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ing] 자이레 박이래 대표 "코로나19로 무대 잃은 음악인들, 온라인으로 이끌 것"
[IT동아 김영우 기자] 코로나19 사태는 국가 전체, 나아가 전세계 산업에 상당한 충격을 가했다. 특히 큰 타격을 입은 곳이 공연예술계다. 공연 자체를 개최하기가 곤란해졌기 때문이다. 소규모 기획사에 속해있거나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음악인들의 경우는 생계 자체가 어려워졌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 및 공공기관에서 문화계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참신한 아이디어 및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의 발굴 및 육성에 나섰다.
경기도 및 경기콘텐츠진흥원(이하 경콘진)은 산하 클러스터인 광교 경기문화창조허브(이하 광교허브)를 통해 이러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부터는 아이디어 및 상업화, 그리고 공공 콘텐츠 분야로 나눠 스타트업을 선발, 자금 지원 및 컨설팅을 통해 유망한 문화기술 기업을 키우는 중이다.
‘자이레엔터테인먼트(이하 자이레)’도 그러한 스타트업 중의 하나다. 경콘진의 2020 문화기술 아이디어 개발 지원사업을 통해 선발된 이 회사는 코로나19로 인해 공연 활동이 제한된 인디(독립) 음악인들에게 온라인 환경에 특화된 공연 인프라 및 홍보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비즈니스 모델을 내세웠다. 자이레엔터테인먼트의 박이래 대표는 취재진과의 인터뷰를 통해 음악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근본적인 목표라고 강조했다.
Q1. 본인 및 회사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한다.
: 작년까지 공군 장교로 근무하다 전역을 했다. 당초 유학을 준비했으나 코로나19 사태 이후 진로를 바꿔 평소 관심이 많았던 엔터테인먼트 분야 창업을 하기로 결심했다. 뜻이 맞는 3명의 친구가 의기투합, 인디 음악인 지원 플랫폼을 제공하는 회사인 ‘폰드’를 세웠다. 그리고 본인이 대표로 있는 자이레는 폰드와 발맞춰 콘텐츠 및 공연 기획을 담당할 목적으로 세운 회사다. 인디 음악인들과 그 팬들이 우리의 주요 고객이다.
Q2. 사업을 기획하게 된 이유는?
: 본래 음악을 좋아했는데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많은 인디 음악인들이 큰 타격을 입은 것이 안타까웠다. 사실 국내 엔터테인먼트 시장은 너무 대형 자본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어 인디 음악인들은 경제적으로 많이 어렵다. 이런 와중에 온라인 공연을 시도하는 분들도 있는데 실력과 열정이 있더라도 기획력이나 홍보 전략이 없으면 성공하기 힘들다. 이런 분들이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는 장을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Q3. 구체적인 사업 모델에 대해 설명해달라
: 이른바 인플루언서라고 불리는 영향력 있는 채널에 유망한 인디 음악가들의 플레이리스트를 송출해 시청자를 확보하는 형태다.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등의 인플루언서들을 분석해보면 장르나 취향에 따른 그룹화가 되어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우리 음악가의 성향을 면밀히 파악해 적절한 채널로 콘텐츠를 송출한다. 이를 통해 해당 채널에선 새로운 콘텐츠를, 우리 음악가는 다수의 관객이 있는 온라인 공연장을 얻을 수 있다. 우리가 50여명의 인플루언서들과 접촉해 그 중 30여명에게 응답을 얻었으며, 이러한 음원 홍보 매칭 서비스를 위한 알고리즘도 개발했다.
Q4. 대표적인 성과를 소개한다면?
: 폰드와 자이레가 설립된 것이 지난 4월인데 설립 초기라 아직은 웹이나 앱이 아닌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플랫폼이다. 현재까지 3차례 정도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고 2차례의 온라인 공연을 지원했다. 가장 최근에 한 것이 지난 9월 28일 인스타그램에서 연 비대면 공연인 ‘널 위한 노래, 널스를 위한 콘서트(통칭 널콘)’ 였다. 간호사를 비롯한 의료진들을 위한 온라인 공연으로, 간호사를 위한 스타트업인 ‘널스노트’와 공동 기획했고 간호화 공급 플랫폼인 ‘너스키니’, 정기구독 플랫폼인 ‘꾸준’등으로부터 후원을 받았다. 이러한 스타트업 파트너십을 통해 간호사들에게 격려를, 인디 음악인들은 홍보 기회를 얻었다.
사실 널콘은 본격적인 비즈니스를 하기 전에 하는 시험적 성격의 무료 공연이었지만 어느정도 매출도 발생했고 음악인들에게 대가도 지불했다. 예전 같은 단순한 온라인 콘서트에서 탈피, 사전 이벤트를 실시하고 공연 도중에 토크 콘서트도 진행하는 등의 기획력을 가미했다. 참여 스타트업들이 모두 만족했고 관객들의 반응도 좋았다.
Q5. 향후 계획이 있다면?
: 널콘과 같이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영향력을 줄 수 있는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 그리고 아직 구체적인 형태는 공개할 때가 아니지만 폰드에선 앱 및 웹 서비스도 개발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에 초기 버전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며 이와 관련한 특허 출원도 했다. 인디 음악인들이 자신의 재능을 알릴 수 있는 작은 연못(Pond)이 되었으면 해서 회사 이름도 그렇게 지었다. 장차 그들의 성장을 돕는 온라인 플랫폼으로 자리잡을 것이다.
Q6. 경콘진 및 광교허브의 지원이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어느정도 도움이 되었나?
: 사실 아이디어가 있어도 돈이 없으면 움직일 수 없다. 경콘진의 지원 자금 덕분에 인디 음악인들을 지원하고 무대도 마련할 수 있었다. 그리고 기대 이상으로 큰 도움이 된 것이 멘토링 서비스였는데, 우리가 부족했던 IT기술 및 법률적인 지식을 다수 얻을 수 있었다. 멘토링 서비스는 9월까지 였는데 우리가 간곡히 요청해서 10월까지 연장도 해줬다. 광교허브의 매니저 분들도 너무 친절하고 우호적이라 고마웠다.
Q7. 마지막으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다면?
: 우리 회사가 유명해지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 이상으로 인디 음악가들이 잘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강하다. 우리나라 음악시장은 너무 순위 중심적이고 편향적이다. 주변을 자세히 살펴보면 좋은 음악, 훌륭한 음악인들이 정말 많으니 더 관심을 가져 주시고 그런 분들에게 훈훈한 메시지를 전해주시길 바란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