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KT-링크시스가 선보인 국내 최초 '5G 에그', 그 성능은?
[IT동아 남시현 기자] 2014년, 영국 문화원은 설립 80주년을 맞아 미국·러시아·영국·독일·중국·일본 등 10개국에서 1만 명을 상대로 세계를 바꾼 사건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80년간 세계를 80대 사건을 주제로 진행된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사건은 인터넷망, 월드 와이드 웹(WWW)의 등장이었다. 6년 전의 설문이기 때문에 현재로써는 순위에 변동이 있을 수는 있으나, 인터넷의 영향력과 중요성은 6년 전보다 훨씬 더 커지고 있다.
2020년대의 화두 역시 인터넷, 그중에서도 새로운 통신 기술인 5G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5G란, 5세대(Generation) 이동 통신, 공식 명칭 뉴 라디오(New Radio)를 줄여 부르는 말로, 이론상 4세대 LTE 이동 통신보다 20배 빠른 20Gbps 속도를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 역시 지난해 4월 11일 전 세계 최초로 5G 서비스를 개시한 이후, 올해까지 약 785만 명이 가입해 차세대 인터넷 서비스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5G 서비스는 연결 가능한 단말기가 한정적이고, 최대 이용량 제한(QoS)이 걸려있어 이동통신기기 이외에서 누리기가 쉽지 않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KT가 미국의 네트워크 장비 제조사인 링크시스(Linksys)와 손을 잡고 국내 최초로 5G 에그를 선보인다.
KT 에그(Egg)는 주변의 이동통신망에 접속해 자체적으로 와이파이를 생성하는 모바일 공유기로, 스마트폰 이외에 와이파이를 이용하는 태블릿, 노트북 등의 장치를 함께 사용하는 데 유리하다. 스마트폰 자체에서 와이파이를 구축하는 '테더링(핫스팟)'과 동일한 기능을 하지만 자체 배터리로 구동되므로 스마트폰 배터리를 아낄 수 있다. 한편, 현재까지 출시된 에그는 모두 LTE 기반이어서 여러 장치를 동시에 이용할 때 뚜렷한 속도 제한을 느낄 수밖에 없었지만, 새로운 5G 에그는 5G 이동통신과 와이파이 6를 기반으로 동작해 훨씬 빠르고 안정적인 다중 연결성을 보인다. 국내 최초 5G 단말기의 성능, 그리고 활용도에 대해 짚어보자.
제품 패키지를 열면 5G 에그 본품과 제품 설명서, 충전기와 케이블이 포함되어 있다. 케이블은 10Gbps급 고성능 케이블이라 에그 충전 이외에도 데이터 전송용으로 활용하기 좋다. 제품 활용에 앞서 5G전용 유심도 필요하지만, 보통은 에그 개통 과정에 포함돼있으니 신경 쓸 필요 없다. 5G 통신칩은 퀄컴 스냅드래건 X55 모뎀 RF 시스템이며, 와이파이 6 기반 AX1800 속도를 낸다. 5G 네트워크 수신 감도가 양호할 경우 5GHz 대역에서 1,200Mbps, 2.4GHz, 대역에서 600Mbps의 속도를 내며, 에그 하나가 총 16개의 장치 연결을 지원한다.
에그 사이즈는 가로 75mm, 세로 140mm에 두께 15.5mm로 2.5인치 외장하드 크기 정도다. 무게는 4,000mAh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해 181g인데, 전 세계 출시된 5G단말기 중에선 최경량이다. 충전은 USB 3.0 C형 단자를 사용해 케이블을 위아래 구분 없이 꽂아지고, 퀄컴 퀵차지 3.0을 지원해 해당 기능 지원 충전기 사용 시 훨씬 빠르게 충전할 수 있다.
디자인 및 동작 과정은 단순하다. 색상은 그레이 단일 구성이며, 전면에 제품 상태를 표기하는 동작 LED가 배치돼있다. 가장 좌측의 전원 상태 배터리는 백색일 시 배터리가 충분하고, 내려가면 배터리가 적색으로 점등된다. 맨 우측 LED는 와이파이 신호 강도를 보여준다. 중앙의 4줄 LED는 제품의 수신 강도나 에러 코드를 보여준다. 파란색 LED는 5G 수신 감도를, 녹색 LED는 LTE 수신 감도를 나타낸다. 종종 파란색만 띄워서 두 칸이 표시되거나 하는데, 이는 USIM 에러나 수신 단절 등의 코드다.
