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27인치에 담긴 미술관, 넷기어 뮤럴 디지털 캔버스 II
[IT동아 남시현 기자] 표현 주의, 추상 주의의 거장 바실리 칸딘스키(Wassily Kandinsky, 1866-1944)는 "형태는 잘 알아볼 수 없어도, 즉 대상이 없어도, 색채만으로도 감동을 준다."라는 말을 남겼다. 몬드리안의 추상 주의가 직선 위주의 정돈된 추상이었다면, 칸딘스키는 색채와 흐름으로 감정을 전달하고자 하는 열망을 담았다. 칸딘스키는 규칙이나 형태에 얽매이지 않은 역동감을 담았으며, 현대 추상주의의 기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즉, 그림이라는 대상을 구체적 대상을 표현하는 것에 연연하지 않고, 음악처럼 느낌과 색감으로도 구현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그런 그의 작품은 지난 1월 10일에서 2월 26일 사이 개최된 '칸딘스키 미디어 아트 & 음악을 그리는 사람들'로 만나볼 수 있었다. 해당 전시는 미술과 음악의 융합을 추구했던 칸딘스키의 예술 이론을 재해석하는 자리였는데, 단순히 과거 작품을 재조명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미디어아트와 음악까지 결합한 전시로 호평을 받았다.
이 자리에서 또 한 가지 주목을 받은 점은, 넷기어의 디지털 캔버스 II, 뮤럴(Meural)을 활용한 그림 전시였다. 일반 디지털 액자 방식이라면 크게 주목받기 어렵겠지만, 넷기어 뮤럴이 보여준 그림은 로스 엔젤레스 주립 미술관(LACMA), 뉴욕 솔로몬 구겐하임 미술관 등 바실리 칸딘스키의 원화를 보유하고 있는 미술관에서 제공한 사진 자료가 사용됐기 때문이다.
미술관의 집약, 넷기어 뮤럴 디지털 캔버스 II
넷기어 뮤럴 디지털 캔버스 II는 전 세계 박물관의 회화, 유명작가의 사진 등 3만 장 이상의 작품을 집약한 새로운 개념의 디지털 캔버스 II다. 21.5인치, 27인치 모델이 있으며, 리뷰에는 27인치 모델이 사용되었다. 뮤럴 디지털 캔버스 II의 핵심은 사용자가 직접 사진이나 그림을 모아서 넣을 필요가 없이, 전용 스마트폰 앱으로 원하는 그림을 다운로드하면 된다.
뮤럴 멤버십과 제휴된 미술관·박물관도 영국 테이트 모던, 뉴욕 메트로폴리탄, 스페인 프라도, 러시아 푸시킨, 프랑스 루브르, 오스트리아 레오폴드, 네덜란드 반고흐 미술관 등 전 세계 수십 곳의 유명 박물관 및 미술관이 포함돼있으며, 내셔널 지오그래픽, 매그넘 포토스 등 유명 사진 그룹의 사진 작품도 접할 수 있다.
뮤럴에 포함된 이미지는 모두 박물관에서 제공된 자료를 기반으로 하므로, 온라인 상에서 검색해서 찾는 사진 파일과 비교해 이미지 밝기나, 채도, 색감, 색온도 등이 더욱 실제에 가깝다. 이 외에도 개인 작가가 그린 작품 자체를 구매하거나, 일러스트레이터의 작품, 움직이는 사진, 그래픽 아트도 적용할 수 있어 인테리어 용도로는 최고다.
기본적으로는 LCD 모니터를 액자 형태로 구현한 제품에 가깝다. 리뷰에 사용된 넷기어 뮤럴 MC327 모델은 27인치 FHD(1,920x1,080) 해상도 IPS 패널이 사용됐고, 비반사 처리로 광택 없이 또렷한 화상을 제공한다. 상하좌우 178도 광시야각을 제공하므로 어떤 각도에서 바라봐도 균일한 느낌으로 감상할 수 있다. 또 일반 모니터와 다르게, 그림 사진을 더욱 실물처럼 느끼도록 돕는 '트루 아트' 기술이 적용돼있다. 모니터로 보는 그림보다 훨씬 생생하며, 한눈에 다르다고 느낄 만큼의 화상을 제공한다.
넷기어 뮤럴 디지털 캔버스 II의 또 다른 특징, 바로 저장 공간과 내부 작업의 효율적인 처리를 위해 1.8GHz 쿼드 코어 CPU를 내장했다는 점이다. 즉, 단순히 화면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자체적으로 구동되는 미니PC가 내장돼있다. 와이파이는 와이파이 5와 블루투스 4.1 버전을 지원하며, 2GB DDR3 램과 8GB 내장 공간도 갖춘다. 외부 입력 인터페이스는 전원 단자와 랜 케이블로 구성돼있는데, 무선 인터넷을 쓸 수 없는 공간에서도 쓰기 위한 예비 포트라고 보면 된다.
인터넷을 통한 멤버십 작품 선택 이외에도, SD카드를 활용해 사진 및 영상을 감상하는 방법도 있다. 넷기어 뮤럴 디지털 캔버스 II 측면에는 개폐식 단자가 있는데, 좌측부터 서비스 센터용 마이크로 USB 포트, 리셋 버튼, SD카드 슬롯이 있다. 지원되는 이미지는 JPG, JPEG, PNG, BMP, SVG, GIF며, 동영상은 MP4, MOV를 지원한다. 하나의 장치에 총 4개의 목록만 사용할 수 있지만, 파일 수는 제한이 없다.
