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이제는 240Hz가 기본 소양, 에이수스 ROG 스트릭스 XG248Q
[IT동아 남시현 기자] 지난 9월 2일, 엔비디아(Nvidia)의 차세대 데스크톱 그래픽 카드인 지포스 RTX 30 시리즈가 정식 공개됐다. RTX 30 시리즈는 새로운 발열 설계와 고효율 메모리, 그리고 전 세대를 훌쩍 뛰어넘는 게이밍 성능으로 전 세계 PC 시장을 놀라게 했다. 전 세대 최상위 제품군인 RTX 2080과 RTX 3080을 비교하면, 비슷한 가격대에 성능은 거의 두 배 차이가 나니 놀랄 수 밖에 없다. RTX 30 시리즈는 오는 9월 17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장에 출하되며, 가격이 안정되면 소비자들은 전 세대 RTX 20과 비슷한 가격에 성능은 두 배 높은 게이밍 데스크톱을 만들 수 있게 된다.
새 그래픽 카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초고주사율 모니터를 장만하고자 하는 소비자들도 점차 늘고 있다. 초 고주사율 모니터는 초당 240~360회 화상을 반복하는데, 게임 시 빠른 화상 전환으로 인해 부드럽게 게임을 즐길 수 있고, 화상이 끊어지는 등의 현상도 대단히 적다. 전 세대 RTX 20 시리즈로는 초당 240~360회까지 화면을 재생할 수 있는 게임이 많진 않았지만, 그 두 배 성능인 RTX 30 시리즈라면 지금까지 미완이었던 초 고주사율 모니터의 활용도를 완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가 RTX 3090에서 4K 144Hz 게이밍이 가능할 것이라고 언급한 점 역시 기대를 부추기고 있다.
이에 모니터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에이수스의 게이밍 모니터도 덩달아 주목을 받고있다. 초 고주사율 모니터의 세계를 에이수스 ROG 스트릭스 XG248Q(ASUS ROG Strix XG248Q)를 통해 들여다보자
초당 화면 재생횟수 240번, 에이수스 ROG 스트릭스 XG248Q
에이수스 ROG 스트릭스 XG248Q(이하 에이수스 XG248Q)는 에이수스 게이머 공화국(Republic of Gmaer) 브랜드로 출시된 게이밍 모니터다. 모니터 화상은 24인치에 가까운 23.8인치며, FHD(1,920x1,080) 해상도를 지원해 보편적인 게임 플레이에 유리하다. 사실 4K나 QHD 해상도 모니터가 게임 화면을 더 선명하게 제공하긴 하나, 해상도가 높아질수록 그래픽 카드가 필요로 하는 자원이 많아져 무조건 해상도 높은 모니터를 고르는 것은 답이 아니다. 특히 프레임 수가 높을수록 그래픽 자원도 더 필요해 고 주사율과 고해상도는 반비례 관계를 보인다. 패널은 시야각이 좁은 대신, 응답 속도와 잔상이 적은 꼬인 네마틱(TN) 패널을 사용해 빠르고 현란하게 움직이는 게임 화면에 잘 맞다.
화면 응답 속도는 TN 패널을 사용해 GTG(10% 회색에서 90% 회색으로 전환되는 속도)는 1ms로 대단히 빠르다. 최근 출시되는 고성능 게이밍 모니터는 수직전계식(VA) 패널이나 평면 내전환(IPS) 패널로도 GTG 기준 1ms를 달성하긴 하는데, 이 경우 이전 움직임이 잔상처럼 남는 현상이 관측된다. TN 패널의 경우 잔상이 상대적으로 적다. 단점이라면 시야각이 좁기 때문에 아래에서 위로 볼 때 화상의 모양이나 밝기가 왜곡되고, 전반적인 색재현력이 조금 떨어진다는 점이다.
스탠드는 삼각대 형태로 된 에이수스 ROG 고유의 받침대를 사용한다. 해당 스탠드는 모든 부분이 금속 재질에 박막 처리돼 내구성이 좋고, 좁은 공간을 차지하면서도 안정감있게 모니터를 고정한다. 특히 고급 모니터에 포함되는 다양한 화상 배치도 지원한다. 일단 정면으로 놓고 좌우 기준 50도 각도로 꺾을 수 있고, 내려다보는 각도에 맞게 위로 20도, 아래로 5도가량 조절할 수 있다. 또한 앉은키에 맞게 0~120mm 이내로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고, 아케이드나 종스크롤 게임 플레이어를 위해 화면을 90도로 꺾는 피벗 기능도 포함돼있다. 아울러 100x100mm 베사(VESA) 마운트를 지원해 스탠드를 분리한 다음 벽걸이나 별매의 스탠드를 장착할 수도 있다.
