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캐터랩 김종윤 "AI 엔지니어의 감성까지 고려한 업무공간 필요"
[IT동아 김영우 기자] 바야흐로 공유경제의 시대다. 이는 미국 하버드대의 법학자인 로런스 레식(Lawrence Lessig) 교수가 2008년에 낸 책에서 처음 등장한 개념으로, 물건은 '소유'가 아닌 '공유'하는 형태로 점차 변모할 것이라는 이론이다. 이미 교통이나 전자상거래 분야 등에서 다양한 공유 서비스가 등장했으며 부동산, 특히 그 중에서도 사무실을 공유하는 이른바 공유 오피스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이런 공유 오피스는 교통의 요지에 위치하고 있으며, 사무실의 규모 및 형태, 이용기간 등을 자유롭게 지정할 수 있다. 또한 각종 사무기기 및 편의 서비스를 여러 입주업체가 공유하며 쓸 수 있기에 초기 투자 비용을 절감하면서 업무 효율을 높이기에 적합하다. 특히 사업의 규모나 기간이 유동적인 스타트업 기업 중에 공유 오피스를 이용하는 사례가 적지않다. 패스트파이브(서울숲점)에 거점을 마련한 AI(인공지능) 전문기업 스캐터랩(Scatter Lab) 김종윤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스타트업이 공유오피스를 선호하는 이유, 그리고 AI 기술의 향후 방향성에 대해 들어봤다.
Q1. 본인 및 회사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한다
: 대화형 AI 기술 전문업체인 스캐터랩을 운영하고 있다. 연세대 경영학과 출신이며, 학교를 졸업한 2011년에 곧장 창업을 했다. 오래 전부터 일상적인 대화 속에서 상대방의 감정을 분석하는 것에 흥미를 가졌고, 이러한 아이디어를 서비스로 연결하고자 했다. 카카오톡 대화를 통해 상대방의 감정을 분석하는 ‘텍스트엣(2013년)’을 시작으로 서비스를 본격화했다. 지금은 친구 같은 AI를 지향하는 '핑퐁'을 선보인 상태다.
Q2. 스캐터랩의 AI 기술이 기존의 것과 어떤 차별점을 갖는가?
: AI 스피커 등으로 대표되는 기존의 AI는 단순히 불을 켜거나 음악을 트는 등의 기능적인 명령 처리에 그쳤다. 하지만 우리의 대화형 AI ‘핑퐁’은 인간과의 일상적인(소셜) 대화를 지향한다. 우리가 2016년에 ‘연애의 과학’ 서비스를 오픈하며 사용자들의 카카오톡 대화내용을 분석해 이른바 ‘썸’ 타는 과정을 도운 바 있고 그 이전부터 텍스트엣을 통해 대화와 관련된 AI 서비스를 운영한 바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 100억건 이상의 빅데이터를 구축했으며, ‘라인’ 메신저를 이용하는 일본인 이용자들의 대화 데이터를 통해 7억건에 달하는 일본어 데이터도 확보했다. 그리고 카카오톡 대화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1,000여개의 대답을 분석, 적절한 답변을 학습시킨 ‘리액션’ 기술도 적용했다. 지금까지는 대화의 분석에 주력했지만 항후에는 대화를 직접 하는 AI에 힘을 기울일 것이다. 이를 정의하자면 어떤 주제의 대화도 통하며(open domain), 목적이 없는 대화에도 대응(social conversation)하는 기술이라 할 수 있다. 이는 감성적인 면도 잘 연구해야 한다.
Q3. 스캐터랩의 대화형 AI 기술이 현재까지 낸 성과는?
: 앞서 말한 것처럼 대화형 AI는 얼마나 많이 일상적인 대화가 오갈 수 있는 지가 중요하다. 이를 턴(turn)이라고 한다. 기존의 기능형 AI는 한두 턴으로 끝나지만 우리의 대화형 AI는 5배 이상의 턴을 하기도 한다. 그만큼 이용자들의 높은 흥미를 이끌어낸다. 우리가 구글 어시스턴트용 AI 에이전트로 개발한 '파이팅 루나'가 대표적인 사례다. 다른 에이전트에 비해 대화량이 확실히 많다.
그리고 우리의 기술을 다른 기업들의 AI 서비스에 적용할 수 있는 B2B 서비스인 '핑퐁빌더'를 작년 3분기에 선보인 바 있다. 이미 롯데쇼핑의 AI 스피커인 '샬롯홈', 뷰티 전문 챗봇 서비스인 '굿닥뷰티'에 이 기술이 적용된 바 있으며, 하나은행의 챗봇 서비스와 관련한 계약도 진행중이다.
Q4. 스캐터랩은 현재 패스트파이브에 거점을 마련한 상태다.
: 예전에 독립사무실에 있을 때부터 좀 더 나은 공간에 대한 욕구가 있었다. 다만 이를 꾸미기 위해 드는 시간과 노력이 아쉬웠고 외부업체를 따로 쓰는 것도 여의치 않았다. 이런 우리 입장에서 패스트파이브의 토털솔루션은 매력적이었다.
Q5. 다른 사무공간과 비교한다면?
: 특히 여기 서울숲점이 새 건물인 데다 천장이 높고 라운지가 넓다. 특히 팀원들끼리 소통하기에 편리한데, 입구를 거친 후 라운지를 통해 여러 사람들을 만나 협업이 가능하다. 사실 비용이 아주 저렴하지는 않지만 전반적인 구성과 각종 부대서비스를 고려할 때 결과적으로 만족스럽다.
Q6. 스캐터랩의 향후 계획은?
: 올해는 우선 B2C 시장에 사람들이 좋아하는 소셜 챗봇을 출시할 예정이며, 대화량 면에서 국내 1위의 AI가 될 것을 목표로 한다. 그리고 현재 한국어와 일본어 데이터는 있는데 영어 데이터가 부족한 편이라 이를 보강하는 것 역시 또 하나의 목표다.
현재 스캐터랩에서 일하는 30여명의 직원 중 절반 정도가 엔지니어다. 이들이 대화형 AI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학습시키기 위해선 감성적인 면도 중요한데, 일하는 공간 역시 이에 영향을 미친다. 새로운 사무실을 찾는 기업인이라면 참고해 두시면 좋겠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