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로고까지 바꾼 인텔, 11세대 코어로 승부수

김영우 pengo@itdonga.com

[IT동아 김영우 기자] 인텔의 코어(Core) 시리즈는 10년 넘게 PC용 프로세서 시장의 절대 강자였다. 성능은 물론, 브랜드인지도나 전력효율에 이르기까지 대적할 상대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7년에 AMD의 라이젠(Ryzen) 시리즈의 첫 제품이 등장하고 ‘가성비’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으면서 조금씩 기세를 올리기 시작했으며, 2019년에 등장한 3세대 라이젠은 성능면에서도 인텔과 대등하거나 오히려 더 낫다는 평도 나오기 시작했다.

11세대 인텔코어를 발표하는 그레고리 브라이언트(Gregory Bryant) 인텔 수석 부사장
11세대 인텔코어를 발표하는 그레고리 브라이언트(Gregory Bryant) 인텔 수석 부사장

심기일전을 다짐한 인텔은 현지시간 2일(한국시간 3일), 11세대 코어 시리즈(코드명 타이거레이크)의 출시를 발표하며 PC용 프로세서 시장의 맹주임을 다시 인정받겠다고 선언했다. 이날 인텔은 11세대 코어 프로세서의 수치적인 성능을 강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용자가 실질적으로 쾌적함을 느낄 수 있는 제품이라는 것을 인증 받은 노트북 플랫폼 ‘이보(Evo)’도 공개했다. 이와 더불어 인텔의 회사 로고 및 제품 브랜드 로고 역시 일신했다.

11세대 코어의 핵심 사양
11세대 코어의 핵심 사양

이날 선보인 11세대 인텔 코어 시리즈는 슬림형 노트북용 제품이며 데스크톱용은 내년 상반기 출시가 유력하다. 11세대 코어는 10nm 공정을 적용해 제조된다. 이는 AMD의 7nm 공정 대비 상대적으로 미세도가 낮다. 하지만 인텔은 소스에서 게이트, 드레인으로 이동하는 전하의 저항을 감소시켜 더욱 빠르게 명령을 실행할 수 있는 ‘슈퍼핀’ 기술을 적용해 공정수치 이상의 성능을 낸다고 강조했다.

11세대 코어에 내장된 부가기능
11세대 코어에 내장된 부가기능

슈퍼핀 기술을 적용한 11세대 코어는 이전세대 제품에 비해 더 낮은 전압에서 더 높은 CPU 클럭(900MHz 증가)을 발휘하며 최대 24% 향상된 성능을 발휘한다. 이 밖에도 LPDDR4x-4266 / DDR4-3200 메모리를 지원하는 새로운 메모리 컨트롤러를 탑재했으며 고속 데이터 전송이 가능한 PCIe Gen4 및 썬더볼트4 인터페이스, 그리고 최신 무선통신 규격인 와이파이6 기능도 내장하고 있다.

AMD 내장 그래픽 및 엔비디아 외장 그래픽과의 게임 성능 비교
AMD 내장 그래픽 및 엔비디아 외장 그래픽과의 게임 성능 비교

내장된 그래픽 기능 역시 성능이 대폭 향상되었다. 11세대 코어에 내장된 인텔 Xe 그래픽은 와트당 성능이 개선되어 이전세대 제품 대비 2배 높은 게이밍 성능을 발휘한다고 인텔은 강조했다. 이를 통해 AMD 프로세서의 내장 그래픽 보다 우월하며, 외장형 그래픽 중에는 엔비디아의 지포스 MX350 정도의 제품과 대등한 게임 구동 성능을 확보했다고 인텔은 밝혔다.

AMD 라이젠 대비 우수한 게임 성능을 강조했다
AMD 라이젠 대비 우수한 게임 성능을 강조했다

이와 더불어 인텔은 그동안 프로세서 소비전력의 기준으로 쓰이던 TDP(열설계전력)의 개념을 쓰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11세대 코어는 7~28W에 이르는 다양한 전력 구간을 이용하며, 제품 특성에 맞게 탄력적으로 운용 가능하다. 각 노트북마다 소비전력이 다르게 설계된 플랫폼을 적용할 수 있다. 이를테면 12~13인치급 소형 노트북에는 7~15W급 플랫폼을, 14~15인치급 노트북에는 12~28W급 플랫폼을 적용 가능하다.