‘스포츠카’하면 역동적 디자인이 떠오르는 것처럼, 게이밍 하드웨어도 게이머들이 선호하는 특정 포인트가 있다. 바로 RGB LED다. RGB LED는 적색, 녹색, 파란색 LED를 조합해 총 1,680만 가지 색상을 구현하는 기술로, 이미 우리 주변에서는 쉽게 접할 수 있는 조명 기술이다. 대다수 게이밍 하드웨어는 이 RGB LED를 활용해 사용자가 선호하는 색상이나 효과를 다양하게 구현하고 있으며, 에이수스는 아우라(AURA)라는 이름의 조명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에이수스 아우라는 에이수스가 제조하고 있는 메인보드, 그래픽카드, 케이스, 노트북 같은 컴퓨터 부품은 물론 헤드셋, 키보드, 마우스 등 컴퓨터 주변기기도 적용된다. 에이수스 아우라 지원 메인보드가 탑재된 데스크톱 및 노트북을 사용하고, 이를 지원하는 조명 장치를 연결하면 전용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사전에 입력돼있거나, 본인이 원하는 조명효과를 적용할 수 있다. 여기에 에이수스 XG248Q는 모니터 스탠드 아래에 시그니처 라이팅을 적용해 에이수스 로고가 바닥에 표시된다. 말 그대로 고성능 게이밍 기어를 사용한다는 감성 표현이랄까.
에이수스 XG248Q는 우측 후면에 OSD(On Screen Display) 버튼과 인터페이스가 적용돼있다. OSD 버튼은 운영체제가 아닌 모니터 자체의 하드웨어 설정을 변경하기 위해 사용되는 버튼으로, 모니터의 밝기나 모드를 비롯해 게이밍 화면 설정이나 언어 설정 등을 변경할 수 있다. 특히 최상단에 있는 빨간색 조이스틱을 이용하면 고정된 버튼보다 더욱 직관적으로 설정을 바꿀 수 있다.
외부 입력 인터페이스는 대각선 방향으로 돼있고, 전원 버튼과 2개의 USB 3.0 포트, USB 3.0 포트를 활성화하기 위한 B 타입 포트, 2개의 HDMI 2.0 포트와 디스플레이 포트, 오디오 단자로 구성돼있다. 모니터에 케이블을 모두 장착하면, 함께 제공되는 전용 커버로 덮어 외부에서 단자가 보이지 않게 할 수 있다. 모니터에 USB 포트가 포함된 이유는 게이밍 기어를 위해서다. 대다수 게이머들은 USB를 활용해 게이밍 헤드셋, 마우스, 키보드 등을 데스크톱과 연결하는데, 종종 선 길이가 짧아 걸리는 일이 있다. 이를 막기 위해 모니터에 USB 단자를 달아놓은 것이다.
모니터를 구분하는 성능은 크게 화면 크기와 해상도, 그리고 색재현력이 있다. 하지만 게이밍 모니터는 응답 속도와 인풋렉, 주사율 수준과 가변주사율 지원 등을 중점적으로 본다. 에이수스 XG248Q 역시 게이밍 제품이므로 빠른 응답속도와 고 주사율 지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래픽카드와 모니터를 디스플레이 포트 케이블로 연결하고, 모니터 속성을 통해 화면 재생 빈도에 진입하면 최대 주사율을 240Hz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초기 상태에선 60Hz로 돼있으니 처음 한번은 직접 설정을 바꿔주자.
보통 사무용 모니터, 노트북 주사율은 60Hz~75Hz 사이다. 1Hz가 의미하는 점은 1회 화면이 재생된다는 뜻인데, 즉 60Hz면 1초에 60번씩 화면이 갱신되고 있다는 말이다. 즉, 에이수스 XG248Q는 1초에 240번씩 화면이 갱신된다는 의미인데, 게임에서는 이 단위가 제법 중요하다. 고성능 게이밍 그래픽 카드를 사용해 100~200프레임을 넘나드는 경우에도, 60Hz 모니터를 사용하면 60프레임만 출력하고 나머지 프레임은 버리기 때문이다.
