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앱스토어 구독 취소, 앱 제작사가 아닌 애플에 확인해야
[IT동아 남시현 기자] '구독 경제'라는 단어는 비교적 최근에 등장했으나, 구독 경제의 뜻과 성격에 관해 설명할 필요가 없다. 이미 사람들은 책이나 신문, 잡지 등을 구독하며 구독 경제를 경험해왔고, 구독 대상이 책이나 신문에서 앱이나 OTT(인터넷을 통해 콘텐츠를 구독하는 서비스) 등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지금에 와서 구독 시장이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전 세계 소비자의 소비 패턴이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크레디트 스위스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구독경제 시장 규모는 약 470조 원이었으나, 올해는 약 600조 원에 달하는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기존에 형성돼있던 렌털, 무제한 이용형 구독 경제 시장과 더불어, 소프트웨어 이용이나 정기 배송같은 새로운 시장이 창출되면서 시장이 커지는 것이다. 특히 앱 및 소프트웨어는 대다수 기업들이 한번 구매로 영구 소장하던 판매 전략을 구독 방식으로 선회하고, 신생 기업들이 초기 단계부터 구독 모델을 설정함에 따라 시장이 커져가고 있다.
애플 앱스토어, 그리고 구글 플레이스토어를 통해 애플리케이션을 판매하는 업체들도 구독 경제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 앱 자체의 기능을 월 단위 결제 형식으로 이용하도록 유도하면서, 기업 자체의 고정 수입을 형성하는 것이다. 애플 앱스토어의 구독 방식을 통해 구독 애플리케이션이란 무엇인지, 어떻게 관리하는지 소개한다.
구독 경제의 등대, 애플 앱스토어
애플 앱스토어는 애플리케이션 구독 생태계의 대표적 성공 사례다. 애플은 구독 경제가 생활화된 해외 시장을 겨냥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한가지 특징은 애플을 통한 구독 관리다. 기본적으로 개발자가 앱 내에서 디지털 구독 상품을 판매하려면, 애플의 앱 내 구독 시스템을 사용해야 한다. 구독 결제한 내역을 각 앱 및 제작사가 아니라, 애플 계정에서 일괄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렇게 구독된 앱은 애플 아이디로 연결된 애플 아이폰과 아이패드, 애플TV, 맥북 등 다양한 애플 하드웨어에서 함께 쓸 수 있다.
본인이 구독하고 있는 앱 내역은 앱스토어에서 애플 아이디를 누르거나, 설정에서 애플 아이디를 눌러 확인할 수 있다. 애플 아이디를 누르면 ▲ 이름, 전화번호, 이메일 ▲ 암호 및 보안 ▲ 결제 및 배송 ▲ 구독 메뉴가 있다. 이중 구독을 선택하면 현재 구독 중인 항목과 구독이 만료된 항목을 각각 확인할 수 있다. 여기서 특정 앱을 선택할 경우, 해당 앱의 구독 내역과 일자, 업그레이드 및 다운그레이드, 취소까지 모두 관리할 수 있다.
구독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은 개발사의 몫이지만, 구독 서비스의 갱신과 관리는 애플이 담당한다. 따라서 문제가 생기면 제작사가 아닌 애플쪽에 문의해야 한다. 이 구조 덕분에 많은 사용자가 편리하게 구독 서비스를 관리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경우 역으로 구독 서비스 관리가 어려워진다는 문제가 있다.
애플 구독 서비스, 약간의 이해 필요해
애플 앱스토어의 명상 및 숙면용 애플리케이션 '캄(Calm)'을 예로 보자. 캄의 월간 이용료는 약 14.99달러, 연간 구독권 69.99달러다. 연간 구독권을 신청할 경우 1주일의 무료 체험 기간을 제공한다. 해당 앱을 다운로드하면, 로그인과 함께 유료 서비스에 대한 안내가 나오며, '연간 7일 무료 체험' 선택을 유도한다. 이후 '구독이 갱신될 때마다 이메일 영수증이 발송됩니다'는 식으로 구독을 안내하니, 1주일동안 써 보고 구독 여부를 결정하면 된다고 착각할 수 있다.
