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주력 노트북 공개한 레노버, ‘성능·휴대성·고급화’로 차별화 꾀한다
[IT동아 강형석 기자] 노트북의 강점은 어디서든 컴퓨팅 성능을 활용한 작업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사양에 따라 문서 작업부터 사진영상 편집, 콘텐츠 소비와 게임을 즐기는 등 다양하다. 선택지도 다양하다. 성능을 어느 정도 타협하고 휴대성에 초점을 둔 초박형(슬림) 제품부터, 휴대성은 포기할 수 밖에 없지만 뛰어난 성능을 갖춘 고성능 노트북까지 있다. 동시에 소비자는 휴대성과 성능 사이에서 고민이 될 수 밖에 없다. 노트북 제조사가 고민하는 부분도 여기(성능+휴대성)에 있다.
레노버는 이를 최신 프로세서와 설계 최적화, 소재 등으로 극복에 나선 모습이다. 하반기 시장을 겨냥한 노트북 두 가지가 그 의도를 잘 말해주고 있어서다.
지난 8월 27일, 레노버는 온라인 미디어 발표회를 열고 하반기 주력이 될 노트북 제품군을 공개했다. 요가(YOGA) 2종, 리전(LEGION) 1종이 각각 모습을 드러냈다. 이 제품들에는 공통적으로 제품에 따라 최신 인텔 코어 프로세서와 엔비디아 지포스 그래픽카드가 적용되어 성능을 확보한 점이 특징이다.
휴대성 강화와 성능 확보에 초점
공개된 노트북은 요가 9i와 요가 슬림 9i, 리전 슬림 7i 등 총 세가지다. 레노버는 이들 제품에 대해 최대한 성능을 확보하고, 휴대성을 높이는데 주력했다. 이것을 가능하게끔 고급 소재와 최적의 발열 설계를 적용해 본체와 냉각 장치를 구성한 점이 돋보인다.
요가 9i와 슬림 9i에는 항공우주등급 알루미늄(Aerospace-grade Aluminum)을 적용했다. 7000 계열 알루미늄을 적용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가볍지만 일반 알루미늄 합금 대비 약 60% 정도 높은 강도와 가공성(압출성)이 높아 최근 적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여기에 추가로 천연 가죽 소재까지 덧대어 전반적인 완성도를 높였다.
최신 소재를 적용한 요가는 9i가 1.37kg(14인치)와 2kg(15인치)의 무게를 제공하게 되었다. 제품 크기를 고려하면 인상적인 수치. 특히 요가 9i는 10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HK형)와 외장 그래픽(지포스 GTX 1650 Ti)을 탑재한다는 점을 봤을 때 성능 대비 무게가 비교적 뛰어난 편에 속한다.
이 외에 두 제품은 코드명 타이거레이크(Tiger Lake)로 알려진 인텔 최신 코어 프로세서가 적용된 제품도 출시될 예정이다. 새 인텔 코어 프로세서는 윌로우 코브(Willow Cove) 설계가 적용된 첫 프로세서로 10나노미터 슈퍼핀(SuperFin) 공정을 바탕으로 기존 대비 낮은 전압에서 높은 작동속도 구현이 가능해졌다. 추가로 인텔이 개발 중인 Xe LP 그래픽 처리 장치(GPU)도 프로세서 내에 탑재되면서 기존 인텔 UHD 그래픽스 대비 3D 가속 및 멀티미디어 처리 능력을 개선했다.
이와 비교해 리전 슬림 7i는 현행 10세대 인텔 코어 HK형 프로세서를 쓴다. 아무래도 많은 코어에 기반한 성능 향상에 초점을 맞춘 느낌이다. 그러나 두께를 18mm로 기존의 20mm에서 더 얇게 만들어 휴대성을 높였다. 무게도 1.86kg 수준으로 줄였다. 이 때문인지 그래픽 처리 장치는 최고 성능이 아닌 중급 제품군으로 분류되는 지포스 RTX 2060 맥스-큐 디자인(Max-Q Design)을 썼다.
