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화끈한 성능에 꾸미는 맛까지?' 컬러풀 아이게임 지포스 RTX 2080 슈퍼 벌칸 X
[IT동아 강형석 기자] 게임을 즐기기 위해 선택하는 그래픽카드, 그래픽 효과와 성능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기왕 구매하는 것 가능하다면 최고 사양을 갖춘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최근에는 고주사율 모니터로 부드러운 움직임을 경험하려는 게이머가 많아지는 추세여서 고성능 그래픽카드에 대한 열망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고성능 그래픽카드에도 선택지가 존재한다. 기본형을 바탕으로 무난하게 쓸 것인지, 제조사 성향을 담은 자체 개발 제품을 통해 만족감을 더 높일지 여부다. 기본형을 선택하면 그래픽 프로세서 제조사가 정한 최적의 성능을 기대할 수 있으며, 자체 개발 제품은 성향에 따라 성능을 더 높여 같은 그래픽카드라도 체감 성능의 변화를 제공한다.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성능을 더 높인 자체 개발 그래픽카드가 더 매력적일 것이다. 게임 내에서는 1초에 이미지 1장이라도 더 표현하는 것이 낫다. 고성능 그래픽카드를 선택하는 것도 그 이유에서다.
현재 고성능 그래픽카드 제품들 중 눈 여겨 볼 것은 바로 지포스 RTX 2070과 2080 계열 두 가지다. 이 중 RTX 2080이 상대적으로 나은 성능을 갖췄다. 가장 최상위 제품인 RTX 2080 Ti를 선택하는 것이 좋겠지만 가격이 매우 높기 때문에 이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 최고 수준의 성능을 구현하는 RTX 2080이 선택 받는 것이다.
여기에 엔비디아는 RTX 2080 보다 더 나은 성능을 갖춘 RTX 2080 슈퍼(Super)를 추가한 바 있다. 기존 2,944개였던 쿠다 코어의 수를 3,072개로 늘리고 메모리 속도 또한 14Gbps에서 15.5Gbps로 높이면서 처리 성능을 대폭 끌어올렸다.
이미 성능을 한 번 높였기 때문에 그 자체로 주목 받기에 충분하지만 컬러풀 아이게임 지포스 RTX 2080 슈퍼 벌칸 X(Colorful iGame Geforce RTX 2080 Super Vulcan X)는 기본형보다 속도를 높여 게임 내에서의 만족감을 높여주는 그래픽카드다. 무엇보다 이 제품은 처음부터 높은 속도를 내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에게 선택권을 준 점이 특징이다. 이 외에도 RGB LED를 통한 튜닝 효과나 대형 냉각 장치를 적용해 안정성까지 함께 갖췄다.
보기에도 좋은 것이 실용적이기까지 하네?
컬러풀 아이게임 지포스 RTX 2080 슈퍼 벌칸 X는 크기부터 시선을 압도한다. 320mm에 가까운 긴 길이지만 자연스레 성능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해준다. 아무래도 큼직한 냉각 장치(방열판 + 냉각팬)을 제공하는데다 여유로운 기판 면적 안에 부품을 집적할 수 있어서다. 이는 발열 제어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준다. 냉각팬은 3개로 모두 지름 90mm 사양이다.
전반적인 외모를 강한 직선 위주로 꾸몄다. X자 형태의 덮개를 중심으로 기계 느낌을 주는 선들이 그 안에 그려져 있다. 겉으로 보이는 화려함이 아닌 멋과 실리를 추구하려는 듯한 인상을 준다.
후면에는 기판 전체를 덮는 금속판(백플레이트)을 배치했다. 단순해 보이지만 냉각장치의 무게로 기판이 휘는 현상을 막아주는 것 외에 방열판 역할까지 겸하므로 장시간 작동 시 안정적인 구동을 돕는다. 후면에는 제품 브랜드를 상징하는 삼각형 아이콘이 있는데, 여기에는 RGB LED를 적용해 멋을 살렸다.
기본은 엔비디아가 제안한 1,650MHz(최대 1,815MHz)로 동일하지만 버튼을 눌러 성능을 높이는 '원키 오버클럭(One-Key Overclock)'을 적용하면 최대 1,860MHz까지 상승한다. 이 과정에서 발열 상승이 이뤄지는데 이를 해소할 수 있는 대형 냉각장치를 적용했다.
컬러풀은 높은 작동속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부품 구성에 공을 들였다. 특히 그래픽 프로세서와 메모리에 전원 흐름을 최적으로 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제품에는 12 단계(페이즈) 전원부를 탑재했는데, 그래픽카드에 10단계, 비디오 메모리에 2단계를 배정했다. 보조 전원 연결도 최대한 많은 전원을 공급할 수 있도록 8+8핀 구성을 제공한다.
