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ing] ‘장부대장’ 강병태 "온갖 배달 서비스에 끼인 점주 위한 디지털 비서"
[IT동아 김영우 기자]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인해 각종 식음료 매장을 방문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대신 각종 배달 서비스를 통해 음식을 주문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요식업에 종사하는 자영업자들 입장에서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등으로 대표되는 배달 서비스가 위기극복을 위한 ‘동아줄’이 된 셈이다.
하지만 한 매장에서 여러 배달 서비스를 이용하다 보니 자영업자들은 혼란스럽기 그지없다. 각 배달 업체마다 수수료나 정산 방법, 배달 구조 등의 시스템이 다른 데다 뭔가 문제가 발생했을 때의 대처 방법 역시 종잡기가 힘들다. 무엇보다도 점주들은 저런 복잡한 환경속에 사업을 영위해 나가는 동안 내가 과연 제대로 수익을 내고 있는 지의 여부 조차도 감을 잡기가 힘들다는 것이 가장 문제다.
이런 와중에 ㈜푸드노트서비스가 이런 자영업자들의 고민을 해결할 만한 통합 매출/정산/손익 관리 플랫폼인 ‘장부대장’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이하 SKT)의 유망 스타트업 지원 사업인 빅데이터 액셀러레이터(BigData Accelerator) 1기 선정 업체 중 하나이기도 한 푸드노트서비스는 올해 11월 중 장부대장 서비스를 본격 출시할 예정이다. 취재진은 장부대장을 개발한 푸드노트서비스 강병태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 서비스를 개발한 취지, 그리고 그가 바라보는 음식 배달 시장의 현황에 대해 들어봤다.
Q1. 본인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한다
: 본인은 프로그램 개발자 출신이다. 1995년 AT&T가 한국 진출을 할 때 스카우트되어 이마트의 POS, 점포 운영 시스템을 비롯한 IT 플랫폼을 구성하는 등, 제법 큰 규모의 개발 프로젝트를 다수 진행했다. 그러한 와중에 영업 활동에도 흥미를 느꼈고 2001년에 금융기관 위기관리 및 POS 시스템 기업 ‘유니타스’를 공동 창업했다. 2017년에는 네이버 및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에서 POS 소프트웨어 부분의 투자를 받아 ‘푸드테크’로 분사했으며, 2년간의 활동으로 업계 1위에 올랐다. 그리고 작년에 우아한형제 측에 회사를 판 후 지금의 푸드노트서비스를 설립했다.
Q2. 장부대장 서비스를 기획하게 된 이유는?
: 2007년부터 배달 시장에 발을 들이고 있어 업계의 고충을 잘 알고 있다. 오토바이를 타고 직접 배달도 해봤다. 배달 시장은 서비스마다 수수료나 시스템이 다른데 관련 서비스가 120여개에 이른다. 그러다 보니 정산에 어려움이 크고 손익을 가늠하기도 힘들다. 게다가 각종 변수, 직원관리의 고충, 까다로운 대출 등 자영업자들을 힘들게 하는 요소가 많다. 다수의 배달 서비스를 이용하는 자영업자들을 위해 통합적으로 일목요연한 매출정산이나 간편 손익장부 작성이 가능하며 온라인 즉시 대출 등의 기능도 갖춘 ‘디지털 비서’ 같은 서비스를 만들고 싶었다. 그게 바로 장부대장이다.
Q3. 배달 서비스를 이용하는 자영업자들을 곤란하게 하는 대표적인 사례는?
: 이를테면 반품이나 취소가 발생하는 경우, 어떤 배달서비스는 꼭 본사에 전화를 해야 한다. 그리고 배달 실수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여러 지역의 라이더(배달원)을 공유해서 이용하는 일부 배달 서비스에서 자주 그런 일이 일어난다. 그 외에 간혹 라이더가 부정행위를 할 때도 있다. 특히 선결제가 아닌 후결제로 음식을 주문했을 때 종종 발생한다. 가맹점이 아닌 라이더 명의의 카드 결제기로 결제를 하는 경우도 있고, 고객에게 현찰을 받았는데도 불구하고 자신의 카드로 결제를 한 후 영수증만 매장에 준 후 바로 결제 취소를 해버리는 사례도 있었다. 장부대장을 이용하면 이렇게 점주가 직접 파악하기 힘든 변수들까지 세세하게 체크할 수 있다.
