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설계 기술의 결정체’ 엔비디아, 지포스 RTX 30 그래픽카드 공개
[IT동아 강형석 기자] 엔비디아는 9월 2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지포스 스페셜 이벤트를 통해 자사의 새 데스크탑 PC용 그래픽카드인 지포스 RTX 30 시리즈(NVIDIA GeForce RTX 30 Series)를 공개했다. 3070, 3080, 3090 등 총 3가지로 새로운 설계와 고효율 메모리 채택, 새로운 냉각장치 설계 등이 특징이다. 가격은 각각 499달러(RTX 3070), 699달러(RTX 3080), 1,499달러(RTX 3090)로 가장 최상위 그래픽카드를 제외하면 이전 세대 동급 그래픽카드와 같은 가격대를 제안하고 있다.
RTX 30 그래픽카드는 암페어(Ampere) 설계가 적용됐다. 엔비디아는 이를 2세대 RTX로 부른다. 여기에서 RTX는 그래픽 프로세서 내 탑재되는 쿠다코어(CUDA Core)와 인공지능 처리를 담당하는 텐서코어(Tensor Core), 광선추적(레이트레이싱)을 담당하는 RT코어가 유기적으로 작동하는 구조를 말한다.
2세대 RTX는 기존 대비 처리속도가 적게는 1.7배에서 많게는 2.7배 가량 향상됐다. 특히 인공지능을 활용한 광선추적 기술이 대폭 개선되어 RTX 3080 그래픽카드 기준, QHD 해상도(1,440p)에서 광선추적을 실시간으로 초당 30매 처리가 가능한 수준이 되었다. 1세대 RTX는 당시 동급 그래픽카드 기준(RTX 2080) HD 해상도(720p)에서 초당 25매 처리가 가능한 것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성능을 높이고자 그래픽 프로세서는 더 커졌다. 280억 개 트랜지스터가 집적되는데, 최적의 공간에 많은 트랜지스터를 담고자 삼성 8나노미터 공정을 채택했다. 또한, 방대한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기 위해 선택한 GDDR6X 비디오 메모리는 마이크론에서 생산한 것을 쓴다.
성능이 대폭 향상된 RTX 30 그래픽카드는 고해상도 환경에서 쾌적한 이미지 출력 능력을 보여준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는 “RTX 3080은 RTX 2080 대비 최대 2배 가량 향상된 성능을 제공한다”고 언급했다. 이 외에도 RTX 3070만으로 현행 최고 그래픽카드인 RTX 2080 Ti를 능가하는 성능을 갖췄다고 덧붙였다.
RTX 3090은 게이머라면 탐낼 수준의 성능을 자랑한다. 8K 해상도에서 초당 60매 이미지를 그려낼 수 있는 수준의 성능을 갖췄기 때문. 대부분 게이밍 환경이 QHD 혹은 4K(2,160p) 해상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래픽카드 하나로 대부분 게임을 쾌적하게 즐기는 것이 가능해 보인다. 일부 게이머는 RTX 3090과 함께 240~360Hz 주사율을 갖는 고주사율 게이밍 모니터에 눈길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엔비디아는 새 그래픽카드와 함께 RTX 입출력(IO)라는 기술을 언급했다. 프로세서의 부하를 줄이면서도 고속저장장치(SSD)의 입출력 속도를 최대한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다. 현행 비휘발성 메모리 통신 규격(NVMe) 기반의 고속저장장치는 4세대 PCI-E 기준 2개의 코어(초당 7GB)를 쓰고 압축 데이터 활용에는 24개의 코어(초당 14GB)를 쓴다고 했을 때, RTX 입출력 기술은 5개의 코어를 쓰면서도 초당 14GB 수준의 입출력이 가능하다는 것이 젠슨 황 최고경영자의 설명이다.
RTX 입출력 기술은 그래픽카드에 탑재되는 비디오 메모리를 활용했기에 가능했다. 기존 구조는 저장장치가 데이터를 주고 받으려면 프로세서와 시스템 메모리를 거쳐야 했다. 반면, RTX 30에 적용된 비디오 메모리는 GDDR6X로 시스템 메모리인 DDR4 보다 빨라서 저장장치의 데이터를 처리하기에 용이하다. 엔비디아는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협업을 통해 이 기술을 완성할 수 있었으며, 프로세서의 부하를 덜면서 게임 내에서 빠른 처리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다.
이 외에 그래픽 프로세서의 연산 능력을 활용해 영화 품질의 영상 제작이 가능한 옴니버스 머시니마(Omniverse Machinima), 게임 반응성을 높여주는 리플렉스(Reflex), 프로 수준의 실시간 영상 송출 가속(Broadcast : Stream Like a Pro) 기술 등도 함께 공개했다.
RTX 30 그래픽카드는 냉각장치 구조도 바뀌었다. 기존에는 그래픽카드의 냉각장치, 특히 냉각팬이 하단에 배치되는 구조였다. 엔비디아는 이를 과감히 바꿔 기판 양쪽에 냉각팬을 하나씩 배치하는 설계를 택했다. 다소 특이한데 상단에 배치되는 냉각팬은 외부에서 흡입되는 공기를 위로 보내면서 히트파이프를 식히는 역할을 하며, 하단에 배치되는 냉각팬은 공기를 흡입해 후면으로 내보내는 구조다. 이 설계는 RTX 3080과 RTX 3090에 각각 적용됐으며, RTX 3070은 일반적인 구조(냉각팬 하단 배치)라는 것이 다르다.
새로운 냉각장치는 엔비디아가 직접 생산해 판매하는 파운더스 에디션(Founders Edition)에만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공개되고 있는 그래픽카드 제조사의 제품은 냉각 방식은 비슷하지만, 냉각장치 설계 자체는 다르다.
총 5개 제품을 공개한 컬러풀 같은 경우도 아이게임 어드밴스드(iGame Advanced), 아이게임 울트라(iGame ULTRA), 아이게임 토마호크(iGame Tomahawk), 아이게임 벌칸(iGame Vulcan) 모두 3개의 냉각팬이 탑재되는 설계이고 아이게임 넵튠(iGame Nepture)에는 수랭식 냉각장치를 채택했다.
엔비디아 RTX 30 그래픽카드의 주력은 단연 RTX 3070이다. 기존 동급 그래픽카드 수준의 가격에 성능은 이전 세대 최고 사양을 뛰어 넘었다는 이점 때문이다. 여기에 게임 몰입감에 초점을 둔 소비자라면 RTX 3080, 지갑에 여유가 있는 소비자는 RTX 3090을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과연 새 그래픽카드는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까? RTX 3080이 출시되는 9월 17일 이후에 판가름 날 듯하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