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 "레드햇 인수 시너지 효과, 클라우드 역량 강화로 가시화"
[IT동아 김영우 기자] 2018년 10월, IBM은 대표적인 오픈소스 솔루션 기업인 레드햇(Red Hat)을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IBM이 레드햇을 인수하는데 지불한 비용은 약 340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40조원에 달했다. 천문학적인 인수 비용도 화제였지만 이미 기업용 IT 시장에서 강력한 기술력과 영향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IBM이 무엇 때문에 레드햇을 인수했는지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오갔다.
인수 2년여가 지난 지금, IBM은 자사의 기술력과 노하우, 그리고 레드햇의 오픈소스 솔루션을 결합한 클라우드 서비스의 보급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IBM과 레드햇의 결합은 어떤 성과를 냈는지, 그리고 시장에선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에 대해 한국IBM 레드햇 시너지팀 리더인 장윤정 상무에게 들어봤다.
Q1. 본인 및 사업부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한다
: 한국IBM의 레드햇 시너지 팀을 총괄하고 있다. IBM은 재작년에 레드햇 인수를 선언했으며 작년 7월 9일 합병을 마무리했다. IBM의 레드햇 시너지팀은 이름 그대로 양사의 강점을 극대화해 기업들에게 이득을 주기 위한 전략을 짜기 위해 만들어진 부서다.
Q2. IBM이 왜 레드햇을 인수해야 했을까?
: 레드햇을 상장하는 대표적인 키워드가 바로 ‘오픈소스’다. IBM은 기업 고객들을 위한 기술의 변화에 주목하고 있으며 그 중 가장 큰 화두는 클라우드화를 통한 가치 창출이었다. 이와 관련한 핵심역량을 찾다 보니 레드햇의 오픈소스 기술, 그리고 그들의 일하는 방식(culture)에 주목하게 되었다. 특히 레드햇은 기업들이 오픈소스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회사이고 이러한 레드햇의 일하는 방식을 IBM에 수혈하고자 했다.
Q3. 왜 기업들은 클라우드를 도입할 때 오픈소스와 같은 개방형 기술을 중시하는가?
: 최근 기술들의 가장 큰 특징은 변화가 빠르다는 것이다. 이러한 빠른 혁신을 따라가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오픈소스다. 오픈소스는 집단지성의 힘을 통해 발전하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 기업들 역시 전문성은 있지만 최근 비즈니스 영역에선 너무나 복잡한 문제가 많이 발생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집단지성의 힘을 빌려야 한다.
오픈소스는 개방성을 중시하지만 그러면서도 대단히 치열하다. 최고의 기술이 아니면 살아남을 수 없다. 그리고 이러한 오픈소스 시장을 대표하는 기업이 바로 레드햇이기 때문에 IBM은 그 역량을 필요로 했다.
Q4. 개방형 기술을 이용하면 경쟁사와의 차별화가 어렵지 않은가?
: 오픈소스는 수많은 소스 중에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것을 고를 수 있어 오히려 다양성이 증진된다. 물론 오픈소스 개발은 빠른 변화가 가능한 대신 안정적인 구축 면에서 약간의 불안감도 있긴 하다. 100%가 아닌 70%의 완성도로 여러가지 시도를 하기도 한다. 때문에 IBM과 레드햇은 안정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오픈시프트 기반 IBM 클라우드 팩(IBM Cloud Paks) 같은 소프트웨어 패키지를 내놓고 있다. 똑같은 재료로 만들더라도 이를 다루는 역량에 따라 결과물에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Q5. IBM의 클라우드 전략을 설명해달라
: 기업들이 클라우드를 이용하고자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전통적인 하드웨어 구축방식 대비 비용 효율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수의 기업은 일부 부문에서만 클라우드를 도입했고 특히 퍼블릭 클라우드(public cloud, 공개형) 로의 이전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특히 금융권 기업들은 보안이나 각종 규제 때문에 클라우드로 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다양한 환경이 융합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혹은 멀티 클라우드다. 사업 내용에 따라 전통적인 온프레미스(On-premise) 환경이 더 적합할 수도 있고 또 어떤 사업은 프라이빗 클라우드(private cloud, 폐쇄형)이나 퍼블릭 클라우드가 알맞은 경우도 있다. 하이브리드 멀티 클라우드 도입을 통해 다양한 환경을 하나로 묶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개방형 표준 운영체제인 리눅스, 그리고 워크로드 사이의 신속한 이동 및 변경이 가능한 컨테이너(Container) 기술의 도입이 중요하다. 그리고 이 모든 이행을 한 번에 할 수 없으니 이를 긴 여정으로 보고 이를 위한 구축 및 운영, 컨설팅 관련 서비스도 IBM은 제공하고 있다.