레노버는 두께와 무게를 줄이기 위해 냉각 구조 최적화에 공을 들였다. 3중 구리 방열판 길이를 2mm 늘린 대신 두께는 얇게 만들었다. 냉각팬 두께도 절반 수준으로 얇게 설계한 대신 날개 수를 늘리고, 회전 효율을 개선해 공기 흡입 능력을 높였다. 온도 측점 범위도 5개로 확대해 온도 제어가 정확하고 체계적으로 진행되는 방향으로 접근했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냉각팬 일부 부품에 액정 중합체(Liquid Crystal Polymer) 소재를 적용했기 때문이다.
배터리 소모가 빠른 고성능 노트북이라는 점을 감안해 충전 관련 기술에도 변화를 주었다. 고속 충전 프로(Rapid Charge Pro) 기술로 빠르게 충전하고, 71WHr 배터리를 통해 최대 9시간 가량(GPU 성능 테스트 기준) 사용 가능하도록 지원한다.
소비자 만족을 높여주는 세세한 요소에도 집중해
단순히 성능과 배터리 효율을 높이는 것 외에도 레노버는 세세한 완성도를 높이고자 한 점도 세 노트북에서 드러난다. 제품명도 소비자가 인지하기 쉽도록 단순화하는 작업도 병행되고 있다. 다양하고 까다로워지는 시장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이는 타 노트북 제조사와 차별화를 꾀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먼저 제품명을 단순화하는 것은 레노버 제품 전체에 적용되는 부분이다. 브랜드 이름에 숫자를 붙이는 것으로 제품의 성격을 쉽게 인지할 수 있다. 요가 9i 혹은 요가 슬림 9i라는 식의 이름만 보더라도 화면이 자유롭게 펼쳐지는 노트북 형태에 프리미엄 급이라는 부분을 강조하기 쉽다. 향후 레노버는 차기 제품이 출시되어도 이름 변경은 하지 않을 예정이다. 2세대, 3세대 같은 형태로 계속 이어나가게 된다.
이어 요가 9i 및 슬림 9i에는 가죽과 회전형 사운드바를, 리전 슬림 7i에는 씽크패드에서 영감을 받은 키보드(트루스트라이크 키보드)를 적용한 것은 제품의 차별화 측면에서 두드러지는 요소 중 하나다.
그 중 트루스트라이크(TrueStrike) 키보드는 레노버 내부의 고민에서 탄생한 결과물이다. 타 고성능 노트북은 자체 설계 혹은 유명 게이밍 기어 브랜드와 협업한 키보드를 채택한다. 레노버 또한 자체 설계한 키보드를 리전에 적용하고 있는 가운데, 리전 및 슬림 7i 등에 쓰인 키보드는 레노버 엔지니어링 팀에서 다양한 협업을 통해 완성된 기술이 반영된 점이 특징이다.
트루스트라이크 키보드는 두 가지가 씽크패드 키보드에서 영감을 받아 적용되었다는 것이 카란 카퍼(Karan Kapur) 레노버 글로벌 제품 마케팅 이사의 설명. 하나는 키가 부드럽게 내려가는 소프트 랜딩, 다른 하나는 손가락 모양에 맞춰 깎은 반 구형 모양의 키패드다. 이를 통해 장시간 작업 혹은 게임을 즐겨도 스트레스를 적게 받는다.
그렇다면 향후 이 제품을 시작으로 어떤 변화가 있을까? 당장은 장담하기 어렵다. 카란 카퍼 이사는 “현재 레노버는 AMD와 지속적인 협력 관계에 있지만, 현재 출시 예정인 노트북은 최신 인텔 프로세서를 탑재할 것이며 AMD 프로세서 기반의 노트북은 추후 별도로 언급하겠다”고 말했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