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실속파 게이밍 노트북, 에이수스 ROG 스트릭스 G512
[IT동아 김영우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외출을 삼가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게임을 즐기는 시간 역시 늘어났다고 한다. 다만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PC방을 가기도 꺼려진다. 게이밍 PC의 판매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요즘 주목할 만한 건 ‘이동 가능한 PC방’을 표방하는 게이밍 노트북이다. 몇 년 전 까지만 해도 게임은 당연히 데스크톱이라고 생각했지만 최근 노트북용 CPU나 GPU의 성능이 크게 향상되면서 상황은 바뀌었다.
다만 문제는 가격이다. 노트북은 데스크톱에 비해 작고 전력 소모가 적으면서도 고성능을 내는 특별한 부품을 이용해야 하기에 비슷한 성능의 데스크톱에 비해 비싸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100만원대 게이밍 노트북도 있긴 하지만 이런 제품은 성능이나 디자인이 미흡한 경우가 많다.
에이수스(ASUS)의 게이밍 노트북인 ROG 스트릭스(STRIX) G512(이하 G512)는 10세대 인텔 코어 i7 프로세서에 엔비디아 지포스 그래픽을 비롯한 준수한 성능을 제공하면서 감각적인 디자인 및 양호한 냉각구조를 갖춘 제품이다. 게이밍 노트북으로서의 핵심 기능을 대부분 제공하면서 100만원대 초중반에 구매 가능한 이 제품의 면모를 살펴보자.
실속 챙기며 개성 가미한 제품 외형
에이수스 G512의 외부는 마그네슘 합금이나 알루미늄과 같은 고가의 재질이 아닌 플라스틱으로 구성되었다. 고급스러운 느낌은 좀 떨어지지만 상판에 고광택의 ROG 로고를 큼직하게 넣었고 제품 표면에 헤어라인 무늬를 가미해 나름의 개성을 표현했다. 그리고 키보드 및 본체 하단 테두리에 다양한 색으로 빛나는 RGB LED를 단 점도 눈에 띈다.
무게가 2.39kg으로 묵직한 편이고 본체 두께 역시 2.58cm로 아주 얇은 편은 아니다. 하지만 고성능을 표방하는 게이밍 노트북으로서는 평균적인 수준이며, 상시휴대는 어렵더라도 간혹 가방에 넣고 이동하는 정도의 용도로는 큰 불편이 없다.
게이밍에 적합한 144Hz 화면과 RGB 키보드 탑재
화면은 15.6인치의 크기에 1920 x 1080 풀HD급 해상도를 갖췄다. 4K UHD급 해상도를 지원하지 않는 점을 아쉬워할 수도 있겠으나 해상도가 너무 높으면 게임 구동능력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 정도가 적당하다. 그리고 광시야각을 지원하므로 상하좌우 방향에서 보더라도 이미지의 왜곡이 없으며 광시야각 패널로서는 빠른 편인 3ms의 응답속도를 갖춘 점도 게이밍 노트북에 적합하다.
화면의 갈라짐이나 응답지연을 줄이는 G싱크 같은 일부 고급기능은 지원하지 않지만 144Hz의 매우 높은 주사율(1초당 화면 이미지 전환 수)로 위와 같은 단점을 상쇄 가능하다. 60Hz 주사율의 일반 모니터에 비해 한층 부드러운 움직임을 느낄 수 있고 잔상 발생도 억제했다. 다만 다른 노트북에서는 흔히 보이는 웹캠(카메라)은 달려있지 않다. 키보드는 전체 N키 롤오버 및 안티 고스팅 기술을 지원, 동시에 여러 키를 눌러도 정확하게 인식한다. FPS 게임을 할 때 주로 쓰는 WASD키를 별도의 투명 키캡으로 구성해 눈에 띄며 전체 키에 RGB 백라이트를 넣어 시각적인 만족도도 높였다.
그리고 풀사이즈 키보드와 달리 키보드 오른쪽에 숫자 패드가 없다. 대신 키보드 하단 터치패드가 숫자패드의 기능을 대신한다. 평상시엔 일반적인 키보드 커서 이동용 터치패드로 쓰다가 패드의 우측 상단을 누르면 숫자패드가 모습을 드러낸다. 키보드의 각 키를 여유롭게 배치하면서 숫자패드 기능도 쓸 수 있는 구성이다.
