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V80에 적용된 '제네시스 카페이', 커넥티드 카의 가능성과 한계
[IT동아 강형석 기자] 제네시스 브랜드의 첫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인 GV80이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했다. 많은 소비자가 기대했던 차량이기에 공개와 함께 주목 받았고, 사전예약자가 몰리면서 존재감을 입증했다. GV80은 제네시스 브랜드 변화의 시작을 위한 중요 차종 중 하나다. 기존과 다른 디자인 언어를 적용했고, 감성품질 외에 첨단 기술까지 담아 넣어 현재와 미래를 충실히 대응하고 있다.
많은 소비자는 차량의 내외부 디자인과 마감, 성능 등에 많은 관심을 보이겠지만 실제 제네시스를 통한 변화의 시작은 차량이 품고 있는 차세대 기술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중 핵심은 카페이(Car Pay)다. '제네시스 카페이'라는 이름으로 서비스 되는 이 기능은 차량 내에서 신용카드 결제가 이뤄지는 구조다. 기존에는 삼성페이, LG페이처럼 스마트폰으로 결제했다면 이제 차량이 스마트폰을 대체한다.
국내 외에도 해외에서는 '차량 내 간편 결제 서비스'가 존재했다. 문제는 외부 플랫폼을 사용하기 때문에 스마트폰 결제 시스템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를 인지한 해외 완성차 제조사는 최적의 차량 내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시험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네시스 카페이는 이런 점에서 한 단계 앞서 있다. 차량 내에서 신용카드 정보를 등록해 놓고 가맹점에서 바로 결제할 수 있다. 현대·신한·삼성·하나·비씨·롯데 등 6개 카드사와 제휴, 이들 카드를 차량 내에 최대 5장까지 등록 가능하다. 물론, 제휴 카드사는 점차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카드는 스마트폰 앱인 제네시스 카페이에 등록해야 하는데, 그 전에 제네시스 커넥티드 서비스에 가입해야 된다. 이는 결제 정보를 주고 받을 때 무선 통신을 사용하기 때문. 하지만 이를 가입하면 차량의 시동이나 주요 기능을 다룰 수 있기 때문에 싫어도 가입하게 되는 서비스 중 하나다. 결국 두 가지 서비스에 차례로 가입해야 카페이를 쓸 수 있게 된다. 이 절차를 일원화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등록이 끝나면 사용은 간편하다. 동기화가 이뤄지면 결국 가맹점 내에서 결제가 이뤄질 때 차량이 알아서 지불하기 때문이다. 예로 제휴 가맹점이 근방에 있다면 차량이 이를 운전자에게 알리고 결제 여부를 묻거나, 운전자가 지도 내 가맹점을 선택하고 결제 준비를 마치면 된다. 물론, 아무렇게나 비용 지불되는 것은 아니다. 차량이 가맹점 일정 범위 내에 존재해야 결제가 이뤄진다.
이 같은 형태의 지불 방식은 차량을 이용하는 환경 내에서는 효과적이다. 주유소 외에도 세차장, 주차장, 차량으로 음식을 주문하는 드라이브스루(Drive-Through) 매장 등 차량 승차 구매가 가능한 환경에서는 최적의 경험이 가능하다. 반면, 차량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는 환경에서는 큰 의미가 없다.
가맹점 확대가 쉽지 않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차량 승차 구매가 가능한 곳을 제외하면 제네시스 카페이에 매력을 느낄 사업주가 없어서다. 옷이나 가구 등을 드라이브스루로 구매할 수 없지 않은가? 어떤 면에서는 스마트폰 결제 시스템에 비해 큰 매력을 못 느낄지도 모른다. 이런 단점을 개선해 나가며 한계를 극복하는 것이 제네시스 카페이의 숙제라 하겠다.
미래 사회에서는 어떻게 기술이 변화할 지 알 수 없다. 제네시스 카페이도 지금은 부족해 보이지만 자율주행차 시대가 온다면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스스로 달리는 차 안에서 쇼핑하고 미리 차량으로 결제해 상품만 즉시 받아간다면 편리할 테니 말이다. 지금의 제네시스 카페이는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준비 단계와 같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