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텔레비전 스피커도 명품이 대세, 보스 사운드바 시리즈
[IT동아 남시현 기자] 우리는 소리의 방향, 음향을 명료하게 듣기 위해선 소리를 방출하는 지점과 듣는 지점이 일직선 위에 있어야 한다는 것을 상식처럼 여겨왔다. 물론 소리를 통해 정보를 얻는 것이 목표라면 이 논리는 유효하다. 하지만 음향을 즐기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면 소리가 정면을 향할 이유가 없다. 오히려 주변의 환경과 지형지물을 이용해 같은 소리도 독특하게 들리게끔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생각해보면 맛있는 요리도 접시위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것보다는, 작품처럼 장식된 것을 더욱 선호하지 않는가?
이에 음향기기 기업들은 음원의 해상력을 선명하게 표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독창적인 사운드 효과를 실현하는데 노력하고 있다. 이를테면 미국의 보스(BOSE)가 대표적이다. 보스는 1964년 아마르 보스(Amar Bose)에 의해 설립되었는데, 1965년 구매한 고급 스테레오 스피커 시스템이 라이브 공연의 사실감을 재현하지 못하는 데 실망하여 직접 음향학을 공부하고 스피커를 제조한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MIT(매사추세츠 공과대학) 전기공학 박사이자 엔지니어였던 그는 음향학에 탁월한 조예가 있었고, 반사된 음장에 대한 재현과 라우드 스피커 설계, 클래스 D 증폭기(D급 증폭기), 노이즈 캔슬링 같은 획기적인 음향 기술을 개발하며 보스를 세계적인 음향기기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지금도 보스는 ‘혁신은 새로운 도전자의 새로운 아이디어가 필요한 여정’이라며 제품 개발을 이어나가고 있다. 그래서인지 전통적인 음향 시스템을 넘어서, 최신 트렌드에 맞는 제품 서비스에 집중하는 편이다.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OTT(Over The Top, 인터넷 기반 콘텐츠 제공 서비스) 서비스가 떠오르면서 함께 주목받고 있는 ‘사운드바’도 이에 해당한다. 집에서 텔레비전으로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텔레비전에 투자하는 사람이 늘고, 자연스레 더 좋은 음향을 추구하다보니 사운드바에 대한 관심도 늘고 있는 것이다.
텔레비전의 사운드를 한 단계 더↑ 보스 TV 스피커
사운드바(Soundbar)란, 텔레비전의 음향 시스템을 대체하기 위한 목적으로 쓰이는 음향기기다. 텔레비전 감상 시 눈에 잘 띄지 않도록 하단에 가로로 배치하고, 긴 형태로 되어 있어 좌우 음향이 깔끔하게 나뉜다. 특히, 텔레비전 콘텐츠에 맞게 돼 있는 제품군이기 때문에 음장 효과와 출력에 따라 제품 수준이 나뉜다. 이미 오래전부터 다양한 제조사가 사운드바를 선보여왔지만, 보스는 사운드바 시장을 리드하고 있는 입장이다. 사용자의 활용도에 따른 제품군도 많이 보유하고 있으며, 음향 효과나 기술력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라서다. 최근에는 소형 제품군인 보스 TV 스피커(Bose TV Speaker)를 추가하면서 더욱 더 다양한 선택권을 제공하고 있다.
보스 TV 스피커는 보스 제품군 중 소형 사운드바에 속하지만, 대각 방향으로 구성된 2개의 풀레인지(전대역) 드라이버와 고음부를 맡은 센터 트위터를 통해 균형 있는 스피커 구성을 갖추고 있다. 제품 크기는 높이 55.8mm에 길이 594.3mm, 폭 101.6mm로 32인치~55인치 텔레비전과 잘 어울린다. 물론 유선 연결을 통해 보스 베이스 모듈 500 및 700과 호환되기 때문에 더 큰 텔레비전과 활용해도 부족함이 없다.
