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심한 변화, 큰 만족' 르노삼성 더 뉴 SM6 TCe 300 프리미에르
[IT동아 강형석 기자] 르노삼성자동차가 지난 2016년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SM6는 감각적인 외모 외에도 다양한 옵션을 통해 확보한 상품성이 돋보였다. 고급스러운 마감, 과감하게 크기를 키운 인포테인먼트 장비 에스-링크(S-Link), 적응형 항속주행(Adaptive Cruise Control) 등 선택지에 따라서는 동급 이상의 옵션 구성이 가능했다. 지금은 보편적인 구성이지만 당시에는 한 발 앞선 느낌을 줬다.
이런 SM6가 4년여 만에 ‘더 뉴 에스엠6(The New SM6)’으로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됐다. 완전변경된 것이 아니라 부분변경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겠지만, 큰 틀은 유지하면서 부족한 부분은 개선하고 필요한 기능이 추가됐다. 그 부분은 무엇일까? 신형과 구형을 놓고 천천히 비교해봤다.
기본 틀의 큰 변화보다 세밀한 개선에 초점
외모는 큰 차이가 없다. 얼핏 보면 어떤 것이 구형이고 어떤 것이 부분변경된 차량인지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 물론, 하나씩 보면 차이는 있다. 전면 주간등 형상이 ㄷ자에서 ㄷ자 속에 U자형 라인이 추가된 형태가 되었다. 범퍼 하단에도 크롬으로 포인트를 더 준 것이 다르다.
후면에도 차이가 있다. 기존에는 LED 후미등 안에 후진등과 방향지시등이 전구 형태로 배치되어 있었지만, 부분변경 차량은 LED 후미등의 형상이 더 세밀해졌다. 방향지시등과 후진등은 하단에 LED로 교체됐다. 밋밋했던 후방 범퍼는 부분변경되면서 배기구 형상의 포인트가 추가됐다. 더 뉴 SM6는 전반적인 느낌이 마치 폭스바겐 파사트 GT를 부드럽게 다듬은 듯하다.
중요한 것은 전후방에 배치된 방향지시등은 최근 아우디 차량처럼 순차 점등되는 형태로 바뀌었다. 기존 전구와 LED가 점멸되던 것과 달리 부드럽게 점멸되는 방향지시등은 시각적 멋이 있어 자꾸 사용하게 된다.
실내도 육안으로 봤을 때 변화가 비교적 적은 편이다. 숨은그림찾기 하는 느낌이 들 정도. 대신 일부 마감에 차이가 보인다. 특히 기존에는 다이아몬드 모양의 박음질 처리가 되어 있던 가죽 내장재가 부분변경되면서 이중 박음질 처리로 변경됐다. 이게 무슨 차이인가 싶지만, 조금 더 정성이 깃들었으니 긍정적으로 봐도 될 부분이다.
운전자가 운전석에 앉아 느낄 수 있는 큰 변화는 중앙에 있는 인포테인먼트 장치와 공조장치 구성, 기어노브 하단에 있는 기기 조작 장치, 계기반 등이다. 2020년에 출시되는 차량이라는 것을 온 몸으로 보여주려는 듯 최신 흐름에 맞춰 넣었다. 바람직한 변화라 할 수 있다.
기존 SM6도 가죽이나 마감에 대한 불만은 적은 편이었다. 부분변경된 SM6 역시 동일하다. 질감은 동일하지만, 보는 맛이 조금 나아졌다고 보는게 맞겠다. 그러나 여전히 밝은 색상의 가죽을 쓴다. 특히 1열과 2열의 의자가 그렇다. 이 차량에 적용된 가죽은 베이지 색상에 가까운데 외부 오염에 취약하므로 세척과 관리를 꾸준히 해줘야 한다. 특히 청바지를 주로 입는다면 주의가 필요하다.
1열 중앙(센터 콘솔부)의 변화는 컵홀더와 항속주행 버튼, 수납부에 집중되어 있다. 먼저 컵홀더는 기존 덮개가 제공되던 것이 사라졌다. 대신 주변을 금속 느낌의 포인트를 둬 고급스러움을 가미했다. 그리고 항속주행 스위치가 있던 자리는 차량을 자동으로 정지(오토홀드)해주는 버튼이 대신한다. 항속주행 기능은 스티어링 휠로 이동했다.
수납함도 변경됐다. 기존 덮개가 있던 것에서 노출형이 된 것. 대신 무선충전 기능도 제공된다. 충전 속도는 평이한 편. 크기는 비교적 여유로워서 기자가 보유한 갤럭시 S20 울트라도 잘 들어갈 정도다. 소비자 입장에서 있으면 좋은 기능들은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구성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같은 프리미에르 등급을 기준으로 보면 1열 마사지 기능을 시작으로 이오나이저(공기정화) 등이 대표적이다.