Q4. 자영업자들이 장부대장을 통해 매출 신장을 기대할 수 있는가?
: 장부대장을 통해 점주들은 좀더 효과적인 마케팅이 가능하다. 음식 배달업에서 가장 중요한 데이터는 바로 고객의 주소 목록인데 배달 서비스 업체에선 점주에게 주소 데이터를 공유하지 않거나 임시로만 공유한다. 하지만 장부대장에서는 마케팅을 위한 주소 데이터를 공유한다. 이를 이용해 재주문율 등의 중요한 데이터를 파악할 수 있고 이를 기반으로 메뉴의 구성을 바꾸는 등의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짤 수 있다. 그 외에 주문수 대비 고객 댓글의 호응도 분석, 깃발(배달의민족) 투자 대비 주문 수량의 효율성 분석, 상권 분석 등의 가이드라인도 제공한다. 우리가 확보한 빅데이터 및 AI 기술 덕분이다.
Q5. 향후 계획은?
: 일단 11월 중에 매출정산이나 손익장부 기능을 중심으로 장부대장을 출시한 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점포를 확보하면 온라인 대출 기능도 추가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국민은행과 협력해 잔액조회 및 거래내역 조회 등을 위한 API를 연결시켜 뒀다. 고객의 현금 흐름을 파악해야 대출 기간이나 이자 등을 정할 수 있는데, 우리는 서비스를 하고 은행은 빅데이터를 얻을 수 있으니 서로에게 모두 좋다. 그리고 은행들은 소상공인 시장에 매우 관심이 많기도 하다.
Q6. 기업을 운영하는데 어려움은 없는가?
: 직원, 특히 그 중에서도 개발자 부족이 가장 큰 어려움이다. 좋은 인재를 확보하려면 일단은 재미있게 일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이를 위해 노션(Notion) 협업 도구를 활용해 회의시간을 최소화했으며, 퇴근을 할 때 인사를 할 필요가 없도록 해서 눈치 안 보고 퇴근이 가능하게 했다. 그 외에 휴가를 신청할 때 사유를 쓰지 않도록 하는 등, 소소하지만 직원들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사내 정책을 운영하고 있다. 요즘 마스크 때문에 직원들의 표정을 잘 볼 수 없지만 그 안에 미소가 가득하길 바란다.
Q7. SKT의 스타트업 지원 사업은 얼마나 도움이 되었는가?
: SKT의 빅데이터 액셀러레이터 사업에 선정되어 여러 도움을 받았다. 특히 유용했던 것이 한달에 1~2회씩 진행되는 투자 및 마케팅 교육이다. 다음 교육 주제는 구글 애널리틱스 분석인데 이 역시 기대하고 있다. 이런 대기업의 스타트업 지원 사업은 꼭 참여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이를 통해 대기업의 비즈니스를 더 잘 알 수 있게 되며 자기 회사를 널리 알리는 데도 도움이 된다.
Q8. 마지막으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다면?
: 사실 누군가 외식업을 하겠다고 문의한다면 쉽게 추천하기 힘들다. 그만큼 힘들기 때문이다. 특히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열심히 일은 했는데 얼마나 이윤이나 손해가 발생했는지도 제대로 파악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이런 분들에게 자신의 사업을 직관적으로 분석할 수 있도록 도움을 드리고 싶다. 심지어는 이 사업을 계속해야 하는지, 혹은 그만 둬야 하는 지의 여부까지 AI와 빅데이터의 힘으로 분석해 드릴 수 있다. 자영업자 분들의 힘이 되어드리고자 하니 많은 기대를 바란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