상판은 무광 재질로 되어있고, 측면은 표면 처리된 금속제 그릴을 사용해 고급스러움을 더한다. 제품 동작은 전면 기준 좌측의 LED 인디케이터, 그리고 리모컨을 결합해 사용하는 것이 기본이다. 기능 측면에서는 돌비(Dolby) 디지털 디코딩이 내장돼 돌비 지원 콘텐츠에 대응하며, 대화 모드를 통해 음성 해상력을 집중적으로 향상시켜 들을수도 있다.
본격적인 사운드바 + 베이스 조합, 보스 사운드바 500
보스 사운드바 500(Bose Soundbar 500)은 풀레인지와 트위터, 별도 구성의 베이스 모듈 정도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음향기기에 적당히 투자하겠다고 마음먹은 사용자를 위한 제품군이다. 앞서 보스 TV 스피커보다도 얇은 44.45mm 높이에 길이 800mm, 폭 102mm로 낮고 긴 제품이며, 전용 브라켓을 활용해 벽걸이형 TV 아래 장착할 수도 있다. 제품 내부에는 독자 규격의 드라이버가 적용돼 텔레비전 내장 스피커를 가뿐히 상회하는 사운드를 제공하고, 사운드 바 내부의 오목한 포트를 통해 공기흐름을 개선하여 체감할 정도로 느낌있는 저음을 제공한다.
중저음에서 발생하는 특유의 베이스 감각은 보스 베이스 모듈 500이 생성한다. 보스 베이스 모듈 500은 여타의 베이스 모듈 치곤 작은 사이즈지만, 중간에 공간이 띄어져있는 독특한 디자인을 통해 여느 우퍼와는 또 다른 느낌을 중저음 감을 형성한다. 반드시 우퍼가 정면, 혹은 인클로저에서 생성될 필요가 없구나 하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특히 보스 고유의 어댑트아이큐(ADAPTiQ) 음향 교정 기능이 적용돼 설치 장소와 모양, 높이 등에 최적화된 사운드를 출력하는 기능까지 포함돼있고, 애플 에어플레이나 보스 뮤직 앱을 활용해 폭넓은 호환성을 제공한다.
온전한 음향 시스템 구축을 꿈꾼다면, 보스 사운드바 700
보스 사운드바 700(Bose Soundbar 700)과 베이스 모듈 700(Base Module 700), 서라운드 스피커 세트는 충분한 완성도를 갖춘 시스템 오디오를 꿈꾸는 이들을 위한 제품이다. 원래 사운드바에 포함되는 풀레인지 드라이버는 저음부터 고음까지 전부 소화할 수 있다. 하지만 넓은 부분을 소화해야하는 만큼, 부족한 구간이 생길 수 밖에 없어서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다른 트위터나 우퍼 등의 장치들을 함께 사용한다. 그렇다고 스피커를 무작정 늘릴 수는 없는 노릇인데, 이를 적절히 조율한 것이 바로 보스 사운드바 700이다.
보스 사운드바 700은 높이 57mm 길이 978mm, 폭 108mm로 긴 편이다. 프리미엄 급 제품 답게 앞서 두 제품과 다르게 본품과 베이스 모듈 모두 강화유리로 장식돼있다. 내부에는 디자인에 맞게 맞춤 설계된 드라이버가 적용돼있고, 내부 공기 흐름을 원활하게 하는 콰이어트 포트와 방향을 띠는 지향성 사운드를 생성하는 페이즈 가이드 기술이 적용돼 확연히 다른 음장감을 제공한다. 여기에 보스 베이스 모듈 700과 서라운드 스피커까지 가세한다. 베이스 모듈은 무선 연결을 통해 손쉽게 설치할 수 있고, 꽉찬 내부 구성에서 퍼지는 깊은 중저음이 인상적이다.
마지막으로 사운드바와 우퍼가 생성하는 음향에 서라운드 스피커를 더해 완성도를 더 끌어올릴 수 있다. 서라운드 스피커를 활용하면 음원에 나타난 음장감을 더욱 현실성 있게 체감할 수 있다. 마치 극장에서 스피커가 전면 뿐만 아니라 상단과 후면에도 배치된 것과 같은 이치다.
비슷한듯 다른 TV스피커·사운드바 시리즈, 구성 차이는?
