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기술지주회사, 스타트업 발굴 육성에 뚜렷한 성과
[IT동아 김영우 기자] 아무리 연구실에서 훌륭한 기술을 개발하더라도 이를 실제 상품화하여 시장에 적용할 방법을 찾지 못한다면 무의미하다. 그래서 최근 각 대학들은 각종 기업 및 공공기관 등과 손잡고 기술 및 아이디어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산학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특히 최근 몇몇 대학은 보유한 지적재산권(IP)을 이용해 스타트업 및 벤처기업을 육성하고, 여기서 얻은 수익을 통해 대학 발전의 토대로 삼는 기술지주회사를 설립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2009년에 설립된 고려대학교 기술지주 주식회사(이하 고려대기술지주, 대표 장재수)다. 고려대학교는 지난 해 개교 이래 처음으로 공대 출신의 정진택(기계공학 전공) 총장이 선임된 데 이어 그간 교수가 겸임을 맡아 오던 대학기술지주의 대표에 장재수 전 삼성전자 미래기술육성센터장을 영입하였다.
이 회사는 교내외 우수 IP의 사업화를 지원하고 있으며, 현재 약 200억원의 자본금을 바탕으로 64건의 스타트업에 163억원을 투자하여 키우고 있다. 지금도 매년 매년 15건 이상 투자를 이어가고 있으며, 투자 포트폴리오 기업의 43%가 후속투자유치를 받았다는 점을 강조한다. 현재까지 누적 투자유치 금액은 735억원에 이른다.
고려대기술지주는 정부가 2013년에 도입한 민간투자주도형 기술 창업 프로그램인 TIPS(Tech Incubator Program for Startup)와의 인연도 깊다. TIPS프로그램은 기술아이템을 보유한 창업팀을 운영사가 선발하여 투자한 후 정부의 R&D자금 지원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벤처로 성장시키는 프로그램이다. 고려대기술지주는 2017년 서울시 내 대학기술지주 중 가장 먼저 액셀러레이터(초기 스타트업 발굴 및 육성 기관)에 등록한 후 TIPS 운영사로 선정된 바 있다. 고려대학교기술지주는 2020년 7월 현재까지 총 13개 기업을 추천하여 모두 TIPS프로그램 선정에 성공하는 등의 성과를 냈다.
실질적인 성과를 낸 포토폴리오도 하나 둘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고려대와 한동대 재학생이 공동 창업한 ‘스티팝(Stipop Inc.)’은 SNS용 이모티콘 서비스가 아직 덜 활성화된 해외 시장을 적극 공략, 국내외 작가들을 섭외하여 10만여개의 이모티콘을 15만개의 언어로 서비스하고 있다. 스티팝은 최근 스냅챗으로 유명한 미국 ‘스냅’의 액셀러레이팅을 받으며 성공적으로 미국에 진출한 결과 해외 투자기관으로부터 총 130만 달러의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고려대 대학원생 창업기업인 ‘에이올코리아’는 냉방부터 제습, 환기, 미세먼지 제거까지 4개 기능을 한 번에 수행하는 4 in 1 복합 냉방환기 시스템을 선보였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는 세곡과 고덕강일지구에 준공될 예정인 청년·신혼부부 맞춤형 공공주택에 에이올코리아의 시스템을 시범적용하기로 했다. 또한 한국화학연구원의 MOF(Metal-Organic Framework)소재 생산 원천기술을 이전 받아 기존 흡착제 대비 흡착 및 에너지 효율이 향상된 흡착제 양산에 성공하며 소재사업으로의 확장도 준비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최근 40억원의 투자유치에도 성공하였다.
한편 최근 고려대기술지주는 공공기관 및 타 대학 기술지주회사와의 연계를 통한 유망 스타트업의 발굴 및 육성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20일,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는 투자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투자유치를 희망하는 창업기업에게 투자기회를 제공하는 ‘S-HoldingsFund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고 발표했으며 여기에는 고려대 외에 서울대, 숭실대, 연세대, 한양대를 비롯한 서울내 5개 대학의 기술지주회사가 참여를 확정했다.
본 프로그램에 지원한 스타트업은 5개 대학 기술지주회사의 투자 검토를 동시에 받을 수 있어 비교적 짧은 시간에 효과적인 투자유치를 기대할 수 있다. 이번 S-HoldingsFund 프로그램은 창업기업 모집 기간은 7/20일(월)부터 8/7일(금)까지 약 3주간이다. 사업의 세부 내용은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각 대학기술지주회사 홈페이지 및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장재수 고려대기술지주 대표는 “고려대학교기술지주는 혁신기술과 아이디어를 발굴하여 창업으로 연계하고, 업계 협력 및 전문가 네트워크를 통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함으로써 대학이 미래 신사업 발굴의 중심축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