부분변경된 SM6의 운전석 의자에 앉았을 때의 느낌은 좋고 완성도 또한 흠잡을 곳 없다. 역시나 가죽 바느질 외에는 뚜렷하게 달라진 부분은 없어 보인다. 나파 가죽을 쓰는 것도 동일하기 때문이다. 대신 머리를 지지하는 헤드레스트의 형상이 조금 달라졌다. 르노삼성은 이를 프레스티지 헤드레스트라 부르는데 마치 비행기 좌석의 헤드레스트처럼 좌우가 머리 형상에 맞춰 감싸도록 되어 있다.
아쉬움 남겼던 에스-링크는 이제 없었다
SM6를 다룸에 있어 큰 불만 중 하나를 꼽는다면 아마 에스-링크(S-Link) 인포테인먼트 장치였을 것이다. 8.7인치 세로형 디스플레이는 분명 인상적이었지만, 구성이 깔끔하지 못했고 문제도 잦았다. 공조장치가 연동되어 있어 문제가 생기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구조였다. 그러나 부분변경된 SM6는 이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했다.
일단 부분변경된 SM6에서는 공조장치가 분리되어 제공된다. 디스플레이 문제가 발생해도 기본적인 조작이 가능해졌다. 처음부터 문제가 없는 것이 가장 좋지만, 전자장비는 100% 신뢰하기 어려우므로 문제가 생겨도 가급적 최소한의 조작이 가능하도록 만드는 것이 최선이다. 지금이라도 개선이 된 점은 환영할 부분이라 하겠다.
화면은 9.3인치로 조금 더 커졌다. 기존에는 화면 옆에 주 화면이나 주요 기능으로 이동하기 위한 터치 패널이 마련되어 있었는데, 부분변경 차량에는 없어졌다. 대신 화면 하단에 주 화면 혹은 설정으로 이동하기 위한 아이콘을 제공하고 있다. 공조장치는 다이얼로 조작하게 되었다. 다이얼 안에 액정창을 넣어 운전석/보조석 온도를 표시해준다. 돌려서 조절하면 끝이다.
구성도 완전히 달라졌다. 기존 SM6 에스-링크는 아이콘으로 메뉴 구성이 되어 있어도 반응이나 화전 전환이 느려 답답한 점이 있었다.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반면, 부분변경된 SM6의 센터 디스플레이(에스-링크라는 이름을 쓰지 않는다)는 더 직관적인 형태로 변경됐다. 메뉴가 더 많아 보여도 필요한 기능을 떼어 놓았기 때문에 필요한 설정 메뉴에 빨리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
반응도 즉각적인 편이다. 터치 인식도 잘 되고 전환이 자연스럽지 않은 현상도 나타나지 않았다. 주행 모드 설정도 아이콘으로 기능을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꾸몄다. 비교적 사용 경험 최적화에 큰 노력을 기울인 흔적이 보인다.
내비게이션은 동일한 티맵을 쓴다. 기능이나 시인성은 충분하다. 다만 아쉬운 점은 최근 스마트폰용 티맵은 항공사진을 도입한 것과 달리 SM6에는 적용되지 않은 일반 지도 형태로 제공된다는 점이다. 향후 업데이트를 통해 항공지도를 제공해 준다면 차량 구매자의 만족도가 더 높아지지 않을까 생각된다.
애플 카플레이 지원도 가능하다. 이는 두 차량 모두 해당되는 부분. 케이블을 기어 노브 옆에 마련된 USB 단자에 연결하면 된다. 다만 카플레이를 사용하게 되었을 때 케이블 정리가 어려워진다는 점은 개선되지 않았다.
LED 매트릭스 전조등과 반자율 주행으로 완성도 높여
이제 각 차량에 시동을 걸어 주행을 시작했다. 부분변경된 SM6는 눈에 보이는 부분에 큰 변화가 존재한다. 계기반을 10.25인치 디스플레이로 꾸몄기 때문. 기존에는 중앙에만 디스플레이로 구성되어 있는데, 전반적인 시인성은 나쁘지 않았어도 조금 투박한 인상을 받았다. 그에 비하면 새 SM6의 디지털 계기반은 환골탈태 수준이다. 시인성도 좋고 화려함도 뒤지지 않는다.
시동을 걸자 시야 앞에는 차량의 주행 정보를 보여주는 헤드-업 디스플레이(HUD)가 모터 소리를 내며 올라온다. 이 장치는 기존과 동일한 컴바이너 형식으로 유리 앞이 아닌 별도의 반사판 위에 표시되는 구조다. 그래픽은 바뀌었다. 기존에는 적응형 항속주행 거리 표시를 위한 아이콘과 속도가 표시됐다면, 이제는 거리와 차선유지 기능까지 포함한다. 더 직관적이고 선명한 형태라 보기 좋아졌다.
