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화려한 화면이 나를 감싸네' 삼성 오디세이 G7 게이밍 모니터

강형석 redbk@itdonga.com

[IT동아 강형석 기자] 게임을 할 때 중요하게 보는 부분은 무엇인가? 화려한 그래픽, 부드러운 움직임, 현장감 넘치는 소리 등 여러가지가 있을 것이다. 게이머는 이 중 우선 순위를 정해 PC를 구성하고 여러 게임을 즐긴다. 과거 PC 성능이 열악할 때에는 그랬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모든 것을 한 번에 누릴 수 있을 정도로 성능과 여러 기술적 완성도가 갖춰졌다.

게임은 단순히 보면 입력과 출력의 무한 반복 과정을 그린다. 내가 명령을 입력하면 그에 맞는 결과가 화면 속에 그려진다. 그 과정에서 승리와 패배가 갈린다. 게이머들이 장비 성능 향상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이 명령과 반복에 따른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함이다. 상대방과 달리 입력 지연이 생기면 패배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으니 말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예로 내가 상대방에게 기술 시전을 명령하는데 약 3초 가량 소요되지만 상대방은 반대로 약 2초 정도 소요된다고 가정하자. 동일한 시점에 기술을 시전했는데 상대는 나보다 먼저 피해를 주게 된다. 피해가 누적되면 당연히 내 캐릭터는 체력이 먼저 바닥나 패배하게 된다. 이 입력지연에 따른 이유는 여럿 있다. 입력기기부터 모니터, PC 사양, 네트워크 상태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입력 지연에 대한 이유는 많지만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부분은 아마 모니터가 아닐까 생각된다. 일반 모니터의 60Hz(화면이 초당 60회 깜박임) 주사율은 빠른 PC 성능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 늘 있어왔다. 이에 화면 주사율을 PC 화면에 맞추는 적응형 동기화 기술이나 화면 주사율을 100Hz 이상 높이는 형태로 발전을 거듭해 왔다.

삼성 오디세이 G7(LC32G74TQSK-E) 게이밍
모니터.
삼성 오디세이 G7(LC32G74TQSK-E) 게이밍 모니터.

현재는 이런 기술들이 총망라된 모니터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삼성 오디세이 G7(LC32G74TQSK-E) 게이밍 모니터도 그 중 하나다. 놀라운 것은 이 모니터의 형태다. 화면이 U자로 휘어 있는 커브드(Curved)형인데 그 모양새가 심상치 않다. QHD 해상도와 240Hz 주사율도 흥미를 끄는 부분이다. 과연 이 모니터의 매력은 무엇일까?

화려한 조명과 1,000R 곡률의 화면이 나를 감싸네

삼성 오디세이 G7(LC32G74TQSK-E) 게이밍 모니터의 첫 인상은 매우 독특하다. 그간 삼성의 게이밍 브랜드였던 오디세이 제품들 대부분이 기하학적인 외모로 시선을 끌어왔다. 이 모니터는 약간 미래지향적(?) 설계를 적용했다. 최근 게이밍 모니터 제조사들은 자사 특성을 고려, 시선을 끄는 화려한 설계를 적용하고 있는데 그 연장선에 있다고 볼 수 있다.

화면 규격은 32인치, 수치로 보면 크지만 실제 보면 무난하게 느껴진다. 이는 화면이 평면이 아니라 휘어 있어서다. 이른바 커브드 모니터(Curved Monitor)다. 이 모니터에는 곡률 1,000R이 적용되어 있다. 반지름 1,000mm인 원의 곡면에 해당하는 휘어짐인데, 이는 타 커브드 모니터보다 큰 수치다. 흔히 일반 커브드 모니터는 1,500~1,800R을 적용하고 있다.

격하게 휘어져 있기 때문에 화면 크기 자체는 작게 느껴지지만 모니터 앞에 앉았을 때의 만족감은 크다. 거의 시야에 가득 찬 화면이 눈 앞에 펼쳐진다. 그만큼 게임에 집중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1,000R 곡률은 화면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게
돕는다.
1,000R 곡률은 화면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게 돕는다.

화면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졌다면 이제 눈이 즐거워야 한다. 이에 삼성은 여러 기술을 접목했다. 수직전계식(VA – Vertical Alignment) 구조의 패널을 적용했지만 양자점 필름(Quantum Dot Film)을 적용한 QLED 기술을 통해 화질을 끌어올렸다. 그 결과, 오디세이 G7 게이밍 모니터의 화면 밝기는 600니트 가량이다. 일반 모니터들이 300~400니트 정도니까 더 밝은 화면을 보여주는 셈이다.

해상도는 QHD(2,560 x 1,440)다. 초당 240회 깜박이는 고주사율 모니터이기에 풀HD(1,920 x 1,080) 이지 않을까 예상했으나 더 세밀한 화면 표현을 지원한다. 사실, 주사율을 낮추고 해상도를 4K(3,840 x 2,160)에 대응했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지만, 현재 단일 그래픽카드로 4K를 원활히 구동할 수 있는 성능은 아니기에 현재 구성이 최적이라 여겨진다.