Q6. IBM은 아마존이나 마이크로소프트 등에 비하면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에선 덜 눈에 띈다는 인상도 있다
: IBM은 경쟁사들과는 클라우드 시장을 보는 관점이 다르다. 경쟁사들이 소규모 사용자 위주로 빠르게 컴퓨팅 자원을 주는 것에 집중하지만 IBM은 항상 엔터프라이즈급 워크로드 중심으로 시장을 바라본다.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해 신중하게 움직인다는 의미다. 이를테면 금융 특화 클라우드 같은 경우는 IBM이 앞서 나가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IT 환경을 특정업체에 너무 의존하면 나중에 해당 업체에 종속되어 벗어날 수 없게 되는 밴더락인(Vendor Lock-in)에 빠질 수도 있다. 하지만 IBM의 경우는 타사 클라우드 서비스나 온프레미스 등의 복합적인 환경을 조율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멀티 클라우드 플랫폼을 제공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Q.7. 레드햇 인수 1년이 지났는데 주요 성과는 어떤 것이 있었는가?
: 오픈소스 미들웨어와 검증된 엔터프라이즈급 미들웨어가 결합된 IBM 클라우드 팩(IBM Cloud Paks)의 출시, 그리고 한 번 구축으로 자유롭게 배포 가능한 컨테이너라이제이션(Cotainerrization) 기술의 본격화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를 통해 애플리케이션 현대화나 프로세스 자동화가 용이해졌고 애플리케이션과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통합할 수 있게 되었다. 여기에 하이브리드 멀티 클라우드에 최적화된 보안 솔루션도 나왔다. 그리고 양사의 기술과 고객이 하나로 합쳐진 것 외에 일하는 방식의 변화까지 이끌어냈다는 점을 높게 평가하고 싶다. 기술과 가진 회사와 아키텍처 및 관리역량을 가진 회사가 합쳐지니 시너지 효과는 확실하다
그리고 최근에는 신규 구축보다는 기존 환경의 현대화 작업이 70~80%를 차지한다. 특히 컨테이너화 전략이 시간과 비용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최근 IBM은 고객사와 함께 하루 정도 워크샵을 가지면서 고객의 고민을 찾고, 고객 애플리케이션 제작을 하면서 파일롯 서비스를 하는 등, 고객의 환경을 직접 접하는 컨설팅 작업도 하고 있다.
Q.8. 구체적으로 밝힌 수 있는 국내외 고객 사례는?
: 특히 금융권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미국의 뱅크오브아메리카(BOA)나 일본의 미쓰비시은행에 플랫폼을 제공한 것이 대표적인 성과이며, 국내에선 롯데카드의 사례도 있다. 롯데카드는 작년에 채널계에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도입했으며 올해에는 사업의 핵심인 계정계에도 도입했다. 특히 롯데카드는 최근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지금 서비스와 관련해 관련 시스템을 2~3일 내에 빠르게 구축할 수 있어 만족도가 높았다고 한다. 하드웨어의 증설 없이 워크로드의 빠른 증가를 감당할 수 있기 때문에 비용 면에서도 효과적이다. 그 외에 무관중 경기로 진행된 올해 미국 US 오픈용 플랫폼의 구축 역시 IBM이 협력했으며 특히 IBM 왓슨(Watson) 시스템이 큰 역할을 했다.
Q9. 마지막으로 고객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다면?
: 클라우드화 및 IT 현대화는 한 번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며, 이를 실현하기까지의 여정이 더 중요하다. 그리고 그 여정을 어떻게 디자인하는지, 특히 어떻게 아키텍처를 설계할 것인지가 IT 현대화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현장의 엔지니어들뿐 아니라 고위 임원진 분들도 이 점에 많은 관심을 가져 주셨으면 한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