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편의성이냐 가격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DJI OM4
[IT동아 강형석 기자] 스마트폰 성능, 특히 카메라 성능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이를 가지고 사진영상을 촬영하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어떤 브랜드는 스마트폰 카메라로 영화 못지 않은 영상 촬영이 가능하다고 언급할 정도고 실제로도 가능함을 보여줘 놀라움을 안겨준 바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스마트폰 촬영을 지원하는 장비도 하나 둘 늘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짐벌이다.
짐벌은 기기의 균형을 잡아주는 보조 장비로 과거에는 전문 촬영 현장에서나 쓰일 정도였다. 그러나 드론으로 급부상한 DJI가 전문 시장용 짐벌 외에 일반인도 쉽게 휴대하며 쓸 수 있는 소형 짐벌 브랜드 ‘오즈모(OSMO)’를 선보이며 대중화를 앞당겼다. 이후 여러 브랜드들이 관련 제품을 선보이며 경쟁에 뛰어들었고, 자연스레 짐벌을 쉽게 접하게 되었다.
DJI 역시 오즈모를 다양하게 발전시키며 선택지를 넓혀가고 있다. 소형화된 카메라 일체형 짐벌인 오즈모 포켓, 스마트폰을 연결해 쓰는 오즈모 모바일이 그렇다. 이 중 오즈모 모바일이 벌써 4세대로 진화했다. 3세대 오즈모 모바일이 출시된지 약 1년 만이다. 과연 무엇이 어떻게 달라졌을까? 이름도 OM4로 간단하게 바꾼 4세대 오즈모 모바일을 살펴봤다.
오즈모 모바일 3에서 편의성을 높이다
DJI OM4는 오즈모 모바일 3(이하 OM3)과 육안으로 봤을 때의 차이는 크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소소한 변화는 있었다. 우선 크기가 살짝 작아졌다. 펼쳤을 때의 OM4는 폭 119.6mm, 깊이 103.6mm, 높이 276mm 정도로 OM3(125 x 103 x 285mm) 대비 깊이를 제외하면 다 작아졌다.
무게는 소폭 늘었다. 단순 본체 무게로 놓고 본다면 390g으로 기존 405g 대비 줄어든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별도로 부착해야 되는 자석형 스마트폰 고정대(클램프)의 무게가 32.6g이므로 실제로는 더 무거워진다. 대신 스마트폰에 부착해 쓰는 자석형 링 홀더의 무게는 11.4g으로 이를 사용하면 조금 가볍다. 선택지의 차이는 있지만 전반적으로 무게 자체는 늘었다고 보는 것이 맞겠다.
단순히 무게가 늘었다면 문제가 있으나, DJI 측에서는 OM4에서 내구성이 높은 소재로 제작했다고 언급하고 있다. 모터 성능 또한 향상됐다. 물리적 성능 향상으로 인한 무게 증가가 이뤄진 셈이다.
이 제품은 기존과 마찬가지로 3축 설계가 적용되어 있다. 상하좌우 회전에 수직 회전을 더한 것이다. 모든 축은 기기에 제공되는 4방향 컨트롤러와 버튼 등을 활용해 조작 가능하다. 이전 세대와 동일한 직관적인 조작 체계를 가지고 있어 조금만 익숙해지면 쉽게 다룰 수 있다.
OM3와 OM4의 성능적 차이는 호환 스마트폰 대응력 향상에 있다. 대응 스마트폰 무게가 200(±30)g에서 230(±60)g으로 늘었고, 스마트폰 두께도 6.9~10mm로 개선(기존 9.5mm 이하)됐다. 스마트폰 너비는 67~84mm로 62~88mm 였던 OM3 대비 조금 좁아졌는데, 대부분 스마트폰이 범위 내에 포함되기에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 실제 갤럭시 노트20 울트라에 연결이 가능할 정도다.
그 외 사양은 기존과 동일하다. 배터리 용량부터 작동 시간(15시간), 충전 시간(2.5시간), 규격(USB-C), 소비 전력(1.2W)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솔직히 손에 들었을 때의 무게감은 조금 있는 편이다. 아무래도 짐벌 자체의 무게에 스마트폰 무게가 더해지니 어쩔 수 없다. 기기가 420g으로 가정(클램프 기준)하고, 여기에 갤럭시 노트20 울트라가 208g 정도니까 둘을 더하면 630g 남짓 된다. 렌즈를 달지 않은 일반적인 중급 미러리스 카메라 수준의 무게다. 처음에는 괜찮지만 장시간 손에 들고 있으면 손목에 피곤함이 느껴진다.
손에 쥐어지는 모양은 막대기를 손에 쥐는 형상과 비슷하다. 또한 손에 쥐어지는 부분은 저항감이 있는 실리콘 소재로 마무리해 미끄러짐을 막아준다. 다만 손에 쥐었을 때의 조작감은 약간 아쉽다. 엄지 손가락이 닿는 방향키와 버튼 쪽에는 문제가 없는데, 측면에 탑재된 초점거리 조절 스위치의 위치가 다소 애매하다. 이 부분의 단차를 조금 만들어서 엄지로 쉽게 다룰 수 있도록 했다면 좋았을 것 같다.
OM4의 핵심은 스마트폰과 짐벌을 연결해주는 고정대에 있다. 패키지에는 두 가지가 제공되는데, 각각 마그네틱 스마트폰 클램프와 마그네틱 링 홀더다. 스마트폰 클램프는 스마트폰을 집게처럼 집어 쓰는 형태이고, 링 홀더는 스마트폰 뒤에 부착해 쓴다. 자석처럼 붙여 쓰는 구조인 셈.