게임에 중요한 반응속도는 최대 1ms 수준으로 구현해 완성도를 높였다. 일반적으로 게임은 입력과 반응의 연속이다. 정적인 게임은 이 빈도가 낮지만 리그 오브 레전드나 오버워치, 배틀그라운드 같은 공격과 방어가 실시간으로 이뤄지는 게임은 입력-반응간 지연이 짧으면 짧을수록 유리하다. 여기에는 입력장치(키보드, 마우스)도 있고, 모니터에 출력되는 시간까지 모두 포함한다.

코어 라이팅은 다양한 색과 형태로 존재감을
드러낸다.
코어 라이팅은 다양한 색과 형태로 존재감을 드러낸다.

모니터 출력 시간이 줄어드는 것은 큰 이득이다. 그런 점에서 오디세이 G7 게이밍 모니터는 타 동급 제품 못지 않은 매력을 갖췄다. 흔히 게이밍 모니터들은 1~5ms 수준의 반응속도를 제공하고 있다. 1ms 정도면 빠른 쪽에 속한다.

자연스러운 게임 몰입을 위한 기술도 적용됐다. 적응형 동기화(Adaptive Sync) 기술인데 엔비디아 지싱크 호환(NVIDIA G-Sync Compatible)과 AMD 프리싱크(FreeSync) 기술 모두 사용 가능하다. 주사율 변동 범위는 80~240Hz 사이. 범위가 조금 높게 느껴지는데, 타 제품하고 비교가 어려운 것이 QHD 해상도와 240Hz 주사율을 갖춘 적응형 동기화 게이밍 모니터가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

그래픽 효과를 잘 조절하거나 초당 80매 이상 꾸준히 그려내는 탄탄한 PC를 보유하고 있다면 이 모니터를 사용하는데 큰 문제가 없다. 오히려 적응형 동기화 기술을 바탕으로 쾌적한 게이밍 몰입이 가능하니 아쉬움이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흥미롭게도 화면을 90도 꺾어 쓰는 피봇 기능을
지원한다.
흥미롭게도 화면을 90도 꺾어 쓰는 피봇 기능을 지원한다.

모니터 받침대는 활용도가 제한적이지만 의외로 화면을 90도 꺾어 쓰는 피벗(Pivot)과 각도를 상하로 조절하는 틸트(Tilt)를 지원한다. 고개를 좌우로 돌리는 스위블(Swivel)은 지원하지 않는다. 다만 피벗 기능을 꼭 넣을 필요가 있었을까? 화면이 좌우가 아닌 상하로 휘어 있으므로 오히려 몰입에 방해가 된다. 불가피하게 화면을 수직으로 써야 할 때가 아니라면 쓸 일이 많지 않아 보인다.

확장장치 연결도 잘 준비되어 있다. 모니터 후면에는 디스플레이 포트 2개가 기본이며 HDMI 단자도 1개 제공한다. USB 연결을 위한 B형 단자 1개와 연결이 됐을 때 사용 가능한 A형 USB 단자 2개가 탑재됐다. 이를 활용해 PC 및 콘솔 게임기 등 영상 출력 장치에 연결해 쓸 수 있다.

참고로 적응형 동기화 기술을 쓰려면 HDMI보다 디스플레이 포트를 권장한다. 지싱크 호환 및 프리싱크 모두 해당 기술 사용을 위해 디스플레이 포트 연결을 요구하고 있어서다.

내 눈 앞에 펼쳐지는 듯한 몰입

삼성 오디세이 G7(LC32G74TQSK-E) 게이밍 모니터에 PC를 연결, 게임과 영상 등을 실행했다. PC는 AMD 라이젠 5 3600X와 지포스 RTX 2070 슈퍼(Super) 등이 장착된 상태다.

240Hz 주사율과 1ms의 반응속도는 리듬게임에서 빛을
발휘한다.
240Hz 주사율과 1ms의 반응속도는 리듬게임에서 빛을 발휘한다.

전반적인 화면 출력과 반응속도 등을 확인하기 위해 리듬게임인 디제이맥스 리스펙트 브이(DJMAX Respect V)를 실행했다. 입력과 반응이 민감한 게임 중 하나를 꼽는다면 기자는 단연 리듬 게임을 꼽는다. 물론, 1인칭·3인칭 슈터(FPS·TPS)나 온라인 결투장(MOBA),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RTS) 등 입력과 반응이 민감한 게임은 많다. 반면, 리듬게임은 내려오는 아이콘을 판정선에 맞춰 키를 눌러야 된다.

특히 디제이맥스 리스펙트 브이는 설정에 따라 최대 240회 표시 기능을 갖췄는데, 이에 맞춰 게임을 즐긴다면 더 정확한 판정이 이뤄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생겼다. 게임은 어떻게 눌렀는가에 따라 1%에서 100%까지 표시된다. 100%에 가까울수록 정확히 눌렀다는 이야기다.