제품 성능을 시험하기 위해 강남과 강북의 번화가 두 곳을 지정해 KT 링크시스 5G 에그의 네트워크 속도 테스트를 진행했다. 테스트에 사용한 기종은 삼성 갤럭시 S10e로 와이파이6 와 LTE 셀룰러 네트워크를 지원한다. 테스트 툴은 한국정보화진흥원(NIA)의 무선인터넷 속도 측정 앱을 활용했다. 우선 강남의 테스트를 보자. 강남 지역 테스트는 유동인구가 많은 강남역 12번 출구 근처에서 진행되었고, 5G 수신감도가 4칸인 지역에서 수행됐다. 그 결과 5G 5Ghz 대역의 속도는 다운로드 483.91Mbps, 업로드 70.53Mbps로 측정됐고, LTE 네트워크의 속도는 다운로드 59.92Mbps에 업로드 29.22Mbps로 나타났다. 강북 지역에서의 테스트는 노원역 앞 대로변에서 진행하였고, 5G 다운로드 속도가 403.95Mbps, 업로드 속도는 99.24Mbps로 확인되었다. 같은 위치에서 LTE는 다운로드 131.56Mbps, 업로드 42.19Mbps로 나타났다.
기본적으로 5G 에그의 속도는 LTE 상태에 따라 3배에서 8배의 다운로드 속도를 보였고, 업로드 속도 역시 2~3배 정도의 차이를 보였다. 테스트 결과는 활용 지역과 시간대, 중계기 위치에 따라 제각각이었지만 LTE보다 빠른 속도를 보여주었다.
실사용 시 수신 감도도 간단히 확인했다. 에그를 갤럭시 S8과 연결해 내비게이션을 장착한 후 서울 내부순환로와 북부 간선도로를 운전한 결과, 터널 두 곳을 제외하고는 에그의 네트워크가 끊기는 일이 없었다. 내비게이션의 경로 안내가 끊어지는 등의 문제도 발생하지 않았다. 반면에 2호선, 7호선을 탑승하고 확인한 결과에서는 5G 대신 LTE 네트워크로만 동작했다.
배터리는 제조사 기준 24시간이지만, 실제와는 차이가 크다. 일단 네트워크 단말기는 중계기 검색에 전력 소모가 상당하고, 에그가 이동 중이면 중계기가 계속 바뀌어 그만큼 실사용 시간도 짧아진다. 게다가 사용 국가의 5G 환경, 사용자의 위치에 따라 수명이 제각기 다르다. 기자가 완충 상태에서 스마트폰과 노트북을 모두 연결하며 강남과 강북을 오가며 취재한 결과에서는 약 13시간 정도 배터리가 유지됐다. 물론 이동 시간이나 유휴 상태일 때 꺼둔다면 제조사 말대로 실사용 24시간 정도인 이틀 정도는 충전 없이 쓸 수 있다.
성능과 활용도는 좋지만, 사용 지역은 여전히 제한적
가격은 어떨까? 해당 제품의 단말 가격이 42만 원대긴 하지만, 보통 에그는 제품 단품을 구매하지 않고 통신사의 요금 계약을 통해 사용한다. 해당 에그와 결합하는 요금제는 월 19,800원인 5G egg 14GB, 월 30,000원인 5G 28GB로 구성되며, 올 연말에 가입하는 사용자에 한해 2년간 각각 16GB, 32GB가 추가로 제공된다. 무제한 데이터로 테더링을 하는 게 기본이라면 구미를 당기지 못하겠지만, QoS 제한이나 장기간 외부 활동으로 인한 배터리 확보가 중요 조건이라면 에그의 활용도가 높은 것은 사실이다. 사용 여부는 에그의 활용도와 조건에 따라 본인이 결정하면 된다.
하지만 5G 네트워크 기반인 점에 대해서는 신중해야 한다. 기자가 서울 각지를 테스트했지만 여전히 5G 수신 감도가 불안정한 지역이 많았는데, 수도권에서 멀어질수록 기대했던 성능을 못 낼 가능성이 커 보인다. 시간이 지나면 전국적으로 기대 성능을 발휘할 수 있겠으나, 출시 시점에서는 5G 네트워크가 안정적인 지역 위주로 활동하는 사용자가 사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