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기어의 와이파이 확장기 3종(EAX20, EX8000, EX7700), 뭘 고를까?
[IT동아 김영우 기자] 요즘 인터넷 공유기 시장에서 가장 ‘핫’한 키워드 중 하나가 바로 ‘메시(Mesh, 메쉬)’ 기술이다. 일반적인 공유기 1대만 이용하면 1개의 AP(접속포인트)만 생성되어 거리나 장애물의 유무에 따라 와이파이 접속 품질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메시 기술을 지원하는 공유기를 이용하면 2개 이상의 AP를 각각 다른 장소에 배치해 그야말로 그물망같이 촘촘한 와이파이 접속 망을 꾸밀 수 있다.
그냥 일반 공유기 여러 대를 이용해도 비슷한 것 아니냐고 물을 수도 있겠지만 이는 엄연히 다르다. 일반 공유기 여러 대를 이용하려면 각 공유기에 외부 인터넷 케이블도 따로 연결해야 하고, AP 유닛 역시 여러 대가 되기 때문에 각 구역으로 이동할 때마다 와이파이 SSID(접속목록)도 전환해야 하는 불편이 있다.
반면 메시 지원 공유기의 경우, AP 수가 늘어나더라도 외부 인터넷 케이블은 메인 유닛(라우터) 1대에만 꽂으면 된다. 메인 유닛과 나머지 위성 유닛(새틀라이트)들은 각각 무선으로 연결되어 서로의 신호를 중계해 넓은 접속 가능 구역을 생성한다. 그리고 AP 유닛의 수가 늘어나더라도 SSID는 1개로 통합되므로 이동하며 이용하더라도 접속이 끊기거나 SSID를 전환해 재접속할 필요가 없다.
넷기어(Netgear)가 메시 기술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대표적인 제조사 중 한 곳이다. 특히 넷기어 2017년에 첫 출시한 오르비(Orbi) 시리즈는 메시 기술이 잘 알려지지 않았던 당시에 상당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리고 최근 넷기어는 오르비 시리즈와 같은 메시용 신형 공유기 외에 구형 공유기나 타사 공유기에도 적용 가능한 메시 기반 와이파이 확장기(Extender)도 여럿 내놓고 있다. 기존의 공유기를 바꾸지 않고도 내 집이나 사무실의 와이파이 환경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메시 기반 넷기어 와이파이 확장기인 EAX20와 나이크호크 X6S EX8000(이하 EX8000), 그리고 나이트호크 X6 EX7700(이하 EX7700)을 비교해보자.
기존 공유기와 조합해 와이파이 범위 확장
3종의 제품 모두 기본적인 쓰임새는 거의 같다. 단독으로 이용할 수 있는 공유기는 아니며, 기존에 이용하던 공유기와 연동하여 와이파이 범위를 확장하는 데 이용한다. 기존 공유기가 넷기어 제품이 아니라도, 또 메시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 공유기라도 넷기어 와이파이 확장기를 이용하는 데 문제는 없다.
다만 기존 단말기의 성능이 너무 떨어지는 제품이라면 넷기어 와이파이 확장기의 최대 성능도 제한된다는 점도 알아 두자. 이를테면 넷기어 EX8000는 최대 866Mbps 속도로 와이파이 접속이 가능하지만, 기반이 되는 기존 공유기의 최대 접속속도가 400Mbps라면 이와 연동하는 넷기어 EX8000를 통한 와이파이 최대 접속 속도 역시 그 이하가 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기존 공유기와 확장기 사이의 거리가 너무 멀어도 접속 품질이 저하된다는 점도 알아두자.
기존에 이용하던 공유기로는 와이파이 신호가 잘 도달하지 않던 곳에 확장기를 설치한 뒤, 넷기어에서 제공하는 모바일 앱인 나이트호크(Nighthawk)를 구글 플레이나 앱스토어를 통해 스마트폰에 설치하자. 그 후에는 앱의 지시에 따라 제품의 초기 설정이나 기존 공유기 연동 등의 각종 설치작업을 할 수 있고 곧장 이용이 가능하다.
와이파이 추가해도 단일 SSID로 접속 가능
확장기는 기존 공유기와 무선 연동을 통해 주변에 또 하나의 와이파이 접속 구역을 생성하며, 기존 공유기와 더불어 전체 와이파이 범위를 크게 넓힐 수 있다. 2층집이라면 1층에는 기존 공유기, 2층에는 확장기를 설치하는 식으로 배치하면 된다. 기존 공유기에서 쓰던 와이파이 SSID 및 암호가 확장기에도 그대로 공유되며 양쪽 신호가 자동으로 로밍(상호접속)되므로 기존 공유기와 확장기 사이를 이동하며 이용하더라도 와이파이 재접속을 할 필요가 없다. 그리고 넷기어 EAX20, EX8000, EX7700 모두 무선 와이파이 외에 유선 랜 포트도 제공하므로 와이파이 기능이 없는 기기(데스크톱 PC 등)을 이용하더라도 확장기와 유선 케이블로 연결해 인터넷 이용이 가능하다.