이 게임을 실행하면서 인상적인 부분은 판정이 놀라울 정도로 잘 맞았다는 것이다. 기자가 개인적으로 사용 중인 모니터는 약 5ms 가량의 반응속도를 가진 144Hz 주사율 게이밍 모니터다. 이 모니터를 사용할 때에는 지연을 어느 정도 허용한 설정에서 게임을 즐긴다. 그럼에도 판정이 빠듯하게 느껴질 정도다. 실수도 있지만 비교적 난이도가 적절한 곡을 즐길 때에도 판정이 이상하다 느낄 때가 많다.

그러나 삼성 오디세이 G7은 다르다. 입력 지연을 허용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어느 정도 원하는 판정이 나온다는 느낌을 받는다. 오히려 늘 하던 곡을 마무리하니 기록을 갱신하기에 이르렀다.

높은 주사율과 적응형 동기화 기술로 화면이 갈라지지
않는다.
높은 주사율과 적응형 동기화 기술로 화면이 갈라지지 않는다.

이번에는 둠 이터널을 실행했다. 1인칭 슈터 게임으로 빠른 반응이 필수. 그래픽 효과로 인해 초당 240매 이상 표시되는 상황은 적었지만 적응형 동기화 기술인 지싱크 호환이 원활히 작동하면서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보여준다. 빠른 움직임이 이뤄져도 화면이 갈라지는(티어링) 현상은 일어나지 않았다.

배틀그라운드를 실행할 때에도 쾌적함을
전달한다.
배틀그라운드를 실행할 때에도 쾌적함을 전달한다.

배틀그라운드를 실행할 때도 마찬가지다. 초당 240매에 해당하는 주사율에 도달할 일은 없지만 적응형 동기화 기술이 작동하는 구간 내(80~240매)에서는 원활히 작동한다. 하지만 아무리 지싱크 호환 기술이 기기간 연동으로 반응속도 지연을 최소화 해도 순수한 입력과 반응이 이뤄지는 것과는 다를 수 밖에 없다. 혼자 즐기는 게임에서는 끊김 없는 화면을 위해 적응형 동기화 기술을, 온라인 접속 환경이라면 이를 쓰지 않는 것이 현재로서는 바람직한 형태다.

사용자 취향에 맞춰지는 개인화 설정도
충실하다.
사용자 취향에 맞춰지는 개인화 설정도 충실하다.

개인화 설정 기능도 잘 갖춰져 있다. 기본적으로 게임에 필요한 설정을 시작으로 화질 관련 설정, 동시화면, 모니터 LED(코어 라이팅) 관련 설정과 모니터 자체 설정 등을 제공한다. 모니터가 혹시나 이상하면 고객지원 모드에서 자가 진단을 진행하면 된다. 화면이 녹색으로 나오는데 불량화소나 깜박임 등을 확인하는 식이다.

게임 관련 설정은 여느 게이밍 모니터와 큰 차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삼성 오디세이 G7은 고관용(HDR)을 위한 로컬 디밍(Local Dimming) 설정을 제공하는 점이 돋보인다. 이 기술은 액정 패널 뒤에 있는 백라이트의 밝기를 세밀하게 조절한다. 백라이트 영역이 촘촘하면 세밀한 밝기 조절이 되지만 가격 상승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기술이 빚어낸 높은 완성도가 주는 '만족감'

삼성 오디세이 G7(LC32G74TQSK-E) 게이밍 모니터의 강점을 정리하면 이렇다. ▲ 1,000R 곡률에 따른 몰입감 ▲ 240Hz 고주사율과 1ms 반응속도 ▲ QHD 해상도 ▲ 적응형 동기화 기술 대응 ▲ HDR 600 제공 등이다. 이 정도만 해도 이 모니터의 가치는 충분하다고 보여진다. 당장 QHD 해상도에 240Hz와 적응형 동기화 기술을 갖춘 게이밍 모니터가 많지 않다.

곡률 때문인지 영상을 감상할 때는 조금 어색한 느낌이
들었다.
곡률 때문인지 영상을 감상할 때는 조금 어색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아쉬운 부분도 있다. 곡률이 높아서인지 어두운 화면이 출력될 때 테두리 상·하단에서 빛이 새어 나오는 듯한 현상이 감지된다. 또한 모니터 곡선이 완전한 U자형이 아니라 ㄷ자형처럼 약간의 각이 느껴지기도 한다. 이는 리뷰 제품의 문제일 수 있어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다.

모니터의 가격은 온라인 기준으로 약 90만 원(32인치 모델 기준). 흔히 고사양 게이밍 모니터의 가격대가 100만~200만 원을 호가하는데 비해 합리적이다. 그래도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는 부담되는 가격이다. 중요한 것은 목적이다. 게임을 쾌적하고 즐겁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데 반드시 필요한 존재라면 삼성 오디세이 G7(LC32G74TQSK-E) 게이밍 모니터는 적어도 실망은 주지 않을 듯하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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