구체적인 제품 사이즈를 살펴보자. 스피커바 사이즈 비교에는 LG전자의 65형 텔레비전인 올레드 갤러리(OLED65GXKNA)와 비교했다. 사진상으로 좌측 상단에 있는 제품이 길이 594.3mm인 보스 TV 스피커다. 65형 TV와 비교해선 상당히 작은 편이지만, 32~55형 텔레비전이라면 부족함 없는 크기다. 길이 800mm인 보스 사운드바 500과 베이스 모듈 500의 조합은 65형 텔레비전에 딱 맞는 느낌이다. 충분한 볼륨과 베이스의 음압을 느끼면서도, 균형감 있는 배치가 가능하다.
길이 978mm인 보스 사운드바 700과 베이스 모듈 700, 그리고 서라운드 스피커 조합은 65형부터 가정용으로는 최대 크기인 80인치 제품과 조합해도 손색이 없다. 애초에 80인치 대 텔레비전을 한눈에 볼 경우라면 그만큼 공간이 확보된 상태일텐데, 그에 맞는 풍부한 사운드, 그리고 거리감으로 인해 부족할 수 있는 음장감을 서라운드 스피커로 확보하는 조합을 기대할 수 있다.
세 제품 간 음향에 따른 차이는 있지만, 외부 입력 인터페이스는 세 제품 모두 큰 차등이 없다. 보스 TV 스피커는 ARC 지원 HDMI 포트와 광단자용 S/PDIF 단자, 유선 입력을 위한 AUX IN, 업그레이드용 USB 포트와 베이스 연결용 포트, 전원 단자로 구성된다. 사운드바 700은 전원 단자와 HDMI, 광단자, 서비스 단자는 동일하며, 여기에 유선 인터넷용 포트와 어댑트아이큐, 베이스, IR 연결용 포트가 추가돼있다. 사운드바 700 역시 사운드바 500과 동일한 인터페이스 구성에 데이터 전용용 단자가 추가돼있는 식이다.
세 제품의 공통된 특징은 바로 HDMI-ARC 적용이다. HDMI-ARC란, 사운드바와 텔레비전을 HDMI 단자를 통해 연결하는 방식이다. 텔레비전과 사운드바 모두 HDMI-ARC로 연결될 경우, 사운드바는 자동으로 외부입력장치에 대한 사운드도 재생한다. 즉 텔레비전을 활용해 재생되는 셋톱박스나 콘솔 게임기, 컴퓨터 등을 연결한 상태에서도 별도 조정 없이 사운드가 출력된다는 의미다.
세 제품에서 가장 차이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은 리모컨이다. 보스 TV 스피커는 기본적인 전원과 블루투스, 외부 입력, 볼륨과 베이스 기능을 통해 기본 기능에 충실하다. 사운드바 500은 기본 기능에 여섯 개의 사전 저장된 프리셋을 바로 불러올 수 있다. 그런데 보스 사운드바 700은 사운드 제어는 물론, 여러 텔레비전 및 셋톱박스를 하나로 통제할 수 있는 ‘유니버설 리모콘’을 기본으로 제공한다. 유니버설 리모콘은 부드러운 촉감의 실리콘으로 덮여있고, 활성 시 LED 백라이트가 점등돼 어두운 경우에도 버튼을 식별할 수 있다. 또한 적외선 동작이 아닌 블루투스로 동작하기 때문에 인식률이 훨씬 좋다.
연결 가능한 장치는 애플 TV나 엑스박스, 플레이스테이션 같은 콘솔 기기, DVD 플레이어 등등 다양하며, 국내에서 통용되는 셋톱박스 역시 일부에 한해 지원한다. 만약 HDMI-ARC로 연결돼있다면 별도 조율 없이도 텔레비전 리모컨을 대체한다.
