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두께 19.9mm에 OLED를 담다, LG 올레드 갤러리 65형
흑백 브라운관 텔레비전에서부터 롤러블 OLED까지 진화해왔지만, 텔레비전이 주거공간의 중추적 가전인 점은 변하지 않았다. 우리는 텔레비전을 통해 기본적인 외부 소식을 접하고, 다양한 시각 정보를 전해 듣는다. 하지만 버글스가 ‘Video killed the Radio Star’를 통해 라디오 시대의 황혼을 풍미했던 것처럼, 인터넷이 비디오 스타를 죽이면서부터 비디오 시대를 이끈 텔레비전의 입지도 크게 변하고 있다. 더 이상 케이블 방송을 수신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폭넓은 콘텐츠를 모두 담으면서 가정 내 사물인터넷 허브 역할까지 할 수 있도록 변하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텔레비전을 비롯한 다양한 가전을 취급하는 기업에겐 큰 기회가 된다. 텔레비전만 제조하는 기업이라면 콘텐츠 재생 이상의 기능을 기대하기 어렵지만, 다른 가전을 통해 사물인터넷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는 브랜드라면 그 이상의 활용도를 창출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2019년 LG전자가 공개한 ‘인공지능 홈보드’가 좋은 예다. 인공지능 홈보드는 LG 씽큐(ThinQ) 가전은 물론 OCF(Open Connectivity Foundation) 인증을 받은 사물인터넷 기기를 모두 연동할 수 있다. 텔레비전에 독자적인 운영체제를 탑재하고, LG의 폭넓은 가전 생태계가 있기에 가능한 기능이다. 그러면서도 텔레비전 자체의 성능도 놓쳐선 안될 점인데, LG전자의 OLED65GXKNA(이하 올레드 갤러리 TV)를 통해 2020년 형 텔레비전의 현주소를 확인해보자.
3세대 인공지능 알파9 탑재, LG전자 올레드 갤러리 TV
LG전자 올레드 갤러리 TV는 화면 크기에 따라 대각 138cm인 55인치, 대각 163cm인 65인치, 대각 194cm인 77인치 세 가지 모델로 나뉜다. 해상도는 FHD(1,920x1,080)보다 4배 큰 울트라 HD(3,840x2,160) 해상도를 지원해 고해상도 영상 및 이미지 감상에 최적이다. 여기까지만 보면 일반 텔레비전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올레드 갤러리의 가장 큰 특징은 OLED 패널 기반의 텔레비전이라는 것. OLED(Organic Light-Emitting Diode)란, 유기발광다이오드의 약자로 각 소자가 자체적으로 발광하는 특성이 있어 명암비와 표현력이 월등해 차세대 디스플레이 소자로 손꼽힌다. 백라이트의 도움을 받아 화상을 표현하는 LCD와 다르게 화소가 직접 빛을 발하고 있는 상태라서 LCD처럼 측면에서 바라볼 때 화질이나 명부가 왜곡되는 현상 역시 거의 없다.
물론 OLED의 개념만 놓고선 OLED의 특징을 쉽게 이해하기가 어렵다. 일반적으로 LCD는 스스로 발광할 수 없기 때문에 뒷면에 백라이트(후면광)가 배치되고, 그 빛이 액정을 투과하면서 빛을 낸다. 따라서 LCD 구조는 필연적으로 검은색을 표현하는 경우에도 검은색을 흐릿하게 표현한다. 반면 OLED는 소자 자체가 빛을 내기 때문에 백라이트가 없고, 검은색을 표현하는 경우 소자를 꺼버려서 표현한다. 따라서 검은색을 표현할 때 LCD처럼 뿌연 느낌 없이 짙은 검은색을 표현한다.
이같은 특징은 명암비라는 수치로 확인할 수 있다. 명암비란, 패널이 낼 수 있는 가장 밝은 명부와 어두운 색을 표현하는 암부의 밝기를 대비로 명시한 수치다. 통상적으로 TN, IPS 패널의 명암비는 1:1,000~1,200 수준이며, VA 패널이 1:3,000~6,000 정도를 낸다. 암부나 명부 간 대비가 VA패널이 앞선다는 의미다. 그런데 OLED의 명암비는 1:무한대로 기재한다. 암부 자체가 발광하지 않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명암비는 무한대에 가깝다. 따라서 OLED로 영상을 감상하면 일반 LCD보다 훨씬 깊이감 있는 화상을 볼 수 있다.
올레드 갤러리 65형 모델의 스탠드를 제외한 상태에서의 폭은 1,446mm, 높이 829mm, 그리고 두께가 19.9mm에 불과하다. 무게는 스탠드 포함 시 30.5kg이다. 두께가 2cm를 넘지 않는다는 것은 올레드 갤러리 고유의 특징이다. 최근 출시되는 평면형 텔레비전은 의외로 후면부가 두꺼운 경우가 많다. 혹은 윗 부분은 얇지만, 아래쪽에 AD 보드를 수납할 수 있도록 튀어나온 부분이 있기도 하다. 이런 제품은 벽걸이로 했을 때 측면에서 볼 때 다소 산만한 느낌을 준다. 허나 올레드 갤러리는 후면부 두께를 전체적으로 2cm이므로 벽걸이 형태로 장착했을 때의 밀착감이 대단하다. 또한 후면 벽걸이를 장착했을 때 따로 벽걸이 브라켓이 수납될 수 있도록 홈이 있기 때문에 측면에서 스탠드도 보이지 않는다. 사실상 액자를 걸어놓은 느낌을 준다는 점에서, 이 제품이 갤러리인 것이다.
