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음질과 휴대성의 절묘한 조화' LG 톤 프리(TONE Free)

강형석 redbk@itdonga.com

[IT동아 강형석 기자] 완전 무선 이어폰 전성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은 브랜드에서 다양한 제품을 쏟아내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그만큼 옥석을 가리기 어려워졌다. 저렴한 제품을 선택할지, 유명 브랜드의 고가 제품을 선택할지 여부를 따져야 하기 때문이다. 주로 10만 원대 이하 혹은 20~30만 원대 제품이 여기에 해당된다.

LG 톤 프리(TONE Free) 완전 무선 이어폰.
LG 톤 프리(TONE Free) 완전 무선 이어폰.

그러나 갑자기 10만 원대 시장이 뜨거워졌다. 일부 대중 오디오 브랜드를 중심으로 제품이 출시되면서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완전 무선 이어폰의 편의성에 전문 오디오 브랜드가 주는 신뢰성, 음질과 크기에 걸맞은 적당한 가격대가 적절히 맞물렸을 것으로 본다.

LG 톤 프리(TONE Free)도 이 시장을 공략하는 완전 무선 이어폰이다. 19만 9,000원이라는 가격으로 출사표를 던진 것인데, 최근 음질 부분으로 협업 중인 영국 하이파이 오디오 제조사 '메리디안(Meridian)'이 조율한 소리에 미세 자외선(UV nano) 기능까지 담아 넣은 것이 특징이다.

쉽게 휴대하며 음악을 듣는다

LG 톤 프리의 최대 강점은 휴대성이 아닐까 생각된다. 일반적인 완전 무선 이어폰은 이어폰을 담으면서 충전을 겸하는 '케이스'와 '이어폰'이 한 조를 이룬다. 때문에 이 충전 케이스 덩치가 커지면 사용 자체가 불편해진다. 휴대가 부담되니 말이다. 반면, LG 톤 프리의 충전 케이스는 그 크기 자체가 작아 휴대가 용이하다. 크기 자체만 놓고 보면 가장 작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

크기가 작은 것은 이점이 많다. 기본적인 휴대성은 대부분의 완전 무선 이어폰이 갖고 있는 특징이기에 뒤로 하더라도, 크기가 작아지면 충전 케이스 자체를 주머니에 넣고 다니기에 유리해진다. 이어폰을 바로 넣고 끼우면서 쓸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무엇보다 높이가 낮기 때문에 바지에 넣어도 그렇게 많이 노출되지 않는다. 가지고 다녀 보니 휴대성 자체는 엄지를 들어줘도 아쉽지 않다.

배터리 케이스 자체의 크기가 작아 휴대가 용이하다.
배터리 케이스 자체의 크기가 작아 휴대가 용이하다.

굳이 충전 케이스에서 아쉬움을 찾는다면 제품에 톤(TONE)이라는 문구 외에 아무것도 없다는 점이다. 덮개를 열면 이 제품의 소리를 조율한 영국 하이파이 오디오 제조사 '메리디안(Meridian)' 문구가 있으나 이를 외부에 노출시켰다면 좋았을 것 같다. 톤 브랜드를 강조하려는 의도는 이해하지만 전문 오디오 제조사와 함께 협업했다는 느낌을 살렸다면 첫인상에서 음질에 대한 신뢰를 줄 수 있다.

커널형 이어폰 구조로 뛰어난 착용감을 제공한다.
커널형 이어폰 구조로 뛰어난 착용감을 제공한다.

이어폰은 도관을 외이도에 연결하는 커널형이다. 커널형 설계 특성상 이물감이 느껴진다는 단점이 있지만 그만큼 차음성과 소리 전달 능력은 향상된다. 이어팁은 실리콘 재질로 외이도 크기에 따라 착용이 쉽도록 3가지 크기로 제공된다. 실제로 착용했을 때의 감각은 무난하다. 귀에 맞는 실리콘 이어팁을 사용하면 귀에 착 고정되어 아무리 흔들어도 이어폰이 빠지지 않는다. 이어팁 자체의 재질도 부드러워서 부담이 없다.

이어폰은 커널형 유선 이어폰과 유사한 형태. 하지만 선 없이 기기를 조작해야 하기에 이어폰 측면에 터치 패드를 탑재, 손가락을 두드려 주요 기능을 실행하도록 만들었다. 기기 측면 1자로 평탄하게 만들어진 곳이 있는데 이 부위 상단이 터치 가능 영역이다.

