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해야 고객이 다시 우리 홈페이지를 찾을까? [바다드림 BM분석]
[스케일업 X 서울먹거리창업센터] 바다드림 (2)
서울먹거리창업센터와 함께 스케일업(Scale-up)에 도전하고 있는 스타트업 델리스, 바다드림, 에이치엔노바텍. 이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문가 한 분을 모셨습니다. 스케일업 프로젝트와 스케일업 코리아를 통해 현장을 누빈 인사이터스의 황현철 대표입니다.
황 대표는 실전 비즈니스모델 컨설팅 전문가입니다. 지난 20년간 비즈니스 전략, 프로세스, 생산, 품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현장 중심의 컨설팅을 수행했습니다. 이런 경험을 토대로 대기업부터 스타트업에 이르기까지, 현재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다양한 기업에게 '실체적 비즈니스 모델' 컨설팅과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 편에서는 지난 [많이 팔고 싶나요? '내가 뭘 하는지' 놓치지 마세요..최중요 '5단계']에 이어 바다드림 김영선 대표와 만나 이야기한 내용을 소개합니다.
고객들은 왜 회를 배달시켜 먹을까?
서울먹거리창업센터 회의실에서 황 대표와 김 대표가 만났다. 뭐라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이 가득한 표정이었다. 사실 두 대표는 처음 만난 사이가 아니다. 바다드림은 지난해 진행한 '스케일업 코리아 프로젝트'를 신청한 바 있다. 당시 아쉽게도 최종 5개 팀에 들지 못해 오래 만나지 못했지만, 안면은 있는 사이다.
황 대표가 먼저 말을 꺼냈다. 그는 "지난해 만남 이후 바다드림의 '회이팅' 서비스를 종종 이용했고 홈페이지도 자주 방문했다"며 "이 자리에 나오기까지 고민이 많았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잠시 뜸을 들이더니 "참 어렵다. 시중에 회이팅과 경쟁하는 선두 스타트업이 존재하는 상황이라 더 그렇다"고 말했다.
"회는, 회를 판매하는 것은 재구매율이 중요한 사업이에요. 애초에 타깃이 정해져 있는 사업이죠. 회는 선호하는 구매자가 정해져 있어요. 회를 좋아하는 고객과 좋아하지 않는 고객이 분명하게 나뉩니다. 회를 좋아하는 고객이 자주 방문해야 사업을 영위할 수 있어요. 그게 포인트죠."
그렇다. 회는 먹는 사람이 먹는다. 그들의 입맛을 잡아야 하고, 그들의 마음을 훔쳐야 한다. 그런데, 그게 참 쉽지 않다. 모바일로 회를 구할 수 있는 방법은 도처에 널려 있다. 스마트폰으로 클릭 몇 번 하면 식탁 위에 회가 배달되는 시대다. 찾아가는 내 손 안의 수산마켓이라고 홍보하는 '오늘회'부터 배달앱 3대장인 '배달의민족', '요기요', '배달통'으로도 회를 주문할 수 있다. 즉, 회는 더 이상 맛만 중요하게 여겨지는 음식이 아니다. 쉽게 주문할 수 있는 편의성도 구매의 이유 중 하나가 됐다.
황 대표가 난감한 표정을 지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고객들이 수많은 경쟁사 중 회이팅을 다시 선택할 이유를 만들어야 한다. 황 대표는 쉽지 않다며 고개를 저었다. 그는 "회이팅만의 차별성을 도출해 보자"며 "경쟁사와 다른, 회이팅만의 경쟁력을 찾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고객 사로잡을 회이팅만의 차별 포인트
그렇다면 회이팅의 차별점은 무엇일까. 김 대표는 '맛'이라고 답했다. 새벽에 진행하는 노량진 수산시장 경매에 직접 참여해 좋은 횟감을 찾고, 직접 가공하고, 포장해 고객에게 배송하는 서비스의 차별성도 언급했다.
그런데, 어떤 회가 맛있는 회일까? 황 대표는 "회이팅이 추구하는 것은 잘 알고 있지만 회 맛은 개인적이고 정성적인 것"이라며 "기준을 내리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서비스에 대한 지적도 냉철했다. 회이팅은 '배달 서비스'와 경쟁해야 한다. 오늘회가 직접 회를 배송하나? 배달의민족이 직접 회를 배달하나? 설령 직접 배송한다 해도 고객이 이를 중요하게 생각할까? 아니다. 지금 당장 회를 먹고 싶은 고객에게 필요한 것은, 빠르게 배달 받을 수 있는지 여부다.
지금 당장 회를 먹고 싶은 고객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가 가장 먼저 하는 건, 검색이다. 인터넷을 찾아보면 회이팅 정보를 찾기가 쉽지 않다. 경쟁사와 배달 서비스가 먼저 나온다. 어찌어찌 회이팅 홈페이지에 들어갔다. 현재 진행 중인 이벤트가 가장 먼저 보인다. 회를 구입하러 왔는데, 정보를 찾기 쉽지 않다. 스크롤을 내려야 상품이 보인다. '대, 중, 소' 사이즈가 나오는데 어떻게 다른지 명확히 확인하기 어렵고, 생각보다 메뉴도 많지 않다. 회 이외의 사이드 메뉴도 충분하지 않다.
김 대표도 지적에 동의한다. 김 대표는 "맞다. 메뉴가 한정적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도 "매일 새벽 경매에 참여해 회를 배송하는 서비스다 보니, 다른 회 배달 플랫폼처럼 다양한 음식을 제공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품질 좋은 횟감을 고객에게 보내기 위한 방법을 찾았고, 그게 바로 회이팅"이라고 덧붙였다.