게임 최적화 인터페이스 배치, 냉각 구조도 무난
각종 외부 연결 인터페이스는 본체 좌측과 후면에 모여 있다. 좌측면에 3개의 USB(3.0) 포트와 음성 입/출력 포트가 달려있으며 후면에는 유선 인터넷 연결용 기가비트 유선랜 포트, 외부 디스플레이 연결을 위한 HDMI(2.0) 포트, 그리고 최근 이용빈도가 높아지고 있는 USB 타입C(3.1) 포트 및 전원 연결 포트가 달려있다. 본체 우측면에는 포트가 전혀 없는데, 마우스 이용 시 커넥터 등이 방해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썬더볼트3와 같은 고급 인터페이스는 없긴 하지만 이용상 큰 문제는 되지 않을 것 같다.
그리고 내부의 열을 배출하기 위한 열 배출구는 대부분 본체 후면 및 키보드 상단 부분에 위치하고 있다. 본체 좌측 및 우측에 손을 두고 게임을 즐기더라도 열기를 뒤집어쓸 일은 없겠다. 그리고 게임을 오래 하면 다소 열기와 냉각팬 소음이 느껴지긴 하지만 게임을 할 때 손을 주로 올려두는 WASD키 주변은 상대적으로 발열이 높지 않은 편이다. 이 정도면 전반적인 냉각 구조는 잘 만들어진 것 같다.
양호한 내부사양, 확장성도 좋은 편
내부 사양은 세무 모델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이번 리뷰에 이용한 ROG 스트릭스 G512LI-HN065 모델의 경우, 10세대 인텔 코어 i7-10750H 프로세서에 8GB의 DDR4 시스템 메모리(RAM), 그리고 512GB의 SSD(M.2 NVMe)에 지포스 GTX1650Ti 그래픽카드를 갖췄다.
코어 i7-10750H 프로세서는 6개의 물리적 코어에 12개의 논리적 코어를 갖추고 있어 다중작업에 유용하며, 평상시엔 2.6GHz로 구동하다가 발열과 전력소비를 억제하다가 고성능이 필요한 순간에는 최대 5GHz로 동작속도를 높여 처리 효율을 향상시킨다.
그리고 지포스 GTX1650Ti 그래픽카드는 ‘배틀그라운드’와 같이 최근 시중에서 서비스하는 대부분의 온라인 게임을 원활하게 구동 가능하며, 일부 해상도와 그래픽 옵션만 양보한다면 ‘토탈워 사가 트로이’ 같은 최신 패키지 게임도 그럭저럭 플레이 가능한 성능을 제공한다. 시중에 팔리는 게이밍PC 중에서 최상급의 성능은 아니지만 중상급 이상임은 분명하다.
다만 8GB의 시스템 메모리는 그럭저럭 쓸 만은 하지만 아주 충분한 수준은 아니기 때문에 좀 더 매끄럽게 게임을 하려면 나사를 풀어 본체 하단 커버를 열고 시중에 팔리는 노트북용 8GB를 추가해 16GB 구성으로 쓰는 것을 권한다. ROG 스트릭스 G512LI-HN065 모델은 2개의 메모리 슬롯을 갖추고 있는데 8GB 1개가 장착된 상태로 출고된다. 만약 기존 8GB를 제거한다면 16GB 메모리 2개를 꽂아 합계 32GB로 업그레이드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리고 저장장치의 경우, 총 3개의 M.2 SSD 슬롯을 갖췄다. 기본 탑재된 512GB SSD 1개로도 충분하겠지만 좀더 대용량을 원한다면 추가로 M.2 SSD를 달 수 있다. 고속 데이터 전송이 가능한 NVMe 기술도 지원하므로 전반적인 반응속도는 우수한 편이다.
과하지 않으면서 갖출 것 다 갖춘 게이밍 노트북
에이수스 ROG 스트릭스(STRIX) G512는 본체 재질이나 부가기능 면에서 고급스러운 느낌은 좀 덜한 편이다. 하지만 전반적인 사양이 양호하고 디자인도 최근의 게이밍 노트북 트랜드를 잘 따르고 있다. 확장성도 좋은 편이라 이것저것 업그레이드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용자에게도 잘 어울린다.
가격도 적당하다. ROG 스트릭스 G512LI-HN065 모델(윈도우10 탑재)의 경우, 2020년 8월 현재 온라인 최저가 기준 143만 7,000원 정도에 팔리고 있는데, 비슷한 가격대의 다른 게이밍 노트북에 비해 전반적인 완성도는 상위권이다. 과도하게 비싸지 않으면서 적당한 구성의 게이밍 노트북을 찾는다면 구매를 고려할 만하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