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어디든 함께하는 오디오 시스템, 보스 포터블 홈 스피커
[IT동아 남시현 기자] 보스(BOSE)는 미국의 오디오 음향기기 제조사로, 1964년 아마르 보스(Amar Bose) 박사가 설립했다. 아마르 보스 박사는 MIT에서 전자공학 학사 및 석사 학위를 받고 교수로 재직했는데, 설립 당시 고급 오디오 시장이 음질보다는 출력, 그리고 외형만 중시하는 풍토가 답답해 보스를 설립했다고 한다. 설립 배경 자체가 음향의 완성도에 초점을 둔 까닭에 현재도 보스는 음향 이론과 실험을 통해 음원 기기를 설계하고 있다. 특히 새로운 형태의 폼팩터에 도전하는 것을 꺼리지 않는다.
원래 오디오라 하면 앰프나 스피커를 떠올리지만, 보스는 편의성도 함께 중시해왔다. 예로부터 CD 컴포넌트를 비롯해 컴퓨터용 스피커, 블루투스 스피커, 스마트폰 도크형 오디오, 미니 블루투스 스피커, 완전 무선 이어폰을 내놓고 있고, 최근에는 선글라스형 이어폰 등 시대상에 맞는 제품을 끊임없이 선보이고 있다. 최근 출시한 보스 포터블 홈 스피커(Bose Portable Home Speaker)도 인공지능 스피커가 대세인 흐름과 무관치 않다. 특히 인공지능 스피커 제조사가 스피커 본연의 활용도보다는 인공지능에만 치중하는 터라, 휴대용 블루투스 스피커로의 강화하고, 인공지능은 부가기능으로 넣어 사용자 수요를 맞추고 있다.
보스(BOSE)가 해석한 인공지능 스피커
보스 포터블 홈 스피커는 무게 1.06kg, 높이 191mm 가로 104mm의 원통형 블루투스 스피커다. 360도 방향으로 소리가 울려 퍼져 실내 어디에서도 음원을 전달하며, 최대 12시간 연속 재생이 가능한 배터리를 내장해 다양한 외부 활동에도 음악을 즐길 수 있다. 색상은 트리플 블랙, 럭스 실버가 있고, 상단 무광 플라스틱과 하단부 금속으로 돼 있다. 손잡이는 탄력 있는 재질에 직물로 감싸 무게 부담이 적다.
거치형 인공지능 스피커와 다르게 운반, 배터리, 외관 등이 가능한 것도 특징이다. 배터리는 USB C(타원형) 단자로 충전하며, 완충에 약 4시간이 소요된다. 만약 보조 배터리가 있다면 외부에서도 충전하면서 쓸 수 있다. 빠르게 충전하고 휴대할 수 있도록 하단에 충전 단자가 있어 USB C 연결 없이 별매의 크래들에 올려놓는 것만으로 충전할 수 있다. 또한, 요철이나 낙하 등 외부 충격을 막기 위한 내부 설계, IPX4 등급 방수 적용으로 흩뿌리는 물기 정도는 막을 수 있다.
기기 조작은 상단의 버튼을 사용하는데, 전원 버튼과 블루투스 연결, 소리 작게, 일시 정지, 소리 크게, 음성 입력 끄기, 액션 버튼으로 있다. 액션 버튼은 인공지능 비서 호출이나 기능 입력 등 다용도로 쓰인다. 버튼 주변에는 다양한 색상으로 빛나는 LED링이 배치돼 음량 상태나 블루투스, 활성 상태 등 정보를 제공한다. 아쉬운 점은 버튼이 고무 커버라는 점인데, 방진 방습과 누를 때의 느낌은 좋지만 먼지가 꽤 많이 붙는다.
사운드는 보스 특유의 음장감, 그리고 베이스 강조가 인상적이다. 저음부가 강조된 메탈이나 EDM 장르라면 베이스 특유의 진동을 느낄 수 있는데, 반대로 베이스가 강하면서 보컬이 약한 음원에 한해서는 목소리가 다소 묻히는 감이 있다. 대신 베이스가 적은 어쿠스틱 계열은 신선하고 명료하게 표현된다.
보스 포터블 홈 스피커의 사운드 출력은 내부 중앙에서 아래 방향을 향하며, 내부에 세 개의 수동 라디에이터를 통해 진동 표면적을 늘리고, 이를 통해 깊이 있는 베이스를 전달한다. 소리 출력이 360도 무지향성이라 실내 어디에 놔둬도 고르게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출력은 28평 아파트를 기준으로 거실은 물론 대각선 끝에서도 스마트폰 최대 출력보다 크게 들릴 정도니, 50평 내외의 카페나 사무실에도 부족함이 없을 듯 하다.
