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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인간의 뇌 본딴 '뉴로모픽 컴퓨팅' 소개

남시현

[IT동아 남시현 기자] 신경 세포, 또는 뉴런(Neuron)은 나트륨이나 칼륨 통로와 같은 이온 통로를 발현하여 전기적인 방법으로 신호를 전달하는 세포다. 만일 이 전기 신호를 반도체 형태로 구현할 수 있다면, 대용량 데이터를 병렬로 처리해 적은 전력으로도 복잡한 연산이나 추론이 가능해진다. 간단히 말해, 반도체로 생물의 뇌를 구현하기 위한 시도다.

이와 관계된 공학을 뉴런(Neuron) 형태의(Morphic) 라는 뜻을 합친 뉴로모픽 컴퓨팅, 혹은 뉴로모픽 공학이라고 부르며, 전 세계 반도체 기업들이 차세대 기술로 연구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2020년 3월 19일, 인텔이 개발하고 있는 최신 뉴로모픽 컴퓨팅(Neuromorphic Computing), '포호이키 스프링스(Pohoiki Springs)'의 현황에 대해 밝혔다.

1억 개의 뉴런 연산 능력을 제공하는 포호이키 스프링스

인텔 포호이키 스프링스 뉴로모픽 칩, 13만 개의 뉴런이 포함돼있다. 출처=인텔

이날 공개된 뉴로모픽 컴퓨팅 관련 정보는 로이히(LOIHI) 뉴로모픽 칩, 이 칩을 기반으로 한 데이터센터용 시스템 '포호이키 스프링스', 그리고 뉴로모픽 프로세서의 연구 상황을 소개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지난 2019년 7월 공개된 뉴로모픽 시스템 '포히이키 비치'의 연장선이다.

실제 뇌의 뉴런과 로이히의 동작 방식을 보여주는 수식도. 출처=인텔

인텔 로이히 뉴로모픽 프로세서는 13만 개의 뉴런이 포함되며, 각각의 뉴런이 수 천개의 다른 뉴런과 통신한다. 논리적으로 인간의 뇌처럼 동작하기 때문에 전통적 방식의 프로세서와 비교해 최대 1,000배 빠르고, 최대 1만 배 이상 효율적으로 작업을 처리할 수 있다. 인텔 연구원들은 뉴런 방식의 병렬 구조를 갖춘 뉴로모픽 시스템이 현재 기준 최고 성능의 컴퓨터보다 전력 소모는 훨씬 낮고, 성능은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로이히 프로세서 786개로 1억 개의 뉴런을 확보한 '포호이키 스프링스'. 출처=인텔

이날 함께 공개된 포호이키 스프링스는 인공지능이나 광범위한 연산 작업을 수행하기 위해 로이히 아키텍처를 데이터 센터에 사용되는 랙(Rack) 형태로 제작한 제품이다. 현재까지 인텔이 개발한 뉴로모픽 컴퓨팅 시스템 중 가장 크며, 서버 5대 크기의 대형 케이스에 768개의 로이히 뉴로모픽 칩이 내장된다.

포호이키 스프링스는 13만 개 뉴런을 갖춘 로이히 칩 768개를 합쳐 약 1억 개의 뉴런을 갖추게 된다. 이는 작은 포유류 뇌 수준에 해당하며, 실시간 동적 데이터 처리나 자율 선택이 필요한 인공지능 연구에 투입된다. 이 시스템은 곧이어 인텔 뉴로모픽 리서치 커뮤니티(Intel Neuromorphic Research Community, INRC)에서 쓰일 예정이다.

포호이키 스프링스는 불확실성이 강한 연산 업무에 투입된다. 출처=인텔

포호이키 스프링스가 활용되는 연구 영역은 크게 ▲제약조건 만족 ▲그래프 및 패턴 검색 ▲최적화 문제로 나뉜다. 제약조건 만족이란,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발생하는 많은 수의 해결책을 찾아내고, 충족하는 결과를 제안하는 연산이다. 현실에서는 막대한 변수가 끊임없이 발생하는 항공 계획이나 도시 시스템 운용 등에 대입할 수 있다.

그래프 및 패턴 검색은 모집된 데이터를 그래프로 분석하는 기술이다. 현재 기술로는 스마트폰 센서나 사물인터넷 기기를 통해 수집된 막대한 데이터를 모두 해석해내는 것조차 벅찬데, 뉴로모픽 칩을 사용해 가장 합리적이고 이상적인 경우의 수를 도출해낸다.

최적화 문제 역시 비슷하다. 뉴로모픽 칩은 시간의 경과에 따라 역동적인 움직임이 수학적으로 특정 목표에 최적화되도록 프로그램할 수 있다. 즉, 무선 통신 채널의 대역폭을 극대화하거나, 목표 수익률에서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증권 포트폴리오를 실시간으로 개선하는 등의 최적화가 가능하다.

뉴로모픽 컴퓨팅, 왜 필요한가?

포호이키 스프링스 기판. 출처=인텔

포호이키 스프링스는 전통적인 컴퓨팅을 대체하기 위한 물건은 아니다. 하지만 이미 세상은 전통적인 컴퓨터의 연산을 뛰어넘는 차세대 컴퓨팅 기술을 요구한다. 바로 인공지능 때문이다. 1세대 인공지능은 정해진 논리를 기반으로 특정 문제에 대한 해답을 도출해내며, 작업 환경에서 주어진 작업을 해결하는 데 그친다. 이어서 등장한 2세대 인공지능은 심화 학습(딥러닝)을 통해 디지털 정보가 아닌 인지된 정보를 기반으로 추론하고, 자율적인 의사 결정을 내린다.

인텔의 뉴로모픽 컴퓨팅은 3세대 인공지능을 위한 기반 기술이다. 기계 장치를 신경 구조 및 인간 두뇌의 작동 방식을 모방해 인간의 유연성에 필적한 컴퓨터를 만드는 게 목적이다. 기존 컴퓨팅이 넘어설 수 없는 확률 계산과 불확실성 관리를 토대로, 인공지능이 더욱 정확한 발전 노선을 걷게 하는 것이 목표다. 인텔의 성과가 곧 인류의 발전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해본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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