전원부 부품은 컬러풀이 고성능 제품에 쓰기 위해 개발한 '아이게임 순전원(I.P.P – iGame Pure Power)' 기술이 적용되어 있다. 이를 통해 높은 전자파 저항 및 낮은 전자방해(EMI) 성능을 제공한다. 이 외에 바닥에는 은도금 기술을 적용해 기판과의 전류·신호 전달 능력을 끌어올렸다.
곳곳에는 LED를 적용해 멋까지 함께 살렸다. 우선 냉각장치에 ㄱ자 형태로 LED를 달았다. 끝에도 긴 일자 형태로 LED를 추가한 것이 돋보인다. 마치 고성능 자동차의 후미등을 형상화 한 듯한 느낌이다. 색상은 자연스럽게 변경되지만 사용자 임의로 설정 가능하다.
추가로 그래픽카드 측면에는 액정 디스플레이를 길게 배치한 점이 돋보인다. 아이게임 액정 모니터 2.0(iGame LCD Monitor)라 부르는 이 장치는 이 제품이 갖는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다. 이 위에는 그래픽카드 정보 외에 사용자가 지정한 영상 재생까지 지원한다. 말 그대로 개인 취향에 따라 마음껏 꾸밀 수 있는 공간이다. 영상은 흔히 움짤로 부르는 GIF 형식을 활용한다.
후면에도 그래픽카드 라인을 따라 LED를 적용했고, 끝에 배치된 삼각형 모양의 아이콘에도 같이 LED가 점등된다. 색상이나 점등 방식은 소프트웨어(별도 설치)를 통해 이뤄진다. 화려하게 꾸미는 것을 즐기거나, 다양한 정보를 한 눈에 확인하기를 원하는 소비자를 겨냥한 기능이다.
출력 구성은 여느 동급 그래픽카드와 큰 차이가 없다. 우선 디스플레이 포트 3개가 제공되고, HDMI 단자 1개가 사이에 배치됐다. 가상현실(VR) 기기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USB-C 단자도 1개 제공된다. 최근 적응형 동기화(지싱크 호환) 또는 지싱크 등 고해상도·고주사율 모니터가 늘고 있는 추세여서 이 같은 구조는 자연스러운 흐름처럼 느껴진다.
별도로 기기 상단에는 오버클럭을 위한 버튼이 배치되어 있다. 기본적으로 버튼이 눌러진 상태로 제공되는데 이 때는 기본 작동속도다. 버튼을 한 번 더 누르면 위로 올라오는데 이것이 오버클럭된 상태다. 구매해서 최대 성능을 바로 사용하려면 전원을 켜기 전에 버튼을 한 번 눌러놓자.
RTX 20 슈퍼 중 최고, 여기에 오버클럭을 더하면?
RTX 20 슈퍼 제품군 중 최상위에 속하는 RTX 2080 슈퍼를 품은 컬러풀 아이게임 지포스 RTX 2080 슈퍼 벌칸 X의 성능은 어느 정도일까? 게임 및 성능 측정 소프트웨어를 실행해 대략적인 성능을 파악해 보기로 했다. 측정을 위해 프로세서는 AMD 라이젠 3600X와 DDR4 16GB(DDR4-3200 설정), 1TB 용량의 웨스턴디지탈 SN750 고속저장장치 등으로 시스템을 구성했다.
먼저 사양을 확인해 봤다. 컬러풀이 직접 설계한 것으로 3,072개 쿠다 코어와 함께 8GB 용량의 GDDR6 비디오 메모리가 탑재됐다. 기본 작동속도는 엔비디아 기본인 1,605MHz지만 최대 작동속도가 1,860MHz로 설정되어 있다. 엔비디아 기본형은 1,815MHz로 45MHz 오버클럭 되어 있다.
비디오 메모리 전송 통로(메모리 인터페이스)는 256비트다. 메모리 전송 통로는 3D 처리에 필요한 데이터를 동시에 처리하는데 쓰이므로 높을수록 유리하다. 동시에 입출력되는 데이터 양이 많아지기 때문, 특히 해상도가 높아지거나 고주사율 환경에서는 입출력 데이터 양이 급격히 증가하므로 고대역 메모리 전송 통로는 성능 향상에 도움을 준다.