와이파이를 통한 높은 확장성과 다채로운 기능
보스 포터블 홈 스피커는 보스 뮤직(Bose Music) 앱을 활용한 와이파이 연결을 지원한다. 보스 뮤직은 구글 플레이스토어, 애플 앱스토어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으며, 와이파이를 비롯한 모든 설정이 이 앱으로 진행되니 필수다. 앱 실행 후 표시등 링의 상단과 하단에 주황색 LED가 점등될 때까지 스피커 볼륨 작게 버튼과 재생/일시 중지 버튼을 길게 누른다. 그 상태로 연결 과정을 진행하면 된다.
여기서 와이파이까지 연결하면 아마존 알렉사나 애플 시리, 구글 어시스턴트로 인공지능 스피커의 역할을 맡게 된다. 아쉽게도 국내 제품은 아직 음성비서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데, 추후 업데이트를 통해 추가될 여지가 있다. 와이파이 스피커의 장점은 블루투스보다 한 단계 더 높은 활용도다. 데이터 전송에 유리해 블루투스로는 어려운 고용량 무손실 음원(FLAC)도 재생할 수 있고, 블루투스보다 도달 범위가 길어 끊김이 적고 더 넓게 쓸 수 있다. 또한 보스 심플싱크(SimpleSync™)같은 멀티 룸 오디오 시스템 구축이나 튠인(TuneIn) 기능을 활용한 온라인 라디오나 팟캐스트 연결까지 지원한다.
보스 심플싱크를 활용하면 여러 대의 스피커 및 헤드폰, 스피커 대 스피커를 하나의 장치처럼 쓸 수 있고, 스마트폰 하나로 모두 제어할 수 있다. 심플싱크 활성화는 보스 뮤직 앱에서 장치를 연결하고, 우측 하단의 스피커 아이콘을 누른 다음 '스피커 그룹화'를 선택한다. 이후 연결할 다른 보스 헤드폰, 스피커의 전원을 켜면 자동으로 심플싱크 리스트에 제품명이 표기되는데, 연결할 제품을 선택하면 약 3~5초 이내에 스피커가 연결된다.
심플싱크로 연결된 스피커는 콘크리트 구조에서 약 30평, 개방 구조라면 50평까지도 안정적으로 연결된다. 볼륨 설정은 보스 뮤직 앱 자체 플레이어 내에서 개별로 조정할 수 있어, 공간이 분리된 곳에서 홈 파티를 하거나, 한쪽은 조용하고 한쪽은 크게 틀어놓는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애플 사용자를 위한 에어플레이 2도 빼놓을 수 없는 기능이다. 보스는 이전부터 애플 기기 지원에 강점을 보인 제조사고, 실제로 애플 스토어에서 보스 제품을 판매할 정도로 관계가 깊다. 과거부터 아이폰 3GS, 아이팟 클래식을 꽂아 쓰는 보스 사운드독이나, iOS 전용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인 QC 20 어쿠스틱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을 내놓는 등 애플 기기 지원에 충실하다.
보스 포터블 홈 스피커 역시 애플의 멀티미디어 전송 규격인 에어플레이 2(AirPlay 2)를 공식 지원한다. 에어플레이는 집안의 여러 음향 장치나 애플 TV 지원 제품에 음성·영상 실시간으로 연동하는 기능으로, 블루투스와 와이파이를 동시에 사용해 연결성이 좋고 편리하다. 아이폰이나 맥북 시리즈로 음악이나 영상을 듣는다면, 보스 포터블 홈 스피커를 에어플레이 2로 연결해 외부 스피커로 쓸 수 있다.
아웃도어부터 거실까지, 포터블 홈 스피커 하나로
보스 같은 전통적인 음향기기 기업이 인공지능 스피커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당연하다. 인공지능 스피커의 기능이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음악 감상이라는 본연의 목적은 퇴색되지 않는다. 실제로 활용해본 느낌 역시 정말 다재다능하게 쓸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에는 거실이나 방에서 사용하다가도, 필요에 따라 카페 방문이나 야외 활동 같은 외부에서도 충분하다. 약 1kg으로 상시휴대보다는 마음먹고 갖고 나가는 날에 좋을 것 같다. 가격은 40만 원대 초반으로, 소형 블루투스 스피커와 비교하면 가격 부담이 꽤 된다. 하지만 웬만한 브랜드의 가정용 오디오 컴포넌트를 사는 것보다는 경제적인 데다가, 트렌드에 맞게 휴대도 가능한 점도 매력적이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