기능은 좌우측 동일하게 작용한다. 한 번 터치하면 재생/정지(전화 받기), 두 번 터치하면 음량 조절(좌측 -, 우측 +) 및 전화 종료 기능을 수행한다. 이어폰을 세 번 터치하면 이전곡(좌측) 혹은 다음곡(우측)이 재생된다. 마지막으로 길게 누르면 주변 소리 듣기 기능이 실행된다. 이어폰 외에도 스마트폰 앱인 '톤 프리(Tone Free)' 애플리케이션에서도 조작 가능하다.

LG 톤 프리의 덮개를 열면 페어링이 진행된다.
LG 톤 프리의 덮개를 열면 페어링이 진행된다.

편의성은 뛰어나다. 기본적으로 덮개를 여는 순간부터 기기와의 연결(페어링)이 이뤄지기 때문. 일부 완전 무선 이어폰은 분리한 다음, 본체를 터치하는 식으로 활성화하는 경우가 많기에 LG 톤 프리는 타 기기들과의 차별화가 뚜렷한 편이다. 참고로 안드로이드 5.0(롤리팝) 이상에서 이 기능을 지원하며, 아이폰은 지원하지 않는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는 모바일 장치의 블루투스 및 위치정보 설정이 필요하다.

이어폰을 충전기에 연결하면 안쪽에서 자외선 살균(?)이 진행된다.
이어폰을 충전기에 연결하면 안쪽에서 자외선 살균(?)이 진행된다.

또 하나는 자외선을 활용한 'UV나노(UV nano - 미세자외선)' 기술이다. 이어폰을 고정하는 부분 안쪽 측면에 적용되어 있는데, 덮개를 덮으면 유해한 세균을 줄여준다. LG 측 자료에 따르면 99.9% 살균(KTR 기준 UV-C 사용 5분, TÜV UV-C 사용 10분 후 이어버드 홀 내 대장균·황색포도상구균 99.9% 제거)이 가능하다고. 타 기기에는 구현되지 않았기 때문에 참신하게 다가온다. 이어폰이라는 것이 귀에 연결해 쓰는 것이다 보니 청결이 중요한데, 이를 실제 구현한 것이다.

LG 톤 프리는 흥미롭게도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한다. 이를 실행하면 기기의 충전 상태와 사용 방법, 음장 효과 설정과 음량 및 여러 기능을 다룰 수 있다. 기기 통신 기능을 활용해 이어폰을 찾는 기능도 있다.

메리디안과 조율한 소리는?

LG의 두 번째 완전 무선 이어폰인 톤 프리의 음질을 경험해 볼 차례다. 음원 재생을 위해 기자가 보유한 G8 씽큐(G8 ThinQ)를 사용했다. 재생 애플리케이션으로 멜론 플레이어, 플로, 온쿄 HF 플레이어 등을 사용했다. 각 재생 플랫폼에서 최대한 좋은 음질을 경험하기 위해 AAC 320K 기반의 실시간 재생(멜론 플레이어)과 24비트/48kHz 이상 고해상 음원(HF 플레이어)을 선택했다.

톤 프리는 고해상 음원을 무선으로 즐길 수 있는 aptX 혹은 aptX HD, LDAC 등을 지원하지 않는다. 일반 블루투스 전송 코덱인 SBC와 AAC만 지원한다는 점 참고하자.

고해상 음원 전송 기술은 없지만 자체 음장 기능은 제공한다. 제품 출시 시기에 맞춰 제공되는 톤 프리 애플케이션 내에서 몰입(Immersive), 자연스럽게(Natural), 저음 강화(Bass Boost), 고음 강화(Treble Boost) 등 4가지 효과를 선택할 수 있다. 기자는 효과를 각각 적용해 하루 4시간씩 1주일을 청음(총 28시간)했다. 음량은 3분의 2 지점에 맞춰 두었다.

추가로 청음한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된 내용은 기자의 주관적인 요소가 크게 반영되기 때문에 소비자 취향과 다를 수 있음을 미리 밝힌다. 이어폰이나 헤드폰 등 음향기기를 구매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개인이 직접 매장 청음을 통해 취향에 맞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다.

메리디안이 조율한 소리는 LG 톤 프리의 장점이다.
메리디안이 조율한 소리는 LG 톤 프리의 장점이다.