게임에 진입하면 좀 더 이해가 빠르다. 게임 진행이 빠르고 급박한 카운터스트라이크 : 글로벌 오펜시브를 실행했다. 해당 게임은 사양이 낮기 때문에 FHD 기준 최상급 옵션을 적용해도 어지간한 그래픽 카드로는 60프레임 이상을 확보할 수 있다. 테스트에 사용한 AMD 라데온 RX 5700XT도 약 300프레임을 상회한다. 이 상황에서 사무용 모니터를 사용하면 60프레임만 보여줄 수 있어서 남는 프레임은 그냥 삭제된다. 가능한 많은 화상 정보를 표현하기 위해서라도 주사율이 높은 모니터가 필요하다.
주사율이 높음으로써 오는 장점은 단순히 프레임 확보에만 그치지 않는다. 표현하는 프레임이 높아지면 상대적으로 화상이 부드럽게 움직이고, 그래픽 카드가 전송하는 신호를 모니터의 출력 타이밍이 맞지 않아 화면이 끊어지는 현상도 크게 줄어든다. 만약 지포스 RTX 30 시리즈처럼 기본 성능이 높아 대다수 게임이 100프레임 이상으로 동작한다면, 모니터 역시 그 수준에 맞게 고 주사율 모니터를 선택해야 한다.
게이밍 모니터임에도 불구하고 색상 설정이나 색상 모드 등은 제법 세밀하게 조정할 수 있다. 간단한 화면 조정은 게임 비주얼(Game Visual)에서 ▲풍경 ▲레이싱 ▲영화 ▲ RTS/RPG ▲ FPS ▲ sRGB ▲ MOBA ▲ 사용자 모드로 바꿀 수 있는데, 각 이름마다 장르에 맞는 최적의 화상을 제공한다. 색 메뉴를 진입해 화면 밝기나 대비, 채도, 색온도, 감마를 하나하나 바꿀 수 있고, 4단계 블루라이트 필터 설정으로 청색광을 줄일 수도 있다. 게이밍 모니터에 이같이 자세한 세부 설정이 반영된 이유는 에이수스가 게이밍 모니터 뿐만이 아니라 일반 사무용이나 영상 감상용, 편집 전문가용 모니터도 만들고 있는 브랜드인 영향이 크다.
간접적으로 게임 플레이에 도움을 주는 게임플러스(GamePlus) 기능도 눈여겨볼만하다. 에이수스 게이밍 모니터에 포함된 게임플러스 기능은 모니터 화상에 십자선이나 프레임 표시, 타이머 등을 띄우는 기능이며, 모니터 자체에서 표시하는 기능이므로 게임 프로그램이 핵으로 인식하지 않는다. 따라서 십자선 기능을 이용해 소위 ‘노줌 스나이핑’ 이라거나, 조준없이 사격을 시도할 수 있고, 타이머 기능을 이용해 실시간 전략 게임 시 진행 시간 등을 파악할 수 있다. 또 프레임 카운터를 활용하면 현재 모니터가 가동되고 있는 주사율을 바로 볼 수 있다. 아울러 맞춤 안내선 표시 기능은 두 대 이상의 모니터를 수평, 혹은 수직으로 놓았을 때 모니터가 제대로 놓이게 가늠자 역할을 한다.
잘 벼려진 단검같은 모니터, 작은 화면+고주사율에 최적
카운터스트라이크 프로게이머들의 경우, 본인의 손에 맞는 키보드와 마우스까지 세밀하게 고르며, 모니터 설정 하나하나까지 직접 손본다. 그런데 모니터는 대다수가 HD 혹은 FHD 해상도에 24인치 모니터를 선택한다. HD 해상도를 쓰는 이유는 오래전부터 눈에 익은 화면이라 그렇고, FHD는 비교적 선명하게 식별하기 위함이다. 24인치를 쓰는 이유는 한눈에 들어오는 작은 화면이라 그렇다. 1인칭 슈팅 게임 시 현 상황을 즉각적으로 파악해야 하는데, 큰 모니터를 쓰면 모서리에 사각지대가 생긴다. 2020년 현재 출시되는 모니터 중 24인치 모니터가 작은 편이긴 해도, 이를 필요로 하는 게이머들은 에이수스 XG248Q같은 구성의 모니터를 선호한다. 특히 RTX 30 시리즈를 통해 고 주사율로 즐길 수 있는 게임의 수가 늘어나면, 더욱 진가를 발휘할 것이다.
가격은 40만 원대 중반으로 보급형 27인치 게이밍 모니터가 20만 원대인 점을 생각하면 제법 비싸다. 하지만 보급형 모니터가 어디서든 흔히볼 수 있는 무기라면, 에이수스 ROG Strix XG248Q는 마치 잘 벼려진 단검같은 느낌이다. 크기는 작지만 상대의 급소를 찌를 수 있는 스펙을 갖추고 있는 점이 돋보인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