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립체인은 기기간 보안 블록체인 서비스(BaaS)입니다” 이정한 립체인 최고경영자

강형석 redbk@itdonga.com

[IT동아 강형석 기자] 기가비트 인터넷 및 5G 이동통신 등 유·무선 네트워크 속도가 빠르게 향상되면서 관련 기술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사물인터넷(IoT)이다. 기기가 서로 연결되어 여러 데이터를 주고 받고, 이를 바탕으로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자율주행차, 스마트 가정, 스마트 도시 등이 구현될 수 있는 것도 사물인터넷 기기의 발전이 있어 가능했다.

하지만 기기 연결성 강화와 함께 대두되는 것이 ‘보안’이다. 연결된 기기 하나라도 외부의 침입이 허용되면 전체가 위협에 노출될 수 있고, 자연스레 개인정보 및 중요한 데이터들이 유출되거나 변조되어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 때문에 여러 IoT 관련 기업이 데이터 기밀성과 안정성을 갖추기 위해 노력 중이다.

립체인 이정한 대표(좌)와 김우정 대표(우).
립체인 이정한 대표(좌)와 김우정 대표(우).

보안을 확보하는 방법은 여럿이 있지만 그 중 주목 받고 있는 기술 중 하나는 단연 블록체인이다. 기기 사이에 전송되는 데이터들을 사슬로 묶어 유출 및 변조를 막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단순 블록체인 기술로 보안과 속도 등 IoT에 필요한 기술을 구현하기가 쉽지 않다. 이런 점에서 립체인의 하이브리드 블록체인 기술은 속도와 보안 모두 확보한 점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그렇다면 립체인이 구현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이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자 이정한 대표를 찾아갔다.

디앱 개발에 필요한 속도와 보안을 위해 구상한 ‘하이브리드 블록체인’

블록체인은 크게 공용(퍼블릭)과 전용(프라이빗)으로 나눌 수 있다. 공용 블록체인은 투명성과 탈중앙화가 특징이고, 전용 블록체인은 속도가 빠른 것이 강점이다. 하이브리드 블록체인은 이 두 장점을 조합한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어떻게 설계하느냐가 관건. 립체인은 이를 쉘-코어 설계(Shell-Core Structure)로 구현하고자 했다.

이런 구조를 생각한 이유에 대해 이정한 대표는 “지난 2014년부터 디앱(dApp – 탈중앙화 분산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왔습니다. 그런데 당시에는 실질적으로 쓸 수 있었던 메인넷이 없었어요. 디앱은 처리속도가 중요합니다. 실활용이 가능하려면 처리속도가 먼저 해결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라고 말했다.

립체인의 하이브리드 블록체인(쉘-코어 설계) 구조.
립체인의 하이브리드 블록체인(쉘-코어 설계) 구조.

이 구조는 이렇다. 속도가 빠른 전용 블록체인을 외곽에 배치해 가원장 개념으로 요청(트랜잭션)을 우선 처리하고, 보안과 탈중앙화가 강한 공용 블록체인을 안쪽에 배치해 진원장 개념으로 후처리한다. 메인넷에 전송되기 전(미들체인)에는 3자 합의를 통해 신뢰 가능한 구조를 갖고, 이후 사전 확인을 하면 2초마다 블록이 생성되는 메인넷에 모여 최종 처리가 이뤄진다.

쉘-코어 설계를 적용하면서 빠른 데이터 처리와 함께 보안까지 갖출 수 있게 되었다. 선의의 세력과 감시자를 함께 두어 합의 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담합을 막는 안전장치도 두었다. 립체인은 이 기술을 바탕으로 대규모 데이터가 필요한 사물인터넷·결제·게임 등에 진출해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립체인의 핵심은 ‘기기의 보안 확보’

현재는 사물인터넷 기기의 보안 시장에 집중하고 있는 립체인. 하지만 이 시장에는 여러 보안 기술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양자난수와 객체분산 등도 그 중 하나다. 이정한 대표는 이런 기술을 쓰더라도 근본적으로는 장치에 대한 접근 허가성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립체인은 비대칭 암호화 방식을 통해 장치에 허가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준다는 점을 강조했다.

립체인 블록체인 보안 기술은 사물인터넷 기기에 탑재되는 마이크로 칩에 보안 열쇠(전용 열쇠)를 두면 동시에 블록체인 열쇠를 생성하는 방식이다. 데이터를 전송하면 두 열쇠가 함께 암호화 되어 이동하는데, 접근 허가를 받은 보안 열쇠가 없을 경우 해제가 불가능하다. 접근 허가성을 제한함으로써 보안성을 확보하겠다는 것이 립체인의 구조다. 처리 식별자(PID – Process Identifier) 개념에 가깝다고.

이 구조를 도입하면 데이터 탈취, 변조가 불가능하기에 외부 침입에 따른 문제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이 이정한 대표의 설명이다. 예로 태양광으로 생성한 발전량을 조작해 비정상적인 이득을 취하거나, 은행 데이터베이스 보호에 유리하다는 점도 언급했다.

여러 생태계에 적용 가능한 블록체인, ‘립 BaaS’ 입니다

립체인의 미들체인은 여러 산업 환경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고 한다. 데이터를 최종 처리하는 메인넷은 이 미들체인의 데이터를 처리하는 최종 창구가 된다. 때문에 립체인은 이를 ‘립 블록체인 서비스(Reap BaaS – Blockchain as a Service)’라 부른다. 플랫폼 구조에 대한 표현이지만 산업마다 다른 미들체인을 여럿 두는 서비스 형태이기에 그런 것.

단순 서비스 형태가 아닌 립 블록체인 서비스에는 ‘개발도구(립-SDK)’도 포함된다. 비전문가도 블록체인 데이터를 다룰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것이다.

립체인 이정한 대표(좌)와 김우정 대표(우).
립체인 이정한 대표(좌)와 김우정 대표(우).

블록체인 메인넷도 립체인의 사업 구조 중 하나다. 안정적인 메인넷을 제공할 테니 그에 대한 이용료를 받겠다는 것. 기술 과시를 위한 메인넷이 아닌 처음부터 상업용으로 기획했다고 한다. 이 외에도 데이터는 생태계에 포함되는 산업군에게 미들체인을 통해 소유권을 줄 예정이다. 자료 활용에 대한 보상을 생태계에 골고루 돌아가도록 하겠다는 생각으로 풀이된다.

축적된 데이터에 대한 사용 방침도 초안이 어느 정도 만들어진 상태다. 마치 데이터 허브처럼 립(Reap)을 통해 데이터를 사고 판매하는 구조다. 기업들이 데이터를 제공하고 생태계에 유통하는 등 참여와 보상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다. 립체인이 블록체인 기술이 아닌 ‘서비스’라 부르는 이유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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