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 보안 강화한 7nm 프로세서로 기업 시장 문 두드린다
[IT동아 강형석 기자] 일반 소비자 시장과 달리 기업 시장은 PC 선택에 있어 신중할 수 밖에 없다. 여러 데이터를 다루지만 이 중에는 민감한 기업의 사업 프로젝트가 포함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때문에 외부 침입에 따른 데이터 유출 혹은 손상을 막아주는 보안 요소에 초점을 둔다. 성능이나 효율성은 자연스레 뒤로 미뤄졌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프로세서의 처리 성능은 비약적으로 향상됐다. 이제 보안은 기본이고 성능과 배터리 효율까지 두루 갖추기 시작한 셈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MD는 없었다. 데스크탑은 물론, 모바일 PC 시장에 내놓을 뚜렷한 제품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제 상황이 다르다. AMD는 현재 라이젠(RYZEN) 프로세서로 일반 소비자 시장 내 대안으로 부상했다. 기세를 몰아 모바일 PC 시장까지 영향력을 확대하는 중이다. 라이젠과 라이젠 프로(RYZEN PRO)가 그 중심에 있다. 그러나 초기에는 큰 성과를 얻지 못한 느낌이었다. 제품이 출시됐지만 성능과 보안성, 디자인 등 상품성 측면이 아쉬웠다.
새로운 라이젠 프로 프로세서(AMD RYZEN 4000 Series Mobile Processors with PRO Technologies)는 7나노미터(nm) 공정의 힘을 바탕으로 성능과 효율성이라는 목표를 달성함과 동시에 보안까지 강화해 까다로운 기업 시장의 입맛을 맞추고자 했다.
핵심은 보안 – AMD 프로 기술로 잡았다
기업용 노트북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은 보안이다. 아무리 중요한 자료라도 외부로 유출되거나 외부 침입으로 인해 손상되면 안 된다. 이로 인해 제조사는 보안 관련 기능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인텔 또한 브이프로(vPro)를 통해 보안 성능을 높인다. 제조사 자체 보안 기술도 있지만 프로세서 자체에 보안 강화를 위한 명령어와 기술을 포함하고 있는 것.
AMD도 마찬가지로 ‘AMD 프로 기술(AMD PRO Technology)’로 보안 기능을 강화했다. 여기에는 AMD 프로 보안(AMD PRO Security), AMD 프로 쉬운관리(AMD PRO Manageability), AMD 프로 비즈니스 준비(AMD PRO Business Ready) 등 세 가지 기술이 포함되어 있다.
이들 기술은 각각 인텔의 vPro, 능동형 관리 기술(AMT – Active Management Technology), 안정적 이미지 플랫폼 프로그램(SIPP – Stable Image Platform Program) 등에 해당한다.
먼저 AMD 프로 보안 기술에 대해 살펴보면 이렇다. 이 기술은 현대적인 방식으로 보안에 대한 여러 접근이 이뤄진 결과물이다. AMD는 이 기술을 활용해 기업의 데이터 보안 및 시스템 정지 시간을 줄여준다. 이 기술을 완성하기 위해 현대적인 설계와 AMD 메모리 보호(Memory Guard), 핵심 보안 기능을 더했다.
AMD 메모리 보안 기술은 메모리에 있는 데이터의 물리적 공격을 막아주는데 초점을 둔다. 라이젠 프로 프로세서는 완전히 암호화된 메모리 데이터 전송을 지원한다. 보안 기능은 AMD와 여러 기업들과의 협업으로 완성한다. 대표적으로 HP와 레노버를 꼽을 수 있다. 두 기업은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단계에서 외부 침입을 막아주는 기술을 적극 적용했다. 운영체제를 개발하는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협업도 활발히 진행 중에 있다.
3가지 라이젠 프로 4000 제품군으로 시장 공략
AMD는 3가지 종류의 라이젠 프로 4000 제품군을 전면에 내세웠다. 라이젠 3 프로 4450U, 라이젠 5 프로 4650U, 라이젠 7 프로 4750U 등이다. 코어의 수는 각각 4/6/8개로 구성된다. 세 프로세서의 열설계전력(TDP – Thermal Design Power)은 15W로 동일하다. 기존과 동일한 열설계전력을 바탕으로 성능을 끌어 올렸는데, 이는 7나노미터(nm) 공정의 결과물이라 볼 수 있다.
라이젠 프로 4000 프로세서 제품군은 1.7GHz에서 2.5GHz의 기본 속도와 3.7GHz에서 4.1GHz의 최대 속도를 갖는다. 이전 세대와 비교하면 동일한 코어 수 대비 작동 속도가 상승했다. 나머지 제품은 코어 수가 증가하면서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구성과 속도에 따른 균형을 최대한 맞췄다.
설계의 변경과 코어 수의 증가로 성능 자체의 향상도 두드러지는 부분이다. 예로 라이젠 7 프로 4750U는 이전 세대 동급 프로세서인 라이젠 7 프로 3700U와 비교해 19%에서 77% 가량의 성능 향상이 있다. 워드와 파워포인트, 엑셀 등 문서 작업 애플리케이션 외에도 브라우저 처리 성능이 개선됐다. 증가한 코어 수는 다중 작업(멀티태스킹)에 유리한 면도 있다.
이 외에도 4~8개에 달하는 코어(스레드를 포함하면 8~16개)는 고부하 작업에서 힘을 발휘한다. 사진영상 편집 및 3D 데이터 처리 등이 대표적이다. 15W 수준(열설계전력 기준)의 저전력 프로세서지만 전문 작업에서의 효율성을 최대한 확보하고자 했다.
기업용 노트북 시장 접수 가능할까?
AMD는 라이젠 4000 제품군 외에 라이젠 프로 4000 제품군을 추가함으로써 노트북 시장을 폭넓게 공략할 예정이다. 하지만 쉬운 일은 아니다. 일반 소비자 시장과 달리 기업용 시장은 성능과 기능 등에서 충분한 검증이 필요하다. 새로운 라이젠 프로 제품군이 기업 시장에서 인정 받으려면 다소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잠재력은 충분하다. 강화된 보안 성능과 기능을 중심으로 프로세서의 기본기 자체가 강화됐다. 남은 것은 이를 잘 활용한 노트북 제조사들의 다양한 제품이다. 시대의 흐름에 맞는 외모에 탄탄한 기능을 더한 제품이 관건이라는 이야기다. 일단은 레노버 씽크패드가 관련 제품을 선보이며 시장 검증에 나선다. 이 제품들의 성공 여부가 라이젠 프로 프로세서의 성공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예상된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