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성능은 갤S20급, 값은 절반? 샤오미 홍미 K30 프로
[IT동아 김영우 기자] 2019년은 스마트폰 시장에 5G가 본격화된 기념비적인 해였다. 다만 5G 스마트폰 선택의 폭이 좁은 건 아쉬웠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올해초 발표에 따르면 작년 기준으로 전세계 5G 스마트폰 판매량의 43%는 삼성전자가 차지했으며, 화웨이가 34%로 2위, LG전자가 10%의 점유율로 3위에 올랐다. 그 외에 비보(5%), 샤오미(3%), 오포(2%) 등의 점유율은 미미했다.
하지만 올해는 5G폰 다양화의 원년이 될 것 같다. 여러 제조사들이 다양한 종류의 5G 스마트폰을 선보일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소개할
샤오미(Xiaomi)의 홍미 K30 프로(Redmi K30 Pro)는 퀄컴 스냅드래곤 865 프로세서 기반의 고성능에 광각에서 망원
매크로까지 커버하는 4개의 후면 카메라, 그리고 화면일부를 차지하지 않고 내부에 수납되어 있다가 사용할 때만 튀어나오는 팝업 형식의 전면
카메라 등, 흥미로운 사양으로 무장한 최신 5G 스마트폰이다. 참고로 이번에 살펴본 홍미 K30 프로는 중국 내수용 제품이며 한국 출시
여부는 아직 미정이다.
깔끔한 디자인, 고급 영상 보안 규격도 지원
홍미 K30 프로는 6.7인치의 크기에 2400 x 1080 해상도의 OLED 기반 화면을 갖췄다. 크기만 보면 삼성전자의 갤럭시 노트10+나 갤럭시 S20+ 모델과 유사한데 화면도는 약간 떨어진다. 하지만 풀HD급(1080p)도 충분히 볼만한 화질이라 그다지 아쉬움은 없다.
화면 상단에 카메라가 점유하는 공간이 없어서 깔끔한 느낌이다. 그리고 삼성 스마트폰에서 자주 보이는 엣지(화면 가장자리를 곡면으로 처리)가 없어 평평한 화면이다. 화면 전반의 색감이나 밝기, 시야각도 무난하다. HDR 기술에도 대응하므로 HDR 지원 서비스를 이용한다면 화면 전반의 명암비(밝은 것과 어두운 것을 구분하는 능력) 및 컬러 표현능력이 향상된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그리고 DRM Info 앱을 통해 확인해 본 결과, HDR 외에 와이드바인 DRM(Widevine DRM) L1 및 HDPC 2.3 등, 고급 영상 보안 규격도 지원한다. 넷플릭스 등에서 제공하는 콘텐츠를 화질 저하 없이 고품질로 볼 수 있다는 의미다. 예전의 중국 브랜드 스마트폰이나 보급형 스마트폰 중에 이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 제품이 많아 일부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할 때 영상의 품질이 저하되곤 했다.
전면 카메라는 어디에?
제품 후면에는 은은한 광택이 느껴지는 표면 처리를 해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며 그레이, 퍼플, 화이트, 블루 등 4가지의 컬러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후면 카메라는 일반(6400만 화소), 망원 매크로(500만 화소), 광각(1300만 화소) 촬영용 3개에 심도 측정용(200만 화소) 1개를 더한 쿼드 카메라를 원형 프레임 내에 배치했다.
카메라의 화소 및 개수만 따지면 상당한 수준이지만 아쉽게도 광학식 흔들림 방지 기능(OIS) 기능은 지원하지 않는다. 그리고 카메라 부분이 본체 표면보다 1.5mm 정도 돌출된 이른바 ‘카툭튀’도 약간은 거슬린다. 대신 일반 풀HD급(1080p)를 넘어선 4K(2160p/60fps), 8K(4320p/30fps)급의 초고화질 동영상 촬영이 가능한 점을 위안으로 삼자.