음질에 관한 평가는 주관적이다. 하지만 보스는 가능한 보편적인 사용자 층을 만족시킬 수 있는 사운드, 그리고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음향 효과 실현에 집중해온 브랜드다. 극장 특유의 박진감 넘치는 음향 효과를 선호한다면 보스 제품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음장감 역시 자연스럽게 맞을 것이다. 세 제품 중 가장 작은 제품인 보스 TV 스피커만 하더라도, 풀레인지 드라이버임에도 정면 기준으로는 분명히 느낄 만큼의 베이스를 갖춘다. 음량이 크지 않은 상태에서도 충분히 베이스가 강조되는 느낌이며, 작은 크기임에도 사운드 출력은 거실 유리창이 울릴 정도까지 올라간다. 음원 표현력은 세부적인 부분이 베이스에 감춰지는 편이지만, 거시적인 맥락은 더 잘 와닿는다. 작지만 단단하고 균형감 있는 느낌이다.
사운드바 500과 700은 큰 크기에 따른 음향 분리와 음향 효과가 두드러진다. 앞서 보스 TV 스피커보다는 확실히 좌우가 나뉘어 있고, 단순히 정면 기준이 아닌 다각적으로 귀에 꽂히는 느낌이다. 막히지 않고 뻥 뚫린 느낌으로 전달된달까. 게다가 두 제품 모두 티비 내장 스피커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볼륨을 키울 수 있어 영화나 음악 감상에서의 몰입감도 만족스럽다. 베이스 모듈 역시 거실을 곧바로 블록버스터 급 영화관에 있는 듯한 박진감을 주고, 무지향성 느낌으로 베이스가 울려퍼진다. 하지만 두 가지 단점이 있다. 베이스 모듈의 스피커 드라이버가 수직을 향하기 때문에 층간 소음 문제가 있을 수 있다. 또한, 볼륨 대비 베이스가 낮게 잡혀 있어 층간 소음 걱정이 없는 수준의 볼륨에서는 베이스를 느끼기 쉽지않다. 따라서 보스뮤직 앱(Bose Music)을 활용해 베이스 모듈의 반응을 키우는 것이 권장된다.
가격과 청음 환경에 따라 다양한 선택 가능해
보스 사운드바 시리즈의 장점은 가격에 따른 선택권이 명확하다는 점, 그러면서도 등급 차이에 따라 제품 성능에 차별을 두지 않았다는 점이다. 보스 TV 스피커를 샀다고 해서 사운드바 700에 비해 완성도가 떨어진다기보다는, 단순히 용도에 따라 크기나 구성이 다른 정도다. 보스 TV 스피커 또한 500/700 베이스 모듈과 연동할 수 있고, 사운드바 500도 서라운드 스피커와 조합할 수 있는 식이다. 베이스 모듈이나 서라운드 스피커를 원하는대로 조합하면 된다. 게다가 사운드바가 아닌 다른 보스 블루투스 스피커나 보스 노이즈 캔슬링 700 헤드폰을 심플싱크(SimpleSync)로 함께 연동해서 쓸 수 있다.
세 제품 중 크기가 작은 보스 TV 스피커는 32만 원대 가격으로, 여타의 휴대용 블루투스 스피커와 비교해도 가격이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블루투스 등을 연결해 TV는 물론 가정 내 기본 스피커로 쓰는 경우에도 부족함이 없다. 만약 30만 원대의 거치형 스피커를 찾는다면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보스 사운드바 500 / 700은 각각 60만 원대, 90만 원대 후반이며, 여기에 베이스 모듈을 포함하면 각각 110만 원대, 160만 원대 중반까지 가격이 나간다. 서라운드 모듈까지 합친다면 40만원 정도 추가된다. 보스 TV 스피커가 캐주얼하게 사용하는 경우라면, 보스 사운드바는 검증된 사운드 시스템을 구축하고 싶은 사용자를 위한 제품군이라서다. 55인치 이상 텔레비전을 위한 음향 시스템이라면 생각해볼만한 가격대다.
집에서 노는 인간, 홈루덴스(Home+Ludens)가 시장의 큰 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홈루덴스로 손꼽히는 소비자들은 작년까지만 해도 큰 비중을 차지하진 않았다. 하지만 코로나 19로 인해 사회 구성원 전체가 홈루덴스가 되면서 집 안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여파가 길어질 것 같은 요즘, 괜찮은 사운드 시스템에 투자해보는건 어떨까.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