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통해 아마존에 맞선다
[IT동아 김영우 기자] IBM은 올해로 창립 109년을 맞이한 ICT(정보통신기술) 업계의 큰손이다. 메인프레임(기업용, 전문가용 대형 컴퓨터)의 개념을 정립했으며, PC(개인용 컴퓨터)의 표준을 만든 것도 IBM이다. 그리고 슈퍼컴퓨터 분야에선 정상급의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지금도 전통적인 온프레미스(On-premise, 사내구축형) 형태의 기업용 IT 시스템 분야에선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IBM에게도 ‘아픈 손가락’이 있다. 바로 클라우드 분야다. 최근 다수의 기업들이 자사의 IT 생태계를 클라우드 환경으로 이전하고 있는 상황이며 새로운 강자들이 이 시장을 이끌고 있다. 특히 퍼블릭(개방형) 클라우드 분야에서는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마이크로소프트 애저(Azure)가 1위와 2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IBM은 5위 전후에 머무르고 있다.
물론 IBM에게 기회가 없는 건 아니다. IBM 자체의 기술력과 노하우는 세계 최고 수준이며, 무엇보다도 IBM 스스로가 자사의 상황을 잘 파악하고 있다는 있다는 점이 희망을 가지게 한다. 지난 13일, 미국의 CNN은 올해 초 IBM의 CEO에 오른 아르빈드 크리슈나(Arvind Krishna) 회장의 메시지를 보도하며 IBM의 향후 클라우드 전략에 대해 자세히 소개했다.
전통적인 형태의 IT 비즈니스가 노후화되면서 IBM은 새로운 경쟁자들에게 주도권을 넘길 우려가 있었으나 IBM 스스로의 혁신을 통해 기회를 만들고 있다고 이 매체는 보도했다. 특히 다양한 형태의 IT 생태계가 조합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hybrid cloud)’에 힘을 기울임으로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는 기존의 온프레미스 뿐 아니라 퍼블릭 클라우드, 프라이빗 클라우드 등의 다양한 플랫폼을 동시에 운용할 수 있다. 이는 특히 IBM이 오랫동안 지원해온 전통적인 고객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지다. 이러한 기업들은 이미 대규모의 자체 전산망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이들 중에는 금융이나 항공 등과 같이 규제나 보안이 극히 엄격한데다 아주 자그마한 장애에도 치명적인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업계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았다. 클라우드 전환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다는 의미다.
하지만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플랫폼을 사용하면 기업은 기존의 하드웨어 및 애플리케이션을 계속 사용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상당부분의 업무를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것도 가능하므로 높은 유연성을 제공할 뿐 아니라, 인공 지능과 같은 새로운 기술의 도입에도 유리하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를 비롯한 악재, 그리고 전반적인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인해 IBM의 수익은 6 월 분기에 전년 대비 31 % 감소했다. 다만 IBM은 이러한 상황이 오히려 기업의 클라우드 전환을 가속화하여 새로운 기회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IBM은 최근 자사의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이용하는 기업의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10억 달러를 새로 투자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IBM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가 향후 2년 동안 1조 2천억 달러의 시장 기회를 보여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