외부입력 단자도 다양한 조건에 맞도록 돼 있다. 후면부는 벽밀착 벽걸이 사용 시 케이블이 외부로 드러나지 않도록 홈이 파여있고, 케이블 장착 후 덮개로 덮을 수 있다. 후면부 아래 방향으로는 UHD TV 안테나 입력과 안테나/케이블 입력, 네트워크 연결을 위한 LAN 단자, 최대 4K 120Hz까지 지원하는 4개의 HDMI 포트, 사운드 입출력을 위한 S/PDIF 단자, 3.5mm 오디오 단자가 배치돼있다. HDMI 2번 단자는 eARC/ARC를 지원하는데, 이 포트는 외장 스피커와 연결 시 다른 외부입력을 연결해도 ARC로 연결된 스피커가 출력토록 지원하는 기능이다.
측면에는 USB 포트 3개. 그리고 IR 블라스터 단자가 있다. IR 블라스터는 적외선 인식으로 동작하는 다른 외부 장치를 제어할 때 필요한 단자며, IR 블라스터 케이블을 연결해 통합 리모컨으로 제어할 수 있다.
제품에 대한 제어는 20년식 인공지능 리모컨과 자체 기능으로 이뤄진다. 인공지능 리모컨은 사용자의 리모컨 위치를 인식해 화상에 마우스를 띄워주며, 이를 활용해 메뉴 선택은 물론 화상키보드 입력을 통한 검색 기능까지 활용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설정 메뉴에서는 영상, 음량, 채널, 연결, 일반, 접근성, 고객지원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다. 세부 설정은 메뉴 진입 후 차례대로 기능을 선택하면 된다.
자체 운영체제 ‘Web OS’가 제공하는 폭넓은 확장성
최근 출시되는 텔레비전은 단순히 화상 감상 기능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최근 떠오르기 시작한 OTT 서비스나 유튜브는 물론, 콘솔 게임기나 컴퓨터 연결, 저장 장치나 외부 기기 연결까지 빠짐없이 지원해야 한다. LG전자는 여기에 한술 더 떠서 LG전자 씽큐(ThinQ) 및 사물인터넷 기기를 연동하는 인공지능 홈보드까지 녹여넣었다. 원활한 활용을 위해서는 먼저 네트워크 연결이 선행되어야 한다. 네트워크는 후면 LAN 포트에 LAN 케이블을 꽂거나, 장치 설정을 통해 와이파이를 연결하면 된다.
시험 삼아 넷플릭스를 실행해보았다. 넷플릭스 이용 시 본인 계정이 필요하며,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인공지능 리모컨으로 입력해야 한다. 다소 번거롭지만 한 번 입력한 이후에는 로그오프 할 때까지 로그인이 유지된다. 계정 정보를 입력하고 넷플릭스로 진입하면 넷플릭스 웹페이지와 비슷하지만, 더 크고 보기 좋은 화상이 뜬다. 인공지능 리모컨의 마우스 기능과 휠, 방향키 버튼을 활용해 감상할 콘텐츠를 선택하면 된다. 유튜브를 비롯한 다른 서비스 역시 리모컨을 기반으로 PC 화면처럼 제어할 수 있다.
ThinQ 인공지능 홈보드를 활용한 가정 내 사물인터넷 기기 제어도 특징이다. 인공지능 홈보드는 가정 내 ‘Smart ThinQ™’ 이라고 적힌 LG전자 사물인터넷 가전 혹은 OCF(Open Connectivity Foundation) 인증 사물인터넷 기기를 LG 올레드 갤러리와 엮는 기능이다. 말 그대로 집안 내 사물인터넷 기기 현황과 상태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제어판으로 보면 된다.
인공지능 홈보드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가전과 텔레비전을 연결해야 하며, 같은 공유기 네트워크 범위 내에 있어야 한다. 장치 추가 방법은 제품마다 다르지만, 세탁기나 건조기는 ‘원격제어 Wi-Fi 버튼을 3초간 눌러서 검색 모드로 진입한 후 연결하고, 냉장고 역시 *Wi-Fi 버튼을 눌러서 검색한다. 이 과정에서 제품 모델명이나 시리얼 넘버를 입력하면 본격적으로 인공지능 홈보드로 기기를 제어할 수 있다. 제어할 수 있는 기능은 기기마다 다르며, 세탁기라면 세탁을, 냉장고라면 온도제어나 수납 품목 확인 등을 할 수 있다.
해당 메뉴에서 사물인터넷 가전만 제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모바일 기기 연동이나 애플 에어플레이 연결, 외부 기기 스피커 연결도 확인할 수 있고, TV 및 외부입력 역시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집안 내 사물인터넷이 많고, 텔레비전에 연결된 기기가 많을수록 활용도가 높을 것이다.
디자인, 성능, 활용도, 그 무엇도 빠지지 않아··· 가격만 빼고
LG 올레드 갤러리는 55/65/77인치 대화면의 선택지가 주어지고, 또 벽걸이로 달았을 때 벽과 하나 된 일체감을 보이는데 집중한 제품이다. 울트라 HD의 고화질과 OLED 고유의 무한대 명암비 역시 강점이다. 관건은 가격이다. LG 올레드 갤러리 65인치 모델의 스탠드 가격은 450만 원대, 벽걸이 기준 500만 원대로 같은 크기의 LG OLED(OLED65C9ENB)보다도 거의 2배는 비싸다. 제품 후면의 두께를 균일하게 만드는 과정이 쉽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기존 벽걸이형 텔레비전의 산만한 측면을 깔끔하게 해소한다는 점은 분명한 장점이다. 더 높은 가격을 주고 완벽한 인테리어를 추구할지, 가격대비 성능비를 추구하는 OLED 텔레비전을 구매할지는 온전히 소비자 선택에 달렸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