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때문에 자꾸 우울해져요.." 무료 심리상담? 직접 받아보니..

장현지 hj@itdonga.com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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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동아 장현지 기자] 코로나 블루(corona blue). '코로나19'와 '우울감(blue)'이 합쳐진 신조어다. 코로나19로 인한 우울감을 통칭하는 단어라 할 수 있다.

전염병인만큼 사람 간의 접촉이 제한되고, 이로 인해 일상에 크고 작은 변화가 생겼다. 더워지는 날씨에도 마스크를 항상 착용해야 하며, '사회적 거리두기'가 생계 문제로도 이어져 남녀노소 구분없이 불안함이나 무기력함을 호소하는 이가 늘었다.

이에, 의료 관계자들은 다양한 극복 방안들을 내놓고 있다. 규칙적인 수면 패턴을 유지하고, 건강한 식습관과 함께 적당한 운동을 하는 것이 코로나 블루 극복에 도움 된다는 조언이다. 또, 빠지지 않은 방안 중 하나는 바로 '심리 상담'이다.

앞서 제시한 생활 건강 수칙들을 지켜도 우울감을 혼자 극복해내기 어렵다면 심리 상담을 생각해볼 수 있다. 정부 차원에서도 심리 상담을 지원/확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월 29일부터, '코로나19 통합심리지원단'을 구성해 심리지원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또,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정신건강복지센터'를 통해 자가격리자 및 국민이 이용할 수 있는 무료 심리상담을 운영하고 있다.

기자 또한 최근 코로나 사태로 인해 계획이 무산되는 일이 잦아져, 무기력함과 답답함을 느끼던 와중이었다. 상황이 반복되고 장기화되니 우울감으로 이어져 권장 생활 수칙을 지킬 의욕조차 생기지 않아 새로운 해결방안을 찾고 있었다. 이에 무료 심리상담 서비스를 받아보기로 결심했다.

질병관리본부 콜센터로부터 받은 안내
문자
질병관리본부 콜센터로부터 받은 안내 문자

먼저, 질병관리본부 콜센터(1339)에 전화를 걸었다. 국번없이 '1339'로 전화를 걸면 된다. 상담원과 빠르게 되었다. 질병관리본부에서 코로나19에 관련된 모든 문의를 담당하고 있기에 바로 심리 상담사와 연결되지는 않는다.

"코로나로 인한 우울감을 상담받고 싶다"고 하니, '한국심리학회 심리상담 무료 전화 번호(070-5067-2619,070-5067-2819)'를 안내해주었다. 메모지가 없는 상황이라면 위 사진처럼 문자로 전송받을 수 있다.

오후 2시 경, 첫 번째 번호로 전화 걸어보았으나, 통화 중이었다. 두 번째 번호도 마찬가지다. 두 연락처를 번갈아가며 연결 시도했으나, 오랜 시간동안 통화 중이었다. 약 20번 정도 통화를 시도한 끝에 연결에 성공했다.

상담사는 "정신과 전문의는 아니며, 심리 전문 상담가들이 자원봉사의 일환으로 교대로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화 상담이며, 오프라인 상담은 불가하다.

상담사는 먼저 학생인지, 직장인인지, 현 직업(하는 일)과 연령대를 물었다. 물론 이 질문이 불편하다면 반드시 답할 필요는 없다. 익명으로도 상담을 받을 수 있냐고 문의하니, 가능하다고 답했다.

이 외, '자가격리 중인지','가족이나 주변에 코로나 감염 위험이 있는 사람이 있는지' 등 우울감과 코로나 관련 유무 또한 물었다. 기자의 경우 직접적인 감염 위험에 놓인 상황은 아니나, 코로나로 인해 야기된 수많은 제약으로 좌절을 겪고 있다고 털어놓으니 경청하며 공감해주었다. 상담사는 사적인 고민까지 편하게 털어놓을 수 있도록 차분한 목소리로 대화를 이끌어갔다.

직접적인 대안을 제시해주지는 않았다. 정신의학과에 방문하면, 상담 후 알맞은 약을 처방하는 등 직접적인 방안을 제시해줄 수 있지만 전화 상담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터. 또한 전문의가 아니기에 의료적인 결론을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다만, 익명으로 마음 속에 쌓아두던 고민들을 누군가에게 털어놓으니 한결 가벼워진 기분이었다.

상담사의 말에 따르면, 다양한 상황에 놓인 채 우울감을 호소하는 이들의 전화가 많이 걸려온다. 때문에 전화연결이 어려웠을 수 있다고. 상담 시간을 정확히 정해두지는 않았지만, 한 명 당 평균 30분 정도씩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더 많은 이들에게 무료 상담 기회가 공평히 돌아갈 수 있도록 한 명 당 최대 3번까지만 이용하길 권장하나, 3번이 넘는다고 이용을 제한하는 것은 아니다.

정신건강복지센터에 상담전화거는 모습
정신건강복지센터에 상담전화거는 모습

혹, 방문(오프라인) 상담을 무료로 할 수 있는 곳이 있는지 문의하니, '정신건강 위기 상담전화(1577-0199)'번호를 안내해주었다. 해당 번호로 전화를 건 뒤, 통화 화면에서 스마트폰 키패드로 지역번호와 우물 정(#)을 누르면 된다.

기다림없이 바로 심리 상담사와 연결되었다. 상담사는 먼저 전화 건 사람의 이름, 나이, 직업, 증상, 자가격리 중인지 등을 확인했다. 앞서 한국심리학회 심리 상담과는 달리, 기본적인 인적사항을 기록한다고 전했다.

상담사에 따르면, 전화 상담을 원할 경우 연결된 상담사에게 바로 정신적인 고민을 상담하면 된다. 방문(대면) 상담을 원할 경우, 거주하는 시,구를 파악 후 거주지 근처 무료 대면 상담이 가능한 센터를 안내해준다. 단, 현재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로 대면 상담이 불가능한 경우가 있어, 센터에 유선으로 연락 후 가능 여부를 미리 확인하고 방문하는 것이 좋다.

게티이미지뱅크002
게티이미지뱅크002

'심리상담'이라고 하면, 괜한 부담에 선뜻 전화걸기가 망설여질 수 있음을 이해한다. 하지만 전문가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은 결코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무기력함이 지속되면 우울로 이어질 수 있고, 우울이 지속되면 혼자 벗어나기 힘들다고 느낄 수 있다. 평소엔 거뜬히 해내던 일도, 우울한 상태에서는 더욱 많은 용기와 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는 자신에게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다.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감정이다.

앞서 말했듯, 무료 전화 상담만으로는 정신의학과를 방문하는 것처럼 명쾌한 해결책이나 결론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상담사와 대화해보며, 현재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마주하고 털어놓으면서 지속되는 우울함에 작은 환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글 / IT동아 장현지 (hj@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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