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의 한계 넘는 하이브리드 멀티 클라우드 전략
[IT동아 김영우 기자] 바야흐로 클라우드의 전성기다. 특히 각 기업들은 자사의 IT 생태계를 클라우드에 접목시키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워크로드를 클라우드로 전환함으로써 기업은 비용을 절감하고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데 큰 진전을 이룰 수 있다. 이를 통해 핵심 운영에 집중하고 새로운 시장 기회에 보다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
다만 클라우드로의 여정에 들어선 기업들에게도 고민은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고민은 어떤 형태의 클라우드가 적합한지 선택하는 것이다. 얼핏 보기엔 외부 전문업체가 운용하는 공용 데이터센터를 기반으로 구성하는 퍼블릭 클라우드(public cloud, 공개형 클라우드)가 대세인 것처럼 보인다. 퍼블릭 클라우드는 민첩성, 탄력성 및 속도를 제공해 기업의 IT 부서가 비즈니스 요구에 보다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
특정 퍼블릭 클라우드 종속에 대한 불안감도 커져
그러나 퍼블릭 클라우드에 의존하게 될 경우, 점점 더 많은 데이터가 하나의 클라우드에 인질로 묶인다는 역설에 빠지게 될 수 있다. 단일 공급 업체에 종속될 수 있다는 사실은 최근 많은 우려가 되고 있는 실정이다. 마침 IBM과 모닝 컨설트(Morning Consult)가 최근 내놓은 다수의 데이터는 이와 같은 현상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들의 연구에 따르면 IT 의사 결정자 중 86 %가 클라우드 제공 업체에 대한 종속 현상에 우려가 많다고 밝혔다. 공급 업체 종속 현상은 단순히 공급 업체를 바꾸기 힘들다는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단일 퍼블릭 클라우드에 지나치게 의존할 경우 기업은 정해진 길만 가야하고 점차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개발자의 습관을 바꾸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
퍼블릭 클라우드 단일 전략은 또다른 문제도 존재한다. 기업은 퍼블릭 클라우드 만으로는 충족할 수 없는 데이터 및 워크로드에 대한 요구 사항이 있다. 규정 준수 및 데이터 보호와 관련된 특정 문제를 해결해야하는, 규제가 엄격한 산업의 기업은 특히 그렇다. 금융업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보안 또한 중요한 관심사이다. 상기 데이터에 따르면, 클라우드 제공 업체를 결정할 때 보안이 가장 중요한 속성으로, 10명의 IT 의사 결정자 중 약 6 명이 1 위로 꼽았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아직도 상당수의 기업은 높은 초기 구축 비용과 관리의 번거로움에도 불구하고 독점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데이터 센터 기반의 프라이빗 클라우드(private cloud, 폐쇄형 클라우드), 혹은 사내 데이터센터 기반의 온프레미스(On-premise)를 포기하지 못하고 있다.
종속 및 보안의 불안을 해소, 하이브리드 멀티 클라우드 전략
이러한 이유로 최근에는 하나가 아닌 복수 업체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조합해 운영하는 멀티 클라우드(Multi Cloud)가 주목받고 있다. 특히 멀티 클라우드 중에서도 프라이빗 클라우드와 퍼블릭 클라우드를 조합해 운영하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Hybrid Cloud)가 대세다.
이러한 하이브리드 멀티 클라우드는 특정 업체에 대한 종속 없이 유연한 IT 환경을 구현하고자 하는 기업들에게 강하게 어필하고 있다. 동일한 설정을 복수의 클라우드 제공 업체로 이전하고, 클라우드 제공 업체를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다. 그리고 기업이 퍼블릭 클라우드, 프라이빗 클라우드 또는 온프레미스 등 어떤 환경에서도 관리 및 소프트웨어 개발 기능을 보다 쉽게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순위를 바꿀 1.2조 달러의 기회
이미 하이브리드 멀티 클라우드 세계는 도래했다. 상당수의 기업들이 퍼블릭 클라우드, 프라이빗 클라우드, 기존 IT 및 수많은 SaaS 애플리케이션이 혼합된, 사실상 하이브리드 환경에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맥킨지(McKinsey & Company)는 2022 년까지 하이브리드 멀티 클라우드 시장은 하드웨어(1,000억 달러), 클라우드 인프라(1,500억 달러), 소프트웨어(3,500억 달러), 컨설팅 및 관리 서비스(5,500억 달러) 등 총 1.2 조 달러 규모의 시장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관련해 IBM의 지니 로메티(Virginia Marie Rometty) 회장이 올해 2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씽크
2019(THINK 2019)' 컨퍼런스에서 언급한 내용은 한층 의미심장하다. 그는 이 행사에서 "클라우드 여정의 제1장에서는 전체
애플리케이션의 약 20%만 클라우드로 전환했다. 하지만 앞으로의 제2장에선 나머지 80%, 이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미션크리티컬 앱에
클라우드 운영 모델이 적용될 것" 이라며 "기업들은 단일 클라우드 모든 워크로드를 감당할 수 없음을 잘 알고 있어 앞으로 한층 적극적으로
멀티 클라우드를 도입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한편, IBM은 작년 10월, 하이브리드 멀티 클라우드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레드햇(Redhat)의 인수를 발표했으며 올해 7월, 합병을 완료한 바 있다. 이를 위해 투자한 비용은 340억 달러(약 40조원)에 달한다. 하이브리드 멀티 클라우드의 중요성을 방증하는 사례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