후면 카메라 이상으로 눈에 띄는 건 역시 전면 카메라다. 전면 카메라는 평상시엔 숨어있다가 촬영을 시작하면 본체 상단에서 자동으로 튀어나오고, 촬영이 끝나면 다시 들어간다. 구성이 독특한데다 전면 카메라 자체의 사양도 2000만 화소에 달하기 때문에 촬영 품질도 좋다. 일반 스마트폰과 달리 전면 카메라가 화면 일부를 가리지 않기 때문에 각종 콘텐츠 감상을 할 때도 만족도가 높다.
촬영을 해보면 다중 카메라를 탑재한 스마트폰 답게 일반 촬영(1x) 및 넓은 영역을 담을 수 있는 광각 촬영(0.6x), 그리고 멀리 떨어진 사물을 찍는 망원 촬영(2x) 모드를 품질 저하 거의 없이 전환할 수 있다. 디지털 줌을 하면 10배까지 확대가 가능한데, 이 경우 다소의 품질 저하가 있어 야간 촬영이나 중요한 사진을 찍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참고로 홍미 K30 프로는 이번 리뷰에서 소개한 일반 모델 외에 원거리 촬영 기능을 보강한 ‘홍미 K30 프로 줌(Redmi K30 Pro)’ 모델도 있다. 이는 대부분의 사양이 일반 모델과 거의 같지만 500만 화소 망원 매크로 카메라 대신 3배 광학 줌이 가능한 800만 화소 망원 카메라를 탑재했다. 게다가 일반 모델에선 지원하지 않는 광학식 흔들림 방지 기능(OIS)도 지원하는 등, 전반적인 카메라 기능이 업그레이드되었다. 이 때문에 가격 역시 일반 모델 보다 20~30% 정도 더 비싸다는 점을 알아 두자.
묵직한 본체에 담긴 대용량 배터리
크기에는 별로 불만이 없지만 두께와 무게는 살짝 아쉽다. 본체 두께가 8.9mm, 무게는 218g로, 화면 크기가 비슷한 갤럭시 노트10+이나 S20+ 등의 타사 제품에 비해 1mm정도 더 두껍고, 무게는 10% 정도 더 나간다. 무겁기로 유명한 갤럭시 S20 울트라나 아이폰11 프로 맥스와 비슷한 수준의 묵직함이다. 얇고 가벼운 폰을 좋아하는 소비자라면 다소 고민이 생길 것이다.
묵직한 무게를 감수하는 대신 얻은 점도 있다. 바로 배터리다. 홍미 K30 프로에는 4700mAh 용량의 배터리가 탑재되어 있는데, 이는 최근 출시되는 스마트폰 중에서도 최상위 수준이다. 실제로 충전 100%, 화면 밝기 50%, 와이파이 접속 상태에서 스트리밍 동영상을 연속 재생해보니 약 8시간 30분 정도가 경과한 상태에서도 60% 이상의 배터리 잔량을 확인했다. 물론 주변 환경 및 탑재된 앱의 종류, 작업의 종류에 따라 배터리 소모량은 달라질 수 있는 것이지만 그래도 이 제품의 배터리 능력이 수준급인 건 부정할 수 없을 것 같다.
충전 시스템의 경우, USB(2.0) 타입 C포트를 이용하며, 퀄컴 퀵차지 4+ 및 USB-PD 규격의 고속 충전 기능도 지원한다. 다만 무선 충전 기능은 지원하지 않는 것이 흠이다. 그리고 요즘 점차 사라지는 추세인 3.5mm 이어폰 잭을 본체 상단에 탑재하고 있다. 본체 내장 스피커는 모노 규격이지만 음질은 무난하고 무엇보다 최대 음량이 큰 편이라 쓸 만하다.
스냅드래곤 865 기반의 고성능, 발열 수준도 양호
내부 사양을 살펴보면 퀄컴 스냅드래곤 865 프로세서를 탑재하고 있으며 모델에 따라 시스템 메모리는 6GB, 혹은 8GB가 탑재되며 저장공간은 128GB, 혹은 256GB를 이용할 수 있다. 유사한 사양인 삼성전자 갤럭시 S20 시리즈 등과 비교할 만한 높은 성능이 기대된다. 리뷰에 이용한 제품은 8GB + 128GB 사양이다.