넷기어 EAX20, 와이파이6 통해 빠른 접속속도와 민첩성 기대할 만
넷기어 EAX20, EX8000, EX7700 3개 제품 모두 위와 같은 특성을 공유하고 있지만 제품 간의 차이점도 분명 있다. 가장 큰 차이점은 무선 성능이다. 그 중에서도 넷기어 EAX20는 올해 중순 출시된 최신 제품이다. 다른 제품과의 가장 큰 차별점은 최신 와이파이 기술인 와이파이6(Wi-Fi 6, 802.11ax) 규격을 지원한다는 점이다.
와이파이6는 체감적 성능에 영향을 미치는 응답속도, 그리고 동시에 여러 기기가 접속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지연시간이 개선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기존 와이파이5는 직렬방식으로 데이터를 처리하기 때문에 여러 기기의 데이터가 동시 전송되는 상황에선 지연 시간이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 반면 와이파이6는 OFDMA(직교 주파수 분할 다중 접속, Orthogonal Frequency Division Multiple Access) 기술을 지원, 여러 기기의 데이터를 동시에 병렬 처리할 수 있으며 반응속도도 빨라졌다. 그리고 통신의 무단 도청이나 침입을 방지할 수 있는 WPA3 암호화 기술을 도입한 점도 와이파이6 기술의 장점이다.
그리고 최대 와이파이 접속 속도도 다르다. 최근 출시되는 와이파이 장비들은 2.4 / 5GHz 대역을 모두 지원하는 듀얼 밴드 제품이 많다. 넓은 접속범위가 중요하다면 2.4GHz, 최대 속도가 중요하다면 5GHz에 접속해 이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EAX20는 2.4GHz에선 최대 600Mbps, 5GHz에선 1200Mbps 모드로 접속이 가능한 AX1800급 제품이다. 무선 접속 속도로만 따지면 3개 제품 중 가장 우수하다.
넷기어 EX8000, 넓은 커버리지 필요한 공간에 적합
한편 넷기어 EX8000의 경우, 작년 중순에 첫 출시되었고 와이파이5 기반 제품이긴 하지만 무선 성능은 수준급이다. 2.4GHz에선 최대 400Mbps, 5GHz에선 866Mbps 모드로 접속이 가능하다. 이와 더불어 EX8000는 기존 공유기와 확장기 사이를 연결하는 1733Mbps 대역폭의 전용 밴드를 갖추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렇게 총 AC3000급의 무선 성능을 갖춘 덕분에 기존 공유기와 확장기 사이의 거리가 좀 멀더라도 원활한 접속이 가능하다.
넷기어 EX7700, 가정 및 소규모 사무실에서 쓰기에 적합
넷기어 EX7700는 EX8000와 유사한 특성을 갖춘 와이파이5 기반 확장기다. 2.4GHz에선 최대 400Mbps, 5GHz에선 866Mbps로 접속이 가능한 점은 EX8000와 같다. 하지만 기존 공유기와 확장기 사이를 연결하는 전용 밴드의 대역폭이 866Mbps로 약간 낮아 총 무선성능은 AC2200급이다. 그리고 넷기어 EAX20과 EX8000는 총 4개의 유선 랜 포트를 갖추고 있지만 EX7700의 유선 랜 포트는 2개다.
자신의 환경에 적합한 확장기로 와이파이 환경 최적화
정리하자면, 와이파이6를 지원하는 기존 공유기와 단말기(스마트폰, 노트북 등)를 보유하고 있으며, 와이파이6 고유의 특징인 빠른 속도와 우수한 반응성을 원한다면, 그리고 동시 접속하는 단말기의 수가 많다면 넷기어 EAX20를 선택하는 것이 적절하다. 2020년 8월 현재 온라인 최저가 기준 22만원 정도에 팔린다.
반면, 와이파이6 공유기나 단말기를 보유하고 있지 않거나 보유했더라도 이용 빈도가 낮은 사용자, 그리고 최대 접속속도 못지않게 넓은 커버리지를 중시하는 사용자라면 넷기어 EX8000이 더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이 제품은 기존 공유기와 확장기 사이를 연결하는 1733Mbps 대역폭의 전용 밴드를 지원하기 때문이다. 온라인 최저가는 25만원 정도다.
그리고 넷기어 EAX20이나 EX8000의 가격이 다소 부담스럽다고 느껴진다면 온라인 최저가 13만 9,000원 정도에 살 수 있는 넷기어 EX7700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와이파이6를 지원하지 않고 기존 공유기와 확장기 사이를 연결하는 전용 밴드의 대역폭이 EX8000의 절반 수준이기는 하지만 대규모 사무실이나 영업장이 아닌 소규모 사무실이나 가정에서 쓴다면 충분한 성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정말로 많은 기기들이 인터넷 접속 기능을 갖추게 된 IoT(사물인터넷)의 시대가 열리면서 와이파이 네트워크의 중심이 되는 공유기의 중요성은 한층 커졌다. 이런 상황에서 메시 및 와이파이6를 비롯한 차세대 무선 기술이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신기술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신형 공유기를 새로 구매하는 것도 물론 좋은 방법이지만, 넷기어 EAX20, EX8000, EX7700와 같은 확장기를 통해 와이파이 환경을 업그레이드하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한 선택지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