 조각내서 이전하는 방식보다는 어렵더라도 한 번에 전체 이전하는 게 가장 유리한 방법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무신사는 리프트 앤 시프트 방식으로 서버를 통째로 옮겼다”고 말했다.
소요 시간과 관련해서는 “클라우드로의 전환은 2019년 봄부터 시작해 2019년 7월부터 작업을 시작했고, 2019년 10월 말에 이전이 끝났다. 만 4개월 동안 AWS와 파트너사의 도움을 받아서 특별히 이전과 관련된 어려움이나 문제보다는, 짧은 시간에 해내야 했던 게 어려움이었다. 특히 11월 말 블랙프라이데이를 클라우드로 대응하기 위한 사전 운영 기간을 고려해 10월에 마무리 지은 것”이라 말했다.
현재 AWS 클라우드에 대한 도입 성과와 효과는 어느 정도일까? 이진우 본부장은 “클라우드를 도입했다고 해서 효과가 있다고 말씀드리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대규모 이벤트를 할 때 장비 수급이 굉장히 유연해지는 게 장점이다. 빠르면 다음 날 이벤트를 추진해도 전날 바로 준비할 수 있고, 심지어는 몇 분 전까지도 장비를 수급할 수 있을 정도다”라는 말을 먼저 꺼냈다.
기존 IDC 환경의 경우 100명의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100명분의 서버를 준비한다. 그런데 사용자가 폭주해 250명이 접속한다면 서버가 감당할 수 없어서 터진다. 당장 250명분 서버를 수급한다고 해도 그만큼 수립에 시간이 걸리고, 어떻게 250명분 서버를 준비했다고 해도 다시 수요가 100명이 되면 투자 비용이나 운용 측면에서 난처한 상황이 된다. 클라우드로 전환하면 평소 100명 수요로 서버를 대여하다가, 일시적으로 250명이 들어온다고 예상될 때 바로 250명 서버로 확장하다가 수요에 맞게 다시 반납하면 그만이다. 도입 속도도 굉장히 빠르니 빠른 소비자 수요에 즉각 대응하기에 최적이다.
문화적 측면에서도 변화가 있다. 이 본부장은 “무형적인 부분에서도 변화가 보인다. 일단 도입과 관련된 지표 이외에도 구성원들이 아키텍처 고민 없이 유용하게 작업을 시도하는 게 내부의 문화가 되고 있다. 이번 블랙프라이데이를 준비하면서 새로운 기능이나 아이디어가 생겼는데, 이를 곧바로 시도해보는 식이다. 과거 IDC 환경에서는 아이디어가 있어도 실천에 바로 옮겨볼 수 없기 때문에 비교적 보수적으로 행동했던 것과는 다르다. 장기적으로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 사내 문화도 달라지고, 기업의 속도감도 확연히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안과 관련된 질문도 꺼냈다. 무신사 입장에서도 보안은 클라우드 도입 시 보안과 관련된 이슈도 매우 중요한데 이를 어떻게 대처하는가다. 해당 질문은 AWS 강정희 솔루션스 아키텍트가 도움을 주었다. 강정희 솔루션스 아키텍트는 “보안은 AWS가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영역이다. 공용 보안이라 많은 분이 우려하지만, 요즘은 보안을 생각해 클라우드를 도입해야 하는 시대다. 보통 인프라 엔지니어들은 보안이 메인 비즈니스가 아니라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런 부분에서 AWS가 가진 경험을 통해 돕고, 물리 보안부터 애플리케이션까지 지원한다. 특히 외부 감사기관을 통해 검증된 솔루션을 제공하니 안정적이다”라며, “과거 IDC 상태라면 외부 해킹이나 디도스에 대한 우려도 있었겠지만, 이제 이런 보안문제는 AWS로 이전하는 순간 우려가 없다. 향후에는 AWS를 통해 클라우드 환경에 최적화된 ISMS(정보보호 관리체계) 인증 계획도 준비 중이다”라며 AWS 보안의 안정성을 설명했다.
클라우드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라는 트랜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이진우 본부장은 “(경영진이라면)새로운 트렌드에 편승한 용어나 기술을 들었을 때 부담스러울 것이다. 하지만 그런 용어가 나오는 이유를 살펴봐야 한다. 회사마다 적용 사례나 조건이 다 다르니 남들이 해야 한다기 보다는 이것들이 진짜 의미가 있는지 봐야 한다. 즉 클라우드나 사업에서의 디지털 전환은 비즈니스를 해결하기 위한 해결점이자 수단이다. 목적과 수단, 솔루션 시각에서 나눠서 보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라고 말했다.
클라우드 담당자로서 마지막으로 두 가지 질문을 요청했다. 지금 현재 어려운 점과, 자유롭게 전하고 싶은 말이다. 일단 어려운 점에 대해서는 “클라우드를 사용하면서 가장 고민을 많이 하는 부분은 잘 써야하는 것이다. 클라우드를 잘 만들고 잘 관리하고 또 저렴한 가격에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특히 클라우드는 쉽게 빌려쓸 수 있어서 비용도 쉽게 늘어날 수 있기 때문에 얼마나 최적화를 하는지가 어렵다. 물론 저렴한 가격에 쓸 수 있는 기술도 많고, 이를 잘 활용하는 것도 기술력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추가로 이진우 본부장은 “엔지니어도, IT 개발자도 사람이다. 사람은 환경에 영향을 받는다. 이들 역시 인프라 환경이 느리거나 폐쇄적이라면 똑같이 폐쇄적이고 보수적인 사고를 하게 되며, 관계 부서와의 협업에서 잠재적으로 그런 느낌이 드러난다. 지금 시즌이 블랙프라이데이 준비 기간인데, 무신사 내부에서는 굉장히 재밌는 아이디어들이 쏟아지고 꾸준히 시도하려 하고 있다. 유연하고 기민한 비즈니스를 원한다면 클라우드를 권하고 싶다”라며, “젊은 엔지니어 중에서는 IDC를 경험해보지 못한 경우도 등장하고 있다. 현재 IDC 환경이라면 데브옵스 같은 건 경험할 수 없다. 앞으로 클라우드는 커지는 시장이고, 기업을 경영하는 입장이라면 더 빠른 성장의 기회를 제공하는 게 클라우드라고 생각한다”라며 대화를 마쳤다.
20세기 최고의 경영자로 손꼽히는 미국의 사업가 잭 웰치는 “배우고 익혀서, 그것을 신속하게 실행에 옮기는 조직의 능력이야말로 궁극적인 경쟁의 이점이다”는 말을 남겼다. 우리나라만 해도 수만 개 이상의 패션 e커머스 기업들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무신사가 이토록 돋보이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클라우드의 도입을 단순히 인프라의 변화가 아닌, 빠르게 변화하는 트랜드를 읽고 기민하게 대처하는 사업 역량을 보유하기 위한 수단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이 본부장 역시 “무신사는 더 빠르게 사업에 대처하기 위해 클라우드로 옮겨왔지만, 미래에는 더 빠른만큼 더 많은 것들을 도입할 것이다. 그렇다보면 비즈니스와 서비스가 더 쪼개지지만, 그러면서도 연결되어야한다. 마치 우주의 별들이 각자 존재하고 연결되는 형태처럼, 미래의 무신사는 그런 무신사 비즈니스 유니버스가 되지 않을까?”라며 미래를 그리고 있다. 현 시점에서 AWS는 무신사의 성장 수단이자 경쟁력이다. 왜 무신사가 특별한가? 라고 생각해본 적이 있다면, 그것은 IT 기술을 바라보는 무신사의 자세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