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 출시로 웹게임 ‘전국시대’ 열리나
요즘 가장 화제가 되는 IT기기라면 단연 애플사의 태블릿PC인 ‘아이패드(iPad)’다. 미국 판매를 시작한 3월13일, 첫날에만 12만 대가 팔렸을 정도라고 하니 그 인기를 가히 짐작할 만하다.
다만, 우리나라에는 오는 3분기에 출시가 예정되어 있기 때문에, 아직 정식으로 아이패드를 구입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그럼에도 상당수의 소비자가 구매 대행 사이트 등을 통해 비공식으로 아이패드를 구입, 블로그나 인터넷 게시판 등에 사용기를 올리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역시 아이패드의 열풍이 거세게 불어 닥칠 것이라고 쉽게 예측할 수 있는 부분이다.
아이패드가 이렇게 많은 인기를 끄는 까닭은 뭘까? 단순히 ‘터치 스크린을 갖춘 멋진 디자인의 태블릿PC이기 때문’이라는 이유만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아이패드의 인기 비결은 이 제품의 형제라고 할 수 있는 스마트폰인 ‘아이폰’의 그것에서 비롯되는 부분이 많다.
일단 우수한 터치 감도와 사용자 친화적인 조작 인터페이스를 갖추었고, 애플사의 앱스토어를 통한 방대한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아이폰의 대표적인 장점이다. 아이패드는 이러한 아이폰의 장점을 고스란히 갖춘 상태에서, 화면이 더 커졌으며 성능까지 향상되었으니 이른바 ‘애플교 신자’들의 혼을 쏙 빼놓을 만하다.
이러한 아이패드를 이용한다면 아이폰보다 좀 더 많은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인터넷상에서 다수 접할 수 있는 웹게임들을 아이패드로 즐기는 것이다. 아이폰도 인터넷 브라우저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웹게임을 즐기는 것이 이론적으로는 불가능하지 않지만, 화면이 너무 작고 처리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상당히 답답하게 플레이를 해야 했다. 하지만 아이패드라면 ‘플래시’나 ‘액티브X’등의 기술을 이용한 일부 웹게임을 제외하면 PC와 다름없는 쾌적한 플레이가 가능하다.
실제로 본 기자가 평소에 즐기는 웹 게임 몇 가지를 샘플용 아이패드에서 직접 플레이해 보았다. 우선 ‘노라라’, ‘주전자닷컴’ 등에서 제공하는 플래시 기반의 웹게임들을 구동해 보았는데, 역시 아이패드가 플래시 기술을 지원하지 않다 보니 구동되지 않았다. 아직도 상당수의 웹게임은 PC에서만 플레이할 것을 고려하여 플래시 기반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나는데, 앞으로는 아이패드가 국내에 출시되면 이런 경향이 조금은 바뀌지 않을까 싶다.
다음에 해 본 게임은 ‘이온소프트’에서 서비스 중인 무협 MMORPG인 ‘무림영웅’이다. 무림영웅은 중국 전국시대를 무대로 한 무협 MMORPG로, 6개 국가 중 한 곳의 무장이 되어 다양한 모험을 경험할 수 있다.
아이패드로 무림영웅을 구동해 보니 정상적으로 실행되었다. 그리고 퀘스트를 수행하며 경험치와 아이템을 습득하는 과정을 1시간 정도 반복해 보았는데, 프로그램 오류나 속도 저하 없이 매끄러운 플레이가 가능했다.
더욱이, 게임의 해상도와 아이패드의 해상도가 완전히 일치되어 상당히 깔끔한 화면을 볼 수 있었는데, 이 정도면 아이패드를 ‘무림영웅 전용 게임기’라고 해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닐 것 같았다. 무림영웅은 아이폰을 비롯한 각종 스마트폰에서도 구동이 가능한 게임인데, 아이패드에서도 문제없이 구동되는 것을 보아 이미 제작사에서 최적화 작업을 거친 것이 아닐까 싶다.
무림영웅 외에 아이패드로 플레이해 본 웹게임은 더파이브인터렉티브의 ‘칠용전설’, 블루션소프트의 ‘천검영웅전’ 등인데, 이들 역시 제법 원활한 플레이가 가능하여 만족도가 높았다.
이와 같이 아이패드의 웹게임 구동 능력은 생각한 것 이상이었다. 이젠 게임을 하려면 무조건 PC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은 잠시 접어둬도 될 것 같다. 하나의 콘텐츠로 다양한 종류의 플랫폼을 커버하는 시대가 왔으니 말이다. 아이패드는 그 중심에서 상당히 큰 역할을 차지할 것이다, 그리고, 아이패드의 등장으로 말미암아 큰 변화가 예상되는 웹게임 시장의 행보를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듯하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