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열정·실력으로 커스텀 PC의 매력 알릴 것' 차종엽 브이지코어 대표
[IT동아 강형석 기자] 우리나라도 최근 '커스텀 PC'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소비자 취향에 따라 자유롭게 부품을 구성해 PC를 꾸민다는 것에서는 조립 PC와 다를 것 없으나, 수랭식 장치를 도입하거나 화려한 색상의 LED 조명을 활용해 일반 조립 PC에서 경험할 수 없는 나만의 결과물을 이끌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가격은 높지만 그만큼 만족감이 높은 그야말로 '가심비' 높은 분야다.
그러나 이런 커스텀 PC는 주로 온라인이나 서울에서 가까운 수도권 등 부품 조달이 쉬운 곳 위주로 운영된다 생각하는 이가 많다. 실제로도 PC 부품 수급만 놓고 본다면 수도권이 상대적으로 이점이 있는 것도 사실. 하지만 이런 한계를 극복하고 지방에서도 개인 맞춤형 커스텀 PC를 알리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인천의 브이지코어(VGCORE)도 그 중 하나다.
그런데 다른 것들도 많은데 PC 중에서 커스텀 PC를 다루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그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인천 연수구에 위치한 브이지코어를 찾아 차종엽 대표와 이야기를 나눠봤다.
엔지니어에서 커스텀 PC 사업까지
그는 처음부터 PC 유통 관련 사업을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중학생 시절부터 PC를 좋아하긴 했어도 이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았던 탓에 제대로 다룬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래서 선택한 길은 엔지니어였다. 대학 전공을 전자공학으로 선택하면서 국내 기업에 몸 담았지만, 현재와 달리 과거의 엔지니어에 대한 처우는 좋지 않았다. 차 대표는 몸담던 곳을 그만두고 일본행을 택했고, 3년 뒤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이 때 좋아하던 PC를 판매해 보겠다고 결정하게 됐다고.
"중·고등학생 시절부터 이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해 왔어요. 하지만 용산이라고 하면 다들 안 좋은 소리만 하시더군요. 이미지를 생각하면 이해는 하죠. 그런데 저는 남들처럼 무난한 삶을 살고 싶지 않았어요. 지금 아니면 안 되겠다 싶어 바로 용산으로 달려갔습니다. 주변에서 미쳤다고들 할 정도였는데 꿈을 이루고 싶은 마음이 더 컸어요."
남들과 같은 길보다 개혁적인 삶을 살고 싶다는 그는 처음부터 일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었다. 용산 상인들의 텃세와 상가 자체의 이미지 때문에 사업은 적자를 이어나갔다. 그럼에도 차 대표는 포기하지 않고 끊임 없이 노력했다. 그렇게 1년 6개월 정도를 쉼 없이 달려나갔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새벽 2~3시 사이에 퇴근하는 것이 일상이었어요. 아무리 잘 해도 한계가 느껴지더라구요. 이 때 좌절도 많이 했고 괴로웠어요. 신참인데다 규모까지 작으니 모두 저를 이용하려고만 하더군요."
이 때 그는 정공법으로는 성공이 어려움을 느끼고 다른 방법을 택했는데, 바로 블로그와의 연계였다. 콘텐츠가 하나 둘씩 쌓이니 블로그를 보고 찾는 손님도 하나 둘 늘기 시작했다. 변화의 기운이 감돈 것은 이 때부터다. 어느 날 참석한 인텔 행사에서 시스기어 대표를 만난 것. 이렇게 특별한 커스텀 PC의 세계와 연을 맺었고 인천에서 2년간 특별한 PC 시스템 전도사로 활약하고 있다.
인천을 연고지로 삼은 이유는 두 가지라는 차 대표. 하나는 새로운 도전에 대한 열망이다. 다른 하나는 잠재력이다. 고성능 PC를 필요로 하는 수요 때문이다. 이 두 가지에 미래를 걸고 한 걸음씩 나아가려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실제로 현재 커스텀 PC 및 일반 PC 판매가 점차 증가세를 보이는 중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짜릿한 쾌감이 '커스텀 PC의 매력'
소비자가 원하는 구성에 멋까지 살려야 하는 커스텀 PC. 그는 어디에서 매력을 느끼고 있을까? 차 대표는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짜릿한 쾌감에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PC를 고객에게 인도했을 때의 반응도 매력적이라고 덧붙였다.
"제가 의도한대로 딱 맞아 떨어졌을 때와 그것을 보고 고객이 만족하는 것을 보고 쾌감을 느낍니다. 오랜 시간 고생한 것을 한 순간에 보상 받는다는 느낌이에요."
그는 커스텀 PC, 그 중에서 수랭식 조립은 노하우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무리 좋은 부품을 사용해도 조립이 서툴다면 문제가 발생한다. 흔히 '혼을 담는다'는 표현을 쓴다는데, 차 대표가 그런 부류다. 부품 하나하나 완벽하게 맞물리지 않는다면 어떻게든 문제가 생긴다고 봤다. 그 결과 이 사업을 시작한 2년간 부품 초기 불량을 제외하면 조립에 의해 문제가 발생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앞으로는 시장이 어떻게 변화할지 모르겠지만 혼을 담는다는 기조는 계속 유지할 생각이라고.
완벽에 대한 강박으로 인해 힘든 적도 많았다고 한다. 초기 설계 과정에서 스스로 만족하지 않는다면 마음에 들 때까지 다시 만들기 때문이다. 그는 "고객과의 약속을 떠나 자신과의 싸움"이라면서 성취감이 느껴지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렇다면 스트레스 혹은 슬럼프는 어떻게 극복할까? 그는 오히려 일로 푼다고. 새로운 도전을 통해 꾸준히 동기부여를 해나가는 식이다. 그것이 지금의 브이지코어를 만들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