황 대표가 강조한 것이 바로 이 부분이다. 품질 좋은 횟감, 좋은 회. 기준이 정성적일 수밖에 없다. 회이팅만 찾는 충성고객을 찾고 그들을 만족시킬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는 경쟁력이겠지만, 다소 부족하다는 판단이다. 회 맛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고객 이외의 많은 고객이 회이팅을 방문할 수 있도록 이유를 만들어줘야 한다. 그 방법이 무엇이든, 찾아야 하는 숙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회이팅을 이용한 고객들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회이팅이 추구하는 맛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가 많다. 한 고객은 먹어보니 정말 맛있다며, 고향에 계신 부모님께 보내드리고 싶다고 연락하기도 했다. 바다드림은 고속버스를 통해 직접 회를 고향에 보내드렸다. 집들이를 하는 데 회를 좋아하는 시부모님을 위해 회이팅을 이용했더니, 성의 있게 준비했다고 칭찬을 들은 고객도 있다.
김 대표는 "고향 부모님께 우리 회를 보내고 싶다는 고객 요청에 어떻게 하면 좋을까 고민했었다"며 "고속터미널로 찾아가 고속버스 택배로 고향에 보내드렸고, 부모님이 직접 터미널에서 회를 찾아가셨다. 맛에 만족하셨다는 답변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나마 맛에 대한 검증은 긍정적"이라며 "감사할 따름이다. 다만,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더 많은 고객에게 어필할 수 있는 방법을 찾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회이팅만의 가치곡선을 찾아서
김 대표는 경쟁사와의 차별성, 회이팅만의 소구 포인트를 찾기 위해 항상 고민해왔다. 황 대표가 나섰다. 비즈니스모델 캔버스를 활용해 바다드림이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하고 있는지, 어떤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서다.
고객에게 어떤 정보를 전달하고 있는지, 고객 입장에서 회이팅의 차별점은 무엇인지 등 1시간 가까이 대화가 이어졌다. 예상대로다. 가치곡선 상에서 경쟁사와 비교해 압도적인 1위는 보이지 않았다. 메뉴 다양성에서부터 막혔다.
다양한 메뉴를 배치하기 어렵다면 지속적인 프로모션은 어떨까. 방법은 무엇이든 상관 없다. 예를 들면 하루에 하나, 매일 이 시간에 제공하는 특별한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다. 회이팅 홈페이지에 고객이 정기적으로 방문해야만 하는 다른 이유를 만들어줘야 한다. 아무리 바다드림이 새벽 경매에 참여하면 뭐 하나. 현장을 직접 보여주지 않는 한 고객은 모른다.
고객에게 중요한 것은 신뢰다. 고객은 확실한 정보를 원한다. 매일 또는 주간마다 정기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하면 어떨까. 다품종 소량이 아닌, 소품종 다량화 전략이다. 좋은 횟감, 좋은 수산물을 대량 매입해 고객에게 직접 배송하는 정기 서비스다. 상품을 지금 당장 정리할 필요는 없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서비스에서 아주 크게 변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고객에게 직접 메시지를 응집해 던질 수 있다.
황 대표는 "한정판 프로모션, 위클리 스페셜, 한정 판매처럼 회이팅에서 뭘 구매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고객에게 가장 보편적인 메뉴를 특별 이벤트로 묶어서 제공해보자"고 아이디어를 냈다. 그는 "세트 개념을 적용해도 된다. 도시락을 제공해도 좋고 회덮밥 야채세트를 제공해도 좋다"며 "기존 홈페이지를 개편하라는 의미가 아니라 현재 할 수 있는 것 중 당장 끌어올릴 수 있는 것에 집중하자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몇 가지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제철마다 보내는 대광어, 대방어 등을 선매입해 고객에게 보낼 수도 있고, 해양수산부가 매월 지정하는 '이달의 수산물' 2가지를 고객에게 저렴하게 제공할 수도 있다. 그는 "회덮밥과 야채세트는 이미 우리 상품 속 메뉴로 제공하고 있다"며 "조금 더 적극적으로 활용해보겠다"고 답했다.
수많은 이야기를 나눴지만, 정리하면 크게 두 가지다. 하나, 고객이 재구매할 수 있도록 홈페이지를 방문해야 하는 이유를 만들어라. 둘, 고객에게 신뢰를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라. 고객의 요구 사항에 맞춰 서비스를 개편하고, 고객의 목소리를 담아 단점을 고쳐나가는 모든 활동이 신뢰 전달 방법이다. 다행히 회이팅이 가장 잘하고 있는 것 중 하나다.
앞서 언급했지만 회를 판매하는 것과 배송하는 것의 차이 고객은 느끼지 못한다. 최종 상품을 전달받는 고객 입장에서 맛과 함께 중요한 것은 편의성이다. 편의성은 사용자 경험 중 하나다. 전체적인 사용자 경험을 고객이 신뢰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전달하는 게 포인트다.
회를 좋아하는 충성 고객, 재방문 고객이 늘어나야 한다. 회이팅을 자주 찾고 방문할 수 있도록 이유를 만들어 줘야 한다. 수많은 기업이 정기 이벤트를 알리는 이메일, 문자, 알림을 고객에게 전송하는 이유다. 목표를 정하고,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자. 회이팅이 할 수 있고, 잘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다양한 시도를 계속 해야 한다. 그게 스타트업이고, 스타트업이 할 수 있는 도전이다.
이제는 고객이 다시 찾을 수 있는 이유를 찾아 뛰어야 한다.
회이팅은 좋은 횟감을 전달하고자 경매시장에, 회이팅에 뛰어들었다. 정성적인 포인트지만 맛을 향한 그들의 집념은 분명하다. 이들의 집념을 고객들에게 잘 어필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독자 여러분의 아낌없는 성원과 날카로운 조언을 부탁드린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