다만, 사용 방법이 다소 복잡하다. 먼저 SD카드에 'meural1'이라는 폴더를 만들고, 이미지 이름을 영문으로 기재한 다음 추가한다. 저장 폴더는 'meural 4'까지 총 4개 만들 수 있다. 폴더를 만들고 사진 및 영상을 첨부한 다음 SD카드를 꽂고 재부팅하면, 캔버스 상에서 'meural1' 폴더를 찾을 수 있다. 다만, SD카드 삽입 전 컴퓨터로 폴더명을 일일이 수정해야 하고, 재부팅까지 해야 한다는 건 단점이다.
액자 프레임은 기본적으로 검은 색상이 있고, 진한 나무 색상과 백색, 연한 나무색까지 총 4종류가 있다. 금속 잠금 장치로 연결되므로 단단히 고정되며, 원하는대로 디자인을 바꿀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넷기어 뮤럴 디지털 캔버스 II는 후면의 벽걸이를 사용해 가로, 세로로 고정해서 사용할 수 있다. 별매의 회전 마운트를 사용하면 필요에 맞춰 빠르게 회전할 수 있다. 내부에는 수직 수평 여부를 판별하는 센서가 탑재돼 사용자가 별도로 90도 회전을 적용하지 않더라도, 꺾인 각도에 따라 자동으로 사진의 가로 세로가 바뀐다.
캔버스 자체 설정이나, 컴퓨터·앱을 활용하자
캔버스 제어는 내장된 동작 인식 장치를 활용하는 방법, 그리고 스마트폰 및 컴퓨터로 제어하는 방법이 있다. 일단 동작 인식 센서는 세로 기준 아랫단 중앙, 가로 기준 아랫단 중앙에 각각 내장돼있다. 뮤럴의 사진 자동 회전은 360도가 아니라 정해진 방향으로만 꺾이므로 각도를 꺾으면 어느 부분이 아랫단인지 바로 알 수 있다.
설치 완료 상태에서 중앙에 약 5센티 앞에서 손을 휘저으면 메뉴를 설정할 수 있다. 위로 올리면 제품 설명을, 아래로 내리면 메뉴 화면을 볼 수 있다. 메뉴에서는 좌우 설정을 통해 와이파이 연결, 내장 파일 확인, 제품 정보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사진 및 영상을 대량으로 정리하거나, 빠르게 진행해야 한다면 컴퓨터 및 스마트폰을 활용하자. 스마트폰은 애플 앱스토어,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meural'을 검색해 받으면 되고, 앱 실행 후 제품 시리얼 등 등록 과정을 거친 이후부터 제어할 수 있다. 이 방식으로 제어하기 위해서는 뮤럴 디지털 캔버스 II가 인터넷에 연결된 상태여야 한다.
앱을 실행하면 재생 목록 및 검색, 캔버스 내 포함된 작품 검색, 스마트폰에 있는 사진 및 영상 전송, 특정 작품 및 작가 찾기 등이 제공된다. 가장 우측 메뉴로 가면 넷기어 뮤럴 디지털 캔버스 II를 원격으로 조정할 수 있는 리모트 컨트롤러가 뜬다.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한데, 캔버스의 밝기나 조명 설정, 사진 반복 등의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서라도 필수기 때문이다. 또한, 컴퓨터 웹브라우저에서도 URL 주소를 입력해 설정할 수 있다.
야간에도 빛을 발하는 넷기어 뮤럴
넷기어 뮤럴 디지털 캔버스 II는 백라이트 기반의 LCD 패널이 적용됐다. 즉, 화면 밝기를 어둡게 할 순 있어도 어느 수준부터는 더 어두워지지 않는다. 실제 액자가 조명이 없는 공간에서 볼 수 없는 것과는 다르다. 만약 어두운 실내에서도 계속 회화를 감상하고 싶다면, 앱 내에서 자동 밝기 조정을 설정한다. 넷기어 뮤럴 내부에 탑재된 주변광 센서가 주변 밝기를 자동으로 인식해 화면 밝기를 조정해준다.
반대로 어두운 조건에서 화면이 꺼져있기를 바란다면, 설정에서 '방이 어두워지면 절전 모드'를 선택한다. 그럼 일정 밝기 이하로 내려갔을 때 알아서 화면이 꺼진다. 만약 야간에 사람이 없는 사무실이나 작업실 등에서 활용한다면 절전 모드를 설정하자.
독보적인 회화 감상 수단, 넷기어 뮤럴
넷기어 뮤럴 디지털 캔버스 II의 매력 포인트는 역시나 회화 감상이다. 전 세계 박물관과 미술관에 포함된 3만 여점 이상의 회화를 검색 한 번으로 내 방에 불러올 수 있고, 사진 및 영상 용도로 활용하기도 좋다. 조건에 따라서는 인테리어 목적을 넘어 교육 용도로도 적합하다.
제품에 포함된 뮤럴 멤버십은 최초 구입 후 등록일로부터 3년 간 유지되며, 3년이 지난 시점부터 월 11,000원, 연 90,000원에 구독을 갱신하면 된다. 3년 서비스가 종료될 경우, 기존 캔버스에 다운로드 돼 있던 멤버쉽 전용 작품은 삭제되므로 초기 구매 시 장기 결제 여부를 선택하고 구매하는 것이 좋다. 대신 직접 구매한 작품이나 재생 목록 등은 사라지 않고, 본인이 스마트폰 등을 통해 업로드한 사진 및 영상은 감상하는 데 문제가 없다.
3년 맴버십이 포함된 넷기어 뮤럴 디지털 캔버스 II의 가격은 130만 원대 중반으로 전문가용 디스플레이에 맞먹는 가격대다. 멤버십이 포함된 가격이라도 부담스러운 가격인 것은 사실. 하지만 미술관이 제공한 우수한 품질의 그림 작품, 그리고 트루아트 기술로 실사 같은 느낌의 디지털 캔버스 II에 만족한다면 부담스럽더라도 아쉽지 않은 선택이 되리라 본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