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용어사전] 싸우며 진화한다, 생성적 적대 신경망
[IT동아 이상우 기자] 과거에는 산업이나 군사용으로 쓰이던 기술이 오늘날 우리 일상에서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흔해졌고, 이에 따라 우리가 접하는 기술의 종류도 상당히 많아졌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러한 새로운 기술에는 기술 자체의 이름이나 기술이 나타내는 현상을 표현하는 용어가 있다. 다양한 기술이 빠르게 등장하면서, 새로운 용어가 너무나도 많이 우리 곁에 다가왔다. 아예 기술 이름을 약어로만 표현하는 경우도 있어, 책이나 신문을 읽을 때, 혹은 전자제품을 구매할 때조차 이 것이 무슨 뜻인지 알기 어려운 말도 존재한다. [IT용어사전]은 이처럼 다양한 IT 관련 기술 용어를 설명하기 위해 준비했다.
서로 싸우며 진화하는 인공지능, 생성적 적대 신경망
인공지능을 통해 원하는 수준의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모델을 구축하고, 이 모델을 정제된 데이터로 학습시키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러한 인공지능을 학습법은 접근 방식에 따라 다양하며, 오늘날 지도학습, 자율학습, 강화학습 등의 방법을 사용한다.
지도학습이란 인간이 사전에 만든, 정제된 데이터세트를 통해 알고리즘을 가르치는 방식으로, 알고리즘이 개와 고양이를 구분하도록 가르치기 위해 인간이 직접 사진을 나눠서 보여주는 방식이다.
자율학습은 데이터세트 속에서 인공지능 스스로 특징을 찾아 일정한 구조를 찾아가는 방식으로, 알고리즘이 개와 고양이 사진 여러 장을 놓고 비교하며 각각의 특징을 찾아 이를 범주화하고 이를 구분한다,
강화학습은 알고리즘이 스스로 여러 시도를 거치며 최적의 결과를 찾는 방식으로, 아이가 넘어지면서 걸음마를 배우는 것처럼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스스로 최적의 조합을 이끌어낸다.
지도학습과 강화학습은 특정한 목표를 가지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성능을 꾸준히 강화한다. 앞서 언급한 사례를 예로 들면 지도학습의 목표는 개와 고양이를 정확히 구분하는 것이고, 강화학습의 목표는 제대로 걷는 것이다. 이와 달리 자율학습은 입력된 데이터에 대한 목표값이 특별히 존재하지 않는다. 즉 개와 고양이 사진을 놓고 둘의 차이를 정확히 인식하는 것이지, 개인지 고양이인지 답할 필요는 없다는 의미다.
생성적 적대 신경망(Generative Adversarial Networks, GANs 혹은 GAN)은 자율학습의 방법론 중 하나로, 다수의 인공지능이 서로 싸우며 성능을 강화하는 방식이다. 복수형(Networks)을 쓰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가령, 하나의 인공지능(인공지능1)이 어떤 화가의 화풍을 따라서 풍경화를 그렸다고 하자. 이 때 남은 반대쪽 인공지능(인공지능2)은 원본과 인공지능의 풍경화를 분석하면서 차이점이나 오류를 찾아내 가짜 작품이라고 판단한다. 이러한 결과를 통해 인공지능1은 스스로 차이점을 줄이고, 더 나은 풍경화를 그린다. 인공지능2는 다시 이를 검증해 다른점을 찾아내고, 이 과정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진짜와 거의 차이가 없는 수준의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
이러한 방법론은 인간이 정해준 목표 대신, 스스로 생각하는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창의성을 가진 인공지능의 등장을 기대할 수 있게 해주는 기술이다.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든 가상현실 공간을 실제 공간처럼 꾸미도록 텍스처를 개선할 수도 있고, '불쾌한 골짜기'를 최소화한 3D 캐릭터를 생성하는 것도 가능하다. 실제로 최근 주목받는 '딥페이크' 기술 역시 생성적 적대 신경망을 바탕으로 실제 인물과 차이점을 찾기 어려운 합성 동영상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물론 이를 악용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가령, 실존하지 않는 인물을 가상으로 만들어내 허위사실을 유포할 수도 있고, CCTV 화면을 조작해 있는 사실을 없는 일처럼 꾸며낼 수도 있다. 공교롭게도 이러한 조작을 발견하는 일 역시 인공지능의 역할이다. 앞서 언급한 인공지능2의 역할 처럼 이미지에서 픽셀 유동화가 일어난 부분을 찾아내거나, 심도가 어색한 부분을 찾아내 진위여부를 판별하는 인공지능을 통해 인공지능을 악용하는 사례를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