하지만 캄이 유도한 대로 따른 다음, 애플 구독 서비스를 통해 적절한 절차로 취소하지 않는다면 연간 이용권이 일시불로 결제된다. 내역을 잘 살펴보면, 캄은 1주일의 무료 체험을 대가로 연간 서비스 구독을 조건으로 하는데, 1주일이 지나도 갱신을 취소하지 않는다면 자동으로 요금이 결제된다. 앱을 삭제했다고 해서 구독이 취소되는 것은 아니니, 애플 구독을 통해 정확하게 취소해야만 한다.
앞서 '구독이 갱신될 때마다 이메일 영수증이 발송됩니다'도 잘 살펴보면 갱신일이 기준이다. 1주일 뒤에 이미 결제가 완료된 후, 그리고 1년 뒤에 다시 갱신되는 날짜에 메일을 보내준다는 의미다. 만약 사용자가 1주일 후 결제 여부에 대한 안내를 주겠거니 믿고, 구독을 취소하지 않는다면 연간 이용권은 자동으로 결제된다.
실제로 해당 앱 사용자 중 일부는 1주일 후 안내를 준다고 믿고 있다 결제됐다며, 리뷰를 통해 제작사에게 항의하는 내용이 적지 않다. 하지만 결제가 완료된 시점부터, 정기 구독에 대한 환불은 애플이 담당한다. 즉 제작사가 아닌 애플 앱스토어의 환불 기능을 이용해 구독을 취소하거나 환불받아야 한다.
앱 구독 취소는 애플 아이디의 구독 메뉴를 통해 취소하면 된다. 만약 적정 기한을 넘겨 결제가 완료된 경우, 애플을 통해 환불 절차를 밟아야 한다. 앱 구독 환불은 애플코리아 홈페이지의 고객 지원을 통해 진행한다. 홈페이지에서 고객 지원 선택 후 아래 'App Store'를 선택하고, 아래에서 '구입 및 환불'을 선택한다.
아래에서 '환불 요청하기>'로 진입한 다음, 문제 신고(reportaproblem)을 통해 환불 요청-구독에 '가입하려던 것이 아닙니다' 혹은 '구독을 갱신하려던 것이 아닙니다'를 선택하고, 아래에서 구독 취소나 환불을 원하는 앱을 선택하면 된다.
환불 진행 상황은 최대 48시간이 소요되며, 환불 금액이 계좌에 입금되거나 명세서에 표시되는 시간은 결제 방식에 따라 다르다. 만약 휴대전화로 결제한 경우, 최대 60일까지 소요될 수 있으며, 그 외 항목 역시 30일까지 소요될 수 있다. 결정적으로 앱 스토어 상의 환불 요청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7일 이내 신청해야 한다.
그리고 앱스토어 약관상, 무료 시험판 만료일로부터 최소 24시간 전에 구독을 취소해야 요금이 청구되지 않는다. 만약 결제 만료 직전에 구독을 취소했다면, 결제 방식에 따라 요금이 청구될 수 있다. 이때는 위 방법으로 환불을 요청해야 한다.
애플 구독 취소, 결제 후 7일 이내 진행해야 환불
만약 애플 아이디로 구독 서비스를 통일하지 않았다면, 사용자는 구독 서비스 취소를 위해 각 제작사를 따로따로 방문해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애플의 구독 서비스는 사용자편의를 위한 기능이라 평가할 수 있다. 특히 자주 쓰는 앱 결제에 대한 시간 소모를 줄이기 위한 자동 결제, 구독 서비스에 대한 일괄 확인 및 변경 기능은 모범적이다.
하지만 구독 서비스의 설정이나 환불에 대한 권한이 애플에 있다는 점은 반드시 알아야 한다. 서비스 환불에 대한 절차를 모를 경우, 간단한 구독 취소로 해결될 일도 결제로 이어질 수 있고, 환불까지 주어진 7일을 애꿎은 제작사에게 문의해 허비할 수 있다. 디지털 구독 경제가 떠오르는 이유는 편리한 소비 패턴 덕분이다. 하지만 문제가 생기는 일을 막기 위해서라도 자주 쓰는 구독 플랫폼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점을 명심하자.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