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X경기도] 해외 진출을 원하는 스타트업, 방법은?
오리온의 ‘초코파이’와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 그리고 대상의 ‘미원’.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많이 판매되는 제품들이다.
오리온은 지난해 전세계 60개국에서 초코파이를 23억 개 판매해 약 4,15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중국에서 1,890억 원, 베트남에서 920억 원, 러시아에서 501억 원어치 팔았다. 오리온은 중국과 베트남, 러시아 현지에 생산공장을 설립하는 등 철저한 현지화와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을 통해 해외 시장에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했다.
2012년 4월 출시한 불닭볶음면은 삼양식품의 구원투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을 출시하기 이전인 2015년까지 이렇다 할 실적을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삼양라면 외에 별다른 히트 제품을 내지 못했던 삼양식품의 2013년 영업이익은 118억 원이었고, 2015년 69억 원으로 절반가량 줄었다. 당시 당기순이익은 4억 원에 그쳤다.
그런데 다음해인 2016년부터 불닭볶음면을 출시한지 4년만에 국내외를 막론하고 날개 돋힌 듯 팔리기 시작했다. 전세계에서 유튜브를 통해 불닭볶음면의 매운 맛에 도전하는 ‘Fire noodle challenge’ 영상을 너도나도 업로드하며 열풍이 불었기 때문이다. 2015년 300억 원에 못 미치던 삼양식품 수출 실적은 2016년 930억 원, 2017년 2,050억 원을 기록했다. 2017년 당시 불닭볶음면은 삼양식품 전체 수출액 중 85% 이상을 차지했고, 전체 매출액 중 55%를 차지했다. 지난해에도 2,000억 원을 넘겼다.
미원 역시 국내 시장보다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해외 시장에서 더 많이 판매된다. 현재 미원의 해외 매출은 연 2,000억 원대. 글로벌 사업 전체 매출에서 동남아시아 시장이 55% 비중을 차지하고, 그 중에서도 베트남에서 거두는 매출 비중은 약 45%에 달한다.
해외 시장을 향한 도전, 스타트업은 어떻게?
이처럼 해외 시장 진출 이유는 명확하다. 더 큰 시장을 통한 매출 확대. 이는 대기업, 중소기업, 그리고 이제 막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는 스타트업 모두의 바람이다. '수출만이 살길'이라는 슬로건은 삼면이 바다로 막힌 지리적 특성상 필수다.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유럽, 북미, 남미, 아프리카 등을 향해 정부와 기업 모두가 길을 찾아 나서는 이유다.
물론, 국제 정세에 따라 해외진출, 수출 일변화 정책은 역풍을 맞기도 한다. 중국과 연관된 사드 사태로 인한 국내 콘텐츠 기업, 제조 기업 등이 중국 진출을 어려워하는 것도 한 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외로 나가야 한다. 장기화되고 있는 국내 시장 침체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자, 더 많은 인구의 잠재시장이 남아 있는 해외는 포기할 수 없는 공략 대상이다.
이렇듯 도전해야 하는 시장임에 분명하지만, 스타트업에게는 넘기 힘든 장애물이다. 당장 숨 쉬기조차 어려운 스타트업 아닌가. 그나마 다행인 것은 스타트업을 위한 해외 진출 지원 정책을 도처에서 시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 지자체, 전문 엑셀러레이터 등 많은 기관과 기업이 스타트업을 돕고 있다.
스타트업에게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해외 지원 정책이) 형식적일 수도 있지만, 이 또한 경험이다. 기회가 있다면, 응당 잡아야 한다. 실제로 해외 진출을 원하는 국내 스타트업 수요는 상당하다. 지난 2019년 6월, 한국무역협회가 게임,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 콘텐츠 스타트업 76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71.2%가 '해외진출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다만, 해외진출 열망에도 불구하고 주저하는 이유로 응답 기업 중 35%(19개사)가 '해외진출 성공 여부 불확실'을 꼽았고, 30%(16개사)는 '자금 여력 부족'을 지목했다.
해외진출을 원하는 기업 요구는 지난 2019년 8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하 중진공)이 청년창업사관학교, 수출바우처 등 중진공 사업에 참여한 2,500개 기업 대상으로 실시한 '중소벤처기업 글로벌 혁신성장을 위한 정책 방안 설문조사'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중 98.2%가 ‘글로벌 시장에 새로 진출하거나 사업을 확대할 의향이 있다’라고 답했다.
다만, 해외 시장 진출 준비는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 참여 업체에게 글로벌화 수준을 묻는 질문에 '안정적으로 수출'하고 있거나 '제품과 국가를 다변화했다'라고 밝힌 기업은 8.7%에 불과했다. '해외시장 진출 계획만 수립하고 있다'고 응답한 기업은 절반이 넘는 50.5%에 달했다.
광명 경기문화창조허브, 에코 스타트업 위한 해외 진출 지원
경기컨텐츠진흥원(원장 송경희, 이하 경콘진)이 운영하는 광명경기문화창조허브가 에코 디자인, 콘텐츠 융·복합 분야 제품 또는 서비스를 보유한 경기도내 창업 7년 미만 기업을 위해 ‘지구를 지키는 창업 - 세계화편’이라는 주제로 ‘해외 네트워킹 및 판로지원사업’을 진행한다. 선발하는 기업은 총 20개사다.
해외에 처음 진출하거나,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국내외 전시회/상담회 등 오프라인 행사에 참여하지 못하는 스타트업을 위한 지원 사업이다. 온라인을 통해 투자자 또는 바이어와 연결해주고, B2C 판매를 위한 연계 맞춤형 프로그램 등을 제공한다. 선정 기준에 따라 선발된 기업에게 해외 진출 역량 진단과 역량 강화 교육·컨설팅, 해외 진출 전략 수립 지원, 전략 보고서 작성, 1대1 컨설팅 등을 지원한다.
또한, 선발한 20개사 중 우수기업으로 15개사를 선정, 추가로 맞춤형 마케팅을 지원하고(기업당 400만 원 내외), ‘국제 업사이클 디자인 위크 전시’ 참가 기회 등을 제공한다.
맞춤형 마케팅 프로그램은 해외 진출을 위한 홍보물 제작, 동영상 제작, IR 자료 제작, 비즈니스 제안서 개발, 홍보/광고 입점지원, 전시회/상담회 바이어 매칭, 계약체결, 통번역 지원 중 기업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지원 한도(400만 원 내외)내에서 중복 지원할 수 있다.
해외 진출에는 많은 준비와 전략이 필요하다. 사업적 요소(현지 시장에 맞는 아이템을 갖고 있는지), 인적 요소(해외사업을 진행할 만한 인력을 확보했는지), 파트너적 요소(현지에서 함께 믿고 사업을 할 만한 기업을 확보할 가능성이 있는지), 자금적 요소(해외 사업을 진행할 현지 투자 유치 확보는 가능한지) 등을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는 것을 기억하자.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