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DC20] 애플 생태계의 구심점을 다지다, iOS 14
[IT동아 남시현 기자] 매년 WWDC(세계 연례 개발자 회의) 시즌이 되면 '올해도 혁신은 없었다'는 기사가 꾸준히 올라왔지만, 올해는 그런 기사를 찾기 어렵다. 올해 WWDC20의 핵심 과제가 신제품이 아닌, 소프트웨어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서다. WWDC는 애플이 주최하는 세계적 규모의 개발자 회의며, 올해로 31주년을 맞이한다. 하지만 코로나 19의 여파로 인해 올해는 온라인 개최로 진행된다.
WWDC20은 지난 6월 22일, 키노트를 시작으로 일정을 시작했으며, 현지 시각으로 6월 26일 막을 내린다. 올해는 신제품이나 제품 로드맵에 대한 예고 없이 운영체제나 개발 도구, 개발자 회의가 주요 의제로 다뤄지고 있으며, 애플 홈페이지를 통해 누구나 확인할 수 있다. 올해 WWDC에서 일반 소비자가 가장 관심 있을 만한 주제는 국내에서도 실사용자가 많은 iOS다. 이에 IT동아가 iOS의 핵심을 간략히 짚어드린다.
사용자 활용성 강화에 초점 맞춘 iOS 14
아이폰 운영체제인 iOS 14의 주요 변경점은 홈 화면과 위젯 서비스 변경, 페이스타임 및 시리 활성 상태 변경, 메시지 내 대화 기능 등을 손에 꼽을 수 있다. 홈 화면 페이지는 이제 스마트 스택을 통해 홈 화면에 위젯을 표시할 수 있다. 위젯 기능을 활용하면 사용 중 필요한 관심 분야에 대한 정보를 맞춤으로 볼 수 있다.
통화 및 시리 사용 시 작업 내역이 일시 중지되는 점도 개선된다. iOS 14부터 통화가 걸려오거나, 시리가 활성화돼도 별도로 독립된 창·아이콘으로 등장해 작업을 진행하면서 수신 확인하거나 시리에게 명령을 내릴 수 있다. 또한 화면 속 화면(Picture-in-Picture)를 통해 다른 앱을 사용하면서 동영상을 보거나, 화상 통화를 진행할 수 있다.
이외에도 메시지 목록 상단에 대화를 고정하거나, 메시지별 답변을 통한 그룹 채팅 등이 포함된 메시지 업데이트, 효율적인 이동 경로를 안내하는 지도 앱, 11개 언어에 대한 오프라인 번역이나 음성 메시지 지원 시리 등 다양한 기능이 제공된다.
앱 클립, 카키 등 iOS를 넘어서는 서비스도 눈길
이번 키노트에선 iOS 활용도뿐만 아니라, iOS 생태계를 확장하는 서비스도 포함됐다. 앱 플립, 그리고 카키(CarKey)다. 앱 플립은 앱 서비스의 일부분을 임시로 구현하는 기능으로, 간단히 말해서 앱을 빌려서 쓰는 기능이다. 사용자가 앱 클립 코드가 포함된 NFC 태그와 접촉하면, 약 10MB 남짓의 데이터를 통해 앱 서비스 일부를 임시로 사용할 수 있다.
앱 클립을 통해 사람들은 앱이 필요한 스쿠터 대여나 커피 구입하기, 주차요금 등 설치하지 않았지만, 당장 필요한 앱 서비스를 임시로 쓸 수 있다. iOS 14가 정식 배포되는 가을을 전후로 앱 클립 서비스에 관한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카키는 이름 그대로 아이폰, 그리고 애플 워치를 스마트 키로 사용하는 기능이다. 애플 카키 지원 차량과 아이폰을 연동해 자동차의 시동을 걸 수 있고, 다른 사람에게 임시로 차량의 권한을 제공할 수도 있다. 해당 서비스는 올해 7월 출시 예정인 2021년 형 BMW 5 시리즈로 첫선을 보인다.
세세한 부분까지 놓치지 않은 업데이트
개인적으로 이번 발표 중 눈길을 끌었던 것은, 그룹 페이스타임에 포함된 수화 탐지기능이다. 이 기능은 그룹 통화 중 수화를 사용하는 사람이 있으면, 해당 사용자에게 이목을 집중할 수 있도록 강조한다. 보통은 중요할까 싶은 기능이지만, 소수의 사용자를 위한 사용까지도 챙긴다는 점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많은 이들이 기대했던 신제품 공개가 빠진 점은 아쉽지만,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는 분명 감탄할 만 한 내용이 많다. 특히 업데이트 내역이 각 기기 특성에 맞는 활용도는 물론, 미래지향적인 부분까지 놓치지 않았다는 점도 인적이다.
마지막으로 놀라운 부분은 운영체제 지원 기기다. 이번 iOS 14 업데이트는 올해로 출시 5년 차를 맞는 아이폰 6S 이후 기기를 지원하며, 아이패드OS 14에는 출시 6년차인 아이패드 에어 2가 포함돼있다. 구형 제품에서 우수한 활용도를 기대하긴 어렵겠으나, 오래된 제품을 여전히 사용할 수 있는 점만큼은 매력적이다. 두 운영체제의 공식 출시는 올가을로 예정돼있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