아무래도 자석을 사용하기 때문에 혹여 사용하다 충격에 의해 기기(스마트폰)가 떨어져 손상되지 않을까 걱정되는 이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실제 사용해보니 꽤 강한 힘을 줘야 스마트폰과 짐벌을 분리할 수 있다. 실수로 툭 치는 정도로는 큰 문제는 벌어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놀라운 점은 링 홀더다. 스마트폰에 부착해 놓으면 고리를 활용해 스마트폰을 손에 단단히 고정해 쓰거나 자체로 지지대 역할을 한다. 기본적인 활용성에 기기간 연결 편의성을 더한 것. 간단하지만 좋은 아이디어가 아닌가 생각될 정도다. 스마트폰 클램프도 활용성이나 편의성 측면에서 뛰어나다. 다만 집게의 두께가 생각보다 얇아 우리나라에서 흔히 쓰는 카드 수납형 스마트폰 케이스 사용자는 사용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점 참고하자.
DJI 마이모 앱을 활용한 연결과 사용성
연결성. 스마트폰에 DJI 마이모(MIMO)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굳이 이 앱을 설치 안 해도 쓸 수는 있다. 촬영이나 줌 스위치 등 연동이 필요한 일부 기능을 사용할 수 없을 뿐이다. 가급적이면 연동해 쓰는 것이 OM4의 참 기능을 대부분 활용하는 방법이다. 다만, 자체 애플리케이션에 카메라 기능을 불러오는 형태이므로 실제 스마트폰 카메라 성능을 제대로 쓰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참고로 갤럭시 노트20 울트라에서는 줌 기능이 제한(0.5배~8배만 활성)된다.
연결은 간단하다. 굳이 스마트폰의 블루투스 설정을 불러오지 않아도 앱에서 모두 사용 가능하다. 하지만 마이모 앱 내에서 기기 연동을 진행한다면 이 때 기기 등록이 함께 이뤄진다는 점을 인지하자.
OM4에서 개선된 것은 능동형 촬영 기능이다. 기존의 액티브 트랙(추적 측거) 3.0, 제스처 컨트롤(동작 인식 명령) 등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클론미(CloneMe) 파노라마와 다이내믹줌(DynamicZoom) 기능이 추가됐다. 촬영 재미를 주는 기능을 추가해 완성도를 높인 것이 돋보인다.
클론미 파노라마는 과거 카메라에서 다중노출 비슷하게 쓰이던 기능을 구현한 것이다. 한 공간에 다른 동작을 하는 나의 모습을 여러 장 촬영한 뒤 합성하게 된다. 다이내믹줌은 확대, 축소 기능을 활용한 효과 중 하나다. 히치콕 효과라고 부르는데 화면의 가장자리는 유지되는데 중앙의 피사체와 배경이 멀어지거나 가까워지는 느낌을 준다. 독특한 촬영 기법 중 하나로 잘 사용하면 극적인 표현이 가능하다.
기기를 다루는 것은 간단하다. 기본적으로 엄지 손가락으로 좌측의 방향 컨트롤러와 셔터, 기능 버튼을 쓰고, 검지로 기기 뒤에 있는 버튼(트리거)을 다루게 된다. 추가로 엄지를 활용해 기기 측면에 있는 줌 스위치를 쓸 수 있는데, 앞서 언급한 것처럼 조작이 조금 불편한 편이다.
방향키로는 짐벌의 상하좌우 축을 조절할 수 있으며, 기능(M) 버튼을 한 번 혹은 두 번 누르는 것으로 기기를 수직으로 회전하거나 수평 이동시킨다. 트리거 버튼은 한 번 누르면 대상 추적, 두 번 누르면 중앙 복귀 등의 기능을 한다. 파노라마나 기타 다른 기능을 쓰려면 스마트폰 터치나 동작 인식 기능을 활용하면 된다.
편의성 생각하면 OM4, 가격 생각하면 OM3
DJI OM4. 편의성과 촬영 기능을 개선해 완성도를 높인 스마트폰 짐벌 장비다. 스마트폰도 최근 광학식 혹은 전자식 손떨림 방지 기능이 탑재되기에 흔들림을 어느 정도 막아주지만, 짐벌은 세밀한 움직임까지 보정해주므로 안정적인 촬영에 큰 도움이 된다. 사진과 영상을 스마트폰으로 즉시 찍어 편집하거나 공유하고자 한다면 만족스러운 선택지가 될 전망이다.
그런데 아쉬운 점이 있다면 조작성이다. 지금 형태로도 편하고 직관적이지만, 조작 자체는 부자연스러운 면이 있다. 특히 측면에 있는 줌 스위치가 대표적이다. 버튼을 조금 더 높게 설계하거나 이 장치가 있는 부분에 경사를 만들어 손가락이 자연스레 닿도록 개선해준다면 좋겠다. 또한, 스마트폰 배터리 소모를 고려해 보조 배터리를 거치하는 공간을 마련하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외부 충전(USB-A)을 지원하지만, 그것만으로 부족함을 느낄 수 있으니 말이다.
마지막은 OM3와 OM4가 함께 판매된다는 점이다. 결과적으로 이야기하자면 편의성이냐 가격이냐의 문제로 접근할 수 밖에 없다. 공식 온라인 판매 홈페이지 기준 OM4와 OM3의 가격 차이가 적게는 1만 원, 많게는 4만 원 가량 발생하기 때문이다. 결국 소비자 선택의 몫이지만, 각각의 특징이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에 어느 것이 정답이라고 콕 집어 말하기 어렵다. 편의성에 여러 기능을 두루 쓰고 싶다면 OM4, 상대적으로 기능은 아쉽지만 가격적 매력이 있는 OM3를 선택하면 만족도가 높아질 듯하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