이 이어폰의 특징은 기존과 마찬가지로 영국 하이파이 오디오 제조사인 메리디안(Meridian)이 소리 조율에 참여했다는 부분이다. 최근 유명 오디오 제조사들이 완전 무선 이어폰을 선보이는 분위기 속에서 톤 프리 역시 그들과 뒤지지 않는 브랜드 힘을 가진 셈이다. 역시나 아쉬운 부분은 기기에 메리디안 브랜드를 강조해 주었으면 하는 점이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 음질을 이야기해 보자. 우선 몰입(Immersive) 음장 효과가 적용된 상태로 여러 음원을 감상했다. 소극장까지는 아니더라도 카페에서 아티스트들이 공연을 한다는 느낌이랄까? 저음부터 고음까지 표현은 자연스럽지만 실내 공간이어서 전달되는 특유의 울림(반사음)이 있다. 전반적으로 약간의 울림을 허용했다는 인상을 받았다.

저음 강화(Base Boost)를 실행하면 몰입 효과 상태에서 중고음 음량이 억제됨과 동시에 저음이 조금 더 부각되는 형태로 바뀐다. 과하지 않기 때문에 과거 비츠(Beats) 혹은 보스(BOSE)와 유사한 화끈한 저음을 선호하는 이라면 아쉬움이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최근 흐름은 저음을 단단하게 가져가면서 해상력을 높이는 형태라 큰 불만은 아니다.

자연스럽게(Natural)은 해상력 향상에 조금 더 초점이 맞춰진 듯한 느낌을 준다. 저음이 과하게 개입하는 것을 억제하면서 중고음을 자연스럽게 전달한다. 몰입 음장 효과에서 울림을 제외한 듯한 인상을 준다. 마지막으로 고음 강화(Treble Boost)는 울림 효과를 철저히 배제하고 중고음 부분을 더 강조한 형태의 소리를 들려준다.

음질 향상을 위해 LG와 메리디안은 다양한 협업을 진행했다.
음질 향상을 위해 LG와 메리디안은 다양한 협업을 진행했다.

음질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 실제 LG는 메리디안과 음질을 조율하면서 사용성 및 제품 형태에 맞는 부품 및 기술을 함께 적용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번에는 메리디안의 '헤드폰 공간 처리(HSP – Headphone Spatial Processing)' 기술이 쓰였다. 이어폰 왼쪽과 오른쪽이 서로 정보를 주고 받으면서 소리를 정교하게 조율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 기술로 마치 내 앞에 스테레오 스피커를 배치한 듯한 공간감을 구현할 수 있게 되었다.

배터리 지속 능력은 제원상 음원 재생 시 최대 6시간(통화 5시간), 충전을 겸하면 최대 18시간을 사용할 수 있다. 최근 완전 무선 이어폰들이 음원 재생 시간을 5~6시간 가량 확보될 정도로 성능이 좋아졌다. 이 제품도 마찬가지. 실제 음원을 계속 재생(음량 70%)하니 약 5시간 가량 쓸 수 있었다. 음량에 따라 재생 시간은 달라질 수 있다.

음질·편의성 무엇 하나 아쉬움이 없다

LG 톤 프리, 지금껏 출시된 제품들을 포함해 완성도 높은 완전 무선 이어폰 중 하나가 아닐까 싶을 정도다. 메리디안이 조율한 음질도 그렇지만 부가 기능(UV나노)까지 갖춘 부분은 분명한 장점이다. 기본기와 부가 기능까지 제공하는데 가격은 19만 9,000원에 책정되었기에 '가성비'는 충분해 보인다.

LG 톤 프리 완전 무선 이어폰.
LG 톤 프리 완전 무선 이어폰.

그러나 아쉬운 점도 있다. 우선 고해상 음원 재생을 위한 코덱을 제공하지 않는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aptX HD 같은 것이 대표적이다. AAC 코덱으로도 충분히 좋은 음질을 기대할 수 있지만 최신 기술을 접목했다면 더 좋았을 듯하다. 이어폰 재질도 유광보다 조금 더 고급스러운 소재를 채택했다면 만족도가 높지 않을까 생각된다.

편의성과 음질, 배터리 지속성 등 완전 무선 이어폰은 기본기가 잘 갖춰진다면 매력이 배가 된다. LG 톤 프리는 이 부분을 잘 살려냈다. 그간 유선 이어폰 위주로 사용하다 완전 무선 이어폰을 구매할 예정이라면 눈 여겨 봐도 좋을 듯 하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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