부분변경된 더 뉴 SM6의 주행 관련 기능을 정리해 보자. 옵션 선택에 따라 다르지만, 시승한 차량(TCe 300 프리미에르 등급) 기준으로 보면 이렇다. 먼저 야간 시인성 향상을 위해 LED 매트릭스 비전(Matrix Vision) 전조등이 쓰였다. 기존의 LED도 시인성은 좋지만, LED 매트릭스 비전은 카메라가 주행 상황을 인식하고 내부의 LED를 통제하게 된다. 맞은편에 차량이 오는 상황이라면 해당 영역의 LED만 꺼진다. 주행자의 시인성과 상대 차량의 안전한 주행까지 고려한 기술이다. 아우디 매트릭스 LED의 그것이라 생각하면 되겠다. 이 전조등에는 좌우 각 18개 LED가 쓰인다. (LE 등급 이상에 옵션으로 선택 가능하다.)
여기에 차선 유지 기능이 더해졌다. 기존의 적응형 항속주행과 함께 실행하면 스스로 일정 시간 주행하는 반자율주행이 구현된다. 정해진 속도에 맞춰 주행하는 일반 항속주행 기능도 쓸 수 있다. 이전에는 이 적응형 항속주행을 쓰려면 다소 불편했지만, 이번에는 스티어링 휠 좌측에 마련되어 쉽게 사용 가능해졌다.
반자율주행 기능을 쓰니 차선을 인식하면 차로 중앙을 유지하며 잘 달린다. 약 10여 초 정도 지나면 1차 경고음을 통해 스티어링 휠을 잡으라 알려주며, 여기에서 또 10여 초 정도 더 달리면 2차 경고음을 울린다. 여기에서도 스티어링 휠을 잡지 않으면 기능이 해제되어 다시 실행해야 된다. 스스로 주행하더라도 긴장의 끈을 놓지 말라는 의미다.
아쉬운 점은 차로를 인식하는데 소요되는 시간. 인식에 약 2~3초 정도 소요되는데 차선을 이동한 다음, 바로 스티어링 휠을 놓으면 간혹 차로 인식을 제대로 하지 않을 때가 있었다. 이 상황에서 차량은 차로 좌우 끝에 붙거나 또는 차로를 벗어나기도 한다. 이 부분 역시 업데이트로 해결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데 더 나은 주행 환경을 위해 르노삼성차 측에서 개선해 준다면 좋을 듯하다.
주행 모드는 연비 위주의 에코(Eco), 기본이 되는 컴포트(Comfort), 성능에 초점을 맞춘 스포트(Sport) 세 가지와 개인 설정이 가능한 마이 센스(My Sense)가 있다. 마이 센스는 스티어링 반응, 계기반, 내부 조명(앰비언트 라이트), 엔진 소리, 댐핑 조절 등 세밀하게 준비되어 있어 취향 따라 조절할 수 있다. 쉽게 기능을 인지할 수 있게 아이콘으로 되어 있다는 점이 특징.
흥미로운 점은 마이 센스 설정 내에는 기본 제공되는 에코, 컴포트, 스포트 외에 레귤러(Regular)라는 항목이 있다. 어떻게 보면 가장 클래식한 인상을 주는데 시인성도 나쁘지 않기 때문에 왜 기본 모드에서 이를 제공하지 않았는지 궁금해질 따름이다.
부분변경 SM6에서도 인상적인 점은 바로 음질이다. 보스 오디오 시스템을 쓰는데, 음질이나 출력 모두 아쉬움을 보이지 않았다. 중앙 디스플레이에서 설정도 가능하다. 기본적으로 솔로·스튜디오·서라운드 등 기본 음장 효과를 시작으로 저음과 고음 등을 세밀하게 조절하는 개인 설정도 지원한다. 여러 음원을 자연스레 소화해낸다.
이렇게 두 SM6의 기능과 실내를 가볍게 살펴봤다. 겉으로 봤을 때 뚜렷한 변화가 없는 듯 보였지만, 육안으로 드러나는 부분 외에 많은 점이 달라졌음을 느낄 수 있었다. 가격은 선루프를 제외한 모든 옵션이 적용된 시승차(TCe 300 프리미에르) 기준으로 약 3,765만 원 가량. 다소 높다는 느낌이 있지만, 기능과 성능을 보면 충분히 수긍 가능하다는 느낌이다. 하지만 실제 구매할 경우, TCe 300 기준으로 LE 등급에 이지 커넥트(디스플레이)와 드라이빙 어시스트 패키지를 적용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겠다. 선택지는 다양하니 관심이 있다면 시승도 해보고 어떤 기능이 필요한지 하나씩 살펴보는 것을 권한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