제품의 특성에 따라 유동적인 전력 설계가 가능
제품의 특성에 따라 유동적인 전력 설계가 가능

이날 인텔은 AMD의 프로세서 대비 11세대 코어 프로세서가 실제 애플리케이션에서 더 나은 성능을 발휘한다는 점을 강하게 피력했다. 11세대 코어 i7-1185G7이 탑재된 노트북과 AMD 라이젠7 4800U가 탑재된 노트북의 성능을 비교하며 자체 테스트에서 오피스 앱에서는 최대 1.38배, 콘텐츠 편집 앱에서는 최대 4,4배, 그리고 게임 구동시에는 최대 1.82배 더 나은 성능을 기록했다고 강조했다.

경쟁사 대비 우수한 체감성능을 낸다고 강조했다
경쟁사 대비 우수한 체감성능을 낸다고 강조했다

한편 인텔은 11세대 코어에 최적화된 노트북 인증 프로그램인 ‘이보(Evo)’도 발표했다. 인텔은 학생이나 기업가, 콘텐츠 창작자, 프리랜서 등의 다양한 노트북 사용자들의 요구를 종합, 사용자들이 주로 쓰는 애플리케이션이나 상호 작용 등을 분석했으며, 이들이 쾌적하게 이용 가능한 11세대 코어 기반 노트북은 이보 인증을 받을 수 있다.

11세대 코어 및 아이리스Xe 그래픽, 이보 플랫폼의 브랜드 로고
11세대 코어 및 아이리스Xe 그래픽, 이보 플랫폼의 브랜드 로고

이를 테면 구글 드라이브나 줌, 파워포인트 등의 앱 구동이 1~3초 안에 이루어져야 하며, 절전모드 상태인 노트북의 화면을 열었을 때 1초 이내로 즉시 이용 가능한 상태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풀HD급 동영상 연속 재생 기준으로 9시간 이상 배터리가 지속되어야 하는 등의 테스트를 통과한 제품만이 이보 인증을 받을 수 있다고 인텔은 밝혔다. 이보 인증을 통과한 노트북에는 이를 증명하는 이보 로고 스티커가 부착된다.

이날 출시된 11세대 코어 프로세서 제품군
이날 출시된 11세대 코어 프로세서 제품군

오늘 발표된 11세대 코어 프로세서는 2코어 4쓰레드를 갖추고 최대 3.9GHz로 구동하는 코어 i3-1110G4부터 4코어 8쓰레드에 최대 4.8GHz로 구동하는 코어 i7-1185G7까지 총 9종류다. 삼성전자, LG전자, 에이수스, 에이서, 레노버, 델, HP 등 다양한 제조사에서 제조한 50여 종류의 이보 인증 노트북이 올해 연말까지 출시 예정이라고 인텔은 밝혔다.

기자의 눈으로 본 행사

인텔은 오랜 기간동안 지속적으로 신형 프로세서를 출시해 왔지만 그때마다 자사의 이전 세대 제품 대비 얼마나 달라졌는지를 강조하곤 했다. 하지만 이번 11세대 코어 프로세서 발표회의 경우, 11세대 코어가 AMD 제품에 비해 더 나은 성능을 발휘하는지 설명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만큼 시장 경쟁이 본격화되었다는 의미다.

이날 소개된 인텔의 새 로고
이날 소개된 인텔의 새 로고

특히 최근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으로 원격수업, 재택근무 등이 일상화되면서 그 매개체가 되는 PC의 역할은 한층 중요해졌다. 이번 11세대 코어의 출시에 즈음해 인텔은 오랫동안 써온 자사의 회사 로고 및 제품 브랜드 로고도 바꿨다. 그만큼 11세대 코어에 거는 인텔의 기대가 크다는 것을 짐작하게 한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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