우선 게임 성능을 측정(벤치마크)하는 소프트웨어인 3D마크를 실행했다. 우선 대부분 게임들이 적용하고 있는 기술에 기반한 파이어 스트라이크(Fire Strike) 항목을 선택해 실행했다. 성능 측정은 풀HD(1,920 x 1,080) 해상도를 기반의 기본형과 QHD(2,560 x 1,440) 해상도에서 실행되는 익스트림(Extreme) 항목에서 진행됐다.
파이어 스트라이크 측정 항목을 먼저 살펴봤다. 그래픽 처리에 따른 점수는 2만 8,835. 두 번에 걸쳐 진행된 그래픽 테스트에서의 초당 이미지 처리 수는 각각 초당 142매(142.65프레임)와 111매(111.82프레임)다. 이 정도 성능이라면 풀HD 해상도 내에서 성능 저하를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이번에는 파이어 스트라이크 익스트림. 해상도가 높아지면서 처리할 데이터 수가 늘어나니 성능은 전반적으로 떨어지게 된다. 점수는 우선 1만 3,964점. 두 번에 걸쳐 진행되는 그래픽 테스트 결과는 각각 초당 75매(75.85프레임)와 50매(50.61프레임)를 기록했다. 수치 자체는 낮아 보여도 실제 게임 내에서의 성능이 아니므로 참고만 하자. 앞서 언급한 것처럼 벤치마크 소프트웨어는 그래픽카드에 부하를 주는 효과를 다수 적용하기 때문이다.
실제 게임 내에서의 속도를 확인해 볼 차례. 실행한 게임은 둠 이터널(DOOM Eternal)이다. 그래픽 효과를 모두 최대로 설정한 다음, 게임을 실행했다. 해상도는 QHD(2,560 x 1,440)에 맞춘 상태.
게임을 실행해 보니 매우 쾌적하게 구동된다. 부하가 걸리는 상황(그래픽 효과 최대)에서도 초당 200매에 가까운 처리 능력을 보여준다.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초당 180매 이상을 기록했고, 부하가 조금 발생하는 상황에서 130~150매 사이를 꾸준히 표현해낸다.
이 수치는 화면이 초당 144회 이상 깜박이는(144Hz 이상 주사율) 게이밍 모니터를 썼을 때 효과가 더 두드러진다. 옵션 타협이 이뤄진다면 더 빠른 이미지 처리 능력이 가능하다.
섀도 오브 더 툼레이더 내의 성능 측정 결과도 만족스럽다. 동일한 해상도(QHD)에 그래픽 효과를 최대로 설정했을 경우, 평균 초당 97매 이미지 처리 능력을 보여준다.
배틀그라운드도 실행해 봤다. 해상도는 QHD로 타 게임과 동일하며 그래픽 효과는 가장 최대인 울트라에 설정했다. 전장은 사막 지형인 카라킨이다. 전장에 따라 다르겠으나 해당 전장 내(카라킨)에서는 주로 초당 120~130매 내외 수준으로 이미지를 그려냈다. 게이머가 몰리는 접속 초반과 일부 부하가 집중되는 상황에서는 초당 70~80매 수준까지 떨어지지만 오래 유지되는 것은 아니다.
2080 Ti를 고집할 게 아니라면 게임을 위한 최적의 선택지
컬러풀 아이게임 지포스 RTX 2080 슈퍼 벌칸 X의 성능은 '고성능 그래픽카드가 이렇다'라는 점을 잘 보여준다. 대부분의 게임에서 초당 100매 이상 유지되는 성능을 보여주며, 일부 게임에서는 200매에 가까운 초당 이미지 처리 성능을 보여준다. 이는 일반 모니터 및 고주사율 모니터를 쓰는 게이머 입장에서는 분명한 이점이다. 끊김에 의해 흐름이 깨지지 않고 게임에 최대한 오래 집중할 수 있어서다.
뛰어난 그래픽카드지만 아쉬운 점은 분명히 있다. 아쉽다기 보다 과하다는 표현이 맞을 듯 하다. 분명 상단의 디스플레이와 화려한 LED 조명은 장점이지만 가격 상승 요인이 된다. 실제로 이 그래픽카드의 온라인 최저가는 약 110만 원에 가깝다. 관련 기능을 쓰지 않거나 필요를 느끼지 않을 게이머도 생각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고성능 그래픽카드를 선택하는 소비자는 목적이 분명하다. '확실한 성능'의 보장이다. 그런 점에서 이 그래픽카드는 소비자를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다. 이 성능으로도 만족하지 못한다면 상위 제품인 RTX 2080 Ti를 손에 넣는 수 밖에 없다. 타협할지 끝까지 갈지 여부는 소비자의 선택에 달렸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