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없이 포문 연 '네이버 장보기', 상대는 쿠팡+마켓컬리
[IT동아 남시현 기자] 네이버가 ‘동네시장 장보기’ 서비스를 확대해 본격적인 온·오프라인 물품 배달 시장에 진출한다. 네이버 쇼핑 동네시장 장보기는 작년 7월부터 동네 시장 상권을 살리기 위한 취지로 시작한 사업으로, 전통시장 상품을 주문하면 현장의 도우미가 물품을 골라 2시간 이내 집 앞으로 배달해준다. 현재까지 서울·경기 및 경남 일부 지역을 비롯한 전통 시장 32곳을 대상으로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는데, 여기에 홈플러스와 GS 프레시몰, 농협하나로마트와 백화점 및 특가 판매자까지 가세한다.
이용 방법은 말 그대로 온라인 장보기다. 네이버 장보기 내에 입점한 몰을 방문하여 본인이 구매할 물건을 고르고, 원하는 배송 시간에 맞는 배송비를 함께 결제하면 된다. GS 프레시몰은 당일 배송은 물론 오전 1시~7시 사이 새벽 배송까지 진행하며, 홈플러스와 농협 하나로 마트도 가까운 지점에서 당일배송을 실시한다. 아울러 백화점 식품관과 전국 택배로 배송되는 특가 창고까지 있어 시장에서 구매할 수 있는 거의 모든 물건을 온라인 쇼핑으로 구매할 수 있다. 지금까지 이와 비슷한 서비스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코로나 19로 인해 마트나 백화점, 전통시장 등 다중이용시설을 꺼리는 사람들에게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성공적인 스타트를 끊었다.
신선상품 새벽 배송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마켓컬리, 1년 365일 로켓배송으로 고정 사용자층을 확보한 쿠팡은 바짝 긴장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네이버 쇼핑 자체가 워낙 큰 생태계인 데다가, 최근 네이버 통장과 네이버 페이를 통한 추가적립을 쏟아붓고 있어서다. 소비자 입장에서 식료품같은 고정지출을 네이버 통장과 엮은 네이버 페이로 지출하는 것이 이득이라고 판단되면, 충분히 넘어갈 수 있다. 게다가 네이버 장보기 자체가 실시간 검색어를 통한 유입, 네이버 자체 광고 유입 등으로 인해 잠재고객들이 경쟁 플랫폼과 비교 없이 곧바로 네이버로 가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소비자나 전통시장 입장에서는 나쁠 것이 없다. 기본적으로 코로나 19로 인해 대면 거래가 어려운 상황에서, 쿠팡이나 마켓컬리가 취급하지 않는 전통시장 물건을 온라인 거래로 구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네이버 장보기를 통해 자주가는 떡집의 당일 망개떡을 한 팩 3천 원에 사고, 풍미가 그득한 방앗간 참기름도 클릭 한번이면 구할 수 있으니 말이다. 게다가 새로운 경쟁자의 등장으로 인해 다른 플랫폼과의 비교가 가능해졌고, 그만큼 소비자 선택권도 넓어졌다.
실제로 제품 결제단계까지 진행해 네이버 장보기 적립 포인트를 계산해보았다. 네이버 멤버십 플러스에 가입했다면 추가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충전 포인트 결제 2.5%, 네이버 페이 구매 1% 적립, 수령 후 리뷰 등을 통해 다양한 포인트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홈플러스 장보기를 통해 53,800원을 구매했을 때 기본 적립되는 포인트, 리뷰 포인트를 합치면 약 4%인 2,242원을 돌려받는 것으로 나온다. 참고로 홈플러스를 방문해 자체 멤버십인 마이홈플러스로 포인트를 받으면 구매 금액의 0.1%인 53원을 돌려받는다.
현재 네이버 장보기는 시범운영 기간인 베타테스트 단계로, 서비스 결과를 바탕으로 보완하여 향후 정식 서비스에 돌입한다. 하지만 기존 전통시장을 제외하고, 대형 유통업계는 GS와 홈플러스, 농협만 참여하고 있다. 온라인 유통으로 활로를 모색할 순 있지만, 포인트 측면에서는 독이 든 성배가 될 여지도 있다. 네이버 장보기를 통한 IT기업과 유통업계의 협업 사례가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