다만 별도의 메모리카드(SD카드)를 통해 저장공간을 확장하는 기능은 지원하지 않는다. 대신 2개의 유심을 꽂아 2개 통신사의 서비스를 한 대의 단말기로 이용할 수 있는 듀얼심 기능을 지원한다. 해외 여행을 할 때 국내 유심과 현지 유심을 같이 꽂아 쓰는 등의 활용이 가능하다. 유심 슬롯은 특이하게도 하나의 유심 트레이 양면에 1개씩 유심을 꽂는 구조다.
프로세서 성능을 측정해 수치로 표기하는 긱벤치(Geekbench)를 구동해 보니 단일코어 기준 941점, 다중코어 기준으로는 3409점을 기록했으며, 콘텐츠 구동능력을 주로 측정하는 안투투(Antutu) 벤치마크에선 591743점이 나왔다. 이 정도면 2020년 4월 현재 팔리고 있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중에서도 최상위급의 성능에 해당한다.
게임 구동능력도 만족스럽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을 구동해보니 그래픽 옵션을 최고 품질(Ultra)로 설정해 둔 상태에서도 느려짐이나 끊김 없이 원활한 구동이 가능한 것을 확인했다. 30여분 정도 플레이를 한 후 디지털 온도계로 뒷면 온도를 측정해 보니 섭씨 30도를 약간 넘는 정도였다. 냉각을 위한 내부 구조도 양호함을 알 수 있다.
해외 사양 모델, 국내에서 쓰기엔 불편함도
참고로 이번 리뷰에 이용한 홍미 K30 프로는 중국 내수용 제품이라 시스템 메뉴에 한글이 표시되지 않으며 중국어와 영어 중에 하나만 선택할 수 있었다. 그리고 안드로이드 10 운영체제 기반 제품이긴 하지만 구글 플레이나 지메일, 유튜브와 같은 구글 서비스가 탑재되어 있지 않아 샤오미 자체 앱 스토어를 통해 앱을 설치해야 한다. 이 역시 중국 내수용 제품이기 때문이다.
만약 홍미 K30 프로를 직구한다면 중국 내수용이 아닌 한글 및 구글 서비스를 지원하는 국제(글로벌) 버전의 펌웨어가 탑재된 제품을 선택하는 것을 추천한다. 참고로 중국 내수용이라도 별도의 설치파일(APK)로 구글 플레이를 설치하는 건 가능하다. 샤오미 자체 앱 스토어에서 구글 플레이의 설치파일을 제공하고 있으니 이를 통해 구글 플레이나 지메일, 유튜브 등을 설치해 보는 것도 좋겠다.
해외 사양의 스마트폰에 국내 유심을 꽂으면 가끔은 호환이 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중국 사양 홍미 K30 프로의 경우, KT용 유심은 정상적으로 인식하고 구동 역시 잘 되는 것을 확인했다. 특성이 유사한 SKT용 역시 문제는 없을 것 같다. 다만 LG 유플러스용 유심은 꽂아도 신호가 제대로 잡하지 않았다. 직구로 구매한 해외 사양 단말기 중에는 SKT나 KT 유심은 호환되지만 LG유플러스 유심이 호환되지 않는 경우가 많으므로 유의하자. 만약 이 제품이 국내에 정식 출시된다면 이러한 문제가 해결될 것이다.
제품 자체는 괜찮은데
샤오미 홍미 K30 프로는 우수한 내부 사양에 양호한 외부 디자인, 그리고 우수한 배터리 효율까지 갖춘 양질의 5G 스마트폰이다. 무게 및 두께가 다소 묵직하고 무선충전을 지원하지 않는 등의 일부 아쉬운 점이 있긴 하지만 그 외의 장점이 많은 제품이라 충분히 상쇄가 된다.
제품 가격은 중국 버전 기준으로 6GB+128GB(시스템 메모리+내부 저장공간) 모델이 2999위안(약 53만원), 8GB+128GB 모델 3399위안(약 60만원), 8GB+256GB 모델이 3699위안(약 65만원)이다. 유사한 사양의 삼성 갤럭시 S20 시리즈가 100만원 초반대에서 시작하는 것을 생각해 본다면 '가성비'는 좋은 것이 분명하다. 다만, 중국 브랜드 제품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선입견을 극복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샤오미 홍미 K30 프로의 한국 출시 가능성은 아직 미지수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