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사용자가 '애플로 로그인'을 써야하는 이유

남시현 sh@itdonga.com

WWDC 2019에서 '애플 ID로 로그인'이
공개됐다.
WWDC 2019에서 '애플 ID로 로그인'이 공개됐다.

[IT동아 남시현 기자] 지난 6월 3일 캘리포니아 쿠퍼티노에서 진행된 애플 세계 개발자 회의(WorldWide Developers Conference, WWDC)에서 공개된 사안들이 하나둘씩 일반 사용자 영역으로 접근하고 있다. WWDC 2019에서는 새로운 아이폰 11 및 아이폰 11 프로 시리즈, 맥 프로 및 프로 디스플레이 XDR 같은 하드웨어를 비롯해, 운영체제인 iOS 13, 아이패드OS, 워치OS6, macOS 카탈리나, 애플 TV 등 다양한 애플 제품 및 서비스가 한꺼번에 공개됐다.

국내에서는 공유 자동차 서비스인 '쏘카'가 애플아이디로 로그인을
지원한다.
국내에서는 공유 자동차 서비스인 '쏘카'가 애플아이디로 로그인을 지원한다.

그리고 또 한가지, 애플 제품을 사용할 때 필수인 애플 ID를 이용해 여러 제휴 서비스에 로그인하는 기능도 함께 공개됐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페이스북 아이디로 로그인, 네이버 아이디로 로그인하는 기능의 애플 버전이다. 애플 아이디로 로그인을 지원하는 서비스를 사전에 연동하면 아이폰에 포함된 페이스ID나 지문인식으로 쉽고 빠르게 로그인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내막을 살펴보면 단순히 로그인 절차를 간소화하는 것 이상의 역할을 수행한다.

이미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가 제공하던 기능... 왜 애플이 나선걸까?

삼성전자 홈페이지에 구글 계정으로 로그인하는
과정
삼성전자 홈페이지에 구글 계정으로 로그인하는 과정

이미 구글과 페이스북, 트위터 등 대형 IT 기업들은 오래전부터 자사 아이디를 통해 로그인하는 기능을 서비스하고 있다. 타사 계정을 사용해 로그인하는 기능은 이미 만들어진 계정에 있는 정보를 본인 동의를 받고 제공해 로그인 절차를 간소화하는 방식이다. 사용자는 하나의 계정을 활용해 쉽고 빠르게 로그인할 수 있고, 추후 언제든 계정 권한을 회수해옴으로써 개인 정보를 관리할 수 있다.

구글 계정 서비스 약관을 살펴보면, 해킹 위협이나 보안 위협에 대한 경고가
있다.
구글 계정 서비스 약관을 살펴보면, 해킹 위협이나 보안 위협에 대한 경고가 있다.

문제는 개인 정보를 전달하는 과정이다. 구글의 경우, 계정 액세스 권한을 전달하는 순간 건네받은 쪽에서 사용자의 이름, 이메일 주소, 프로필 사진등을 확인할 수 있다. 주소록이나 포토, 유튜브 재생목록같은 민감한 요청도 수락만 하면 바로 건네준다. 또한,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정보 제공자는 사용자가 어느 사이트에 가입했는지 수집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 사이트에 구글 계정으로 로그인할 경우, 구글이 이미 보유한 계정 정보를 삼성전자에 제공한다. 삼성전자는 이 정보를 바탕으로 고객이 필요한 정보를 수집해 맞춤형 광고를 제공하고, 구글은 해당 사용자가 흥미있을만한 광고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제공한다. 본인이 단 한번 검색한 키워드, 생각없이 가입한 사이트 광고가 갑자기 뜨는 것은 절대 우연이 아니다.

애플이 제안하는 '애플 ID로 로그인'은 무작위 ID를 제공하는 방식을 채택해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넘겨주지 않는다. 또한 이메일이나 위치 정보 같은 민감한 정보도 포함되지 않으므로 개인정보가 유출될 염려도 없다.

애플ID를 활용해 로그인하는 방법

애플 ID로 로그인을 지원하는 사이트가 아직 거의
없다.
애플 ID로 로그인을 지원하는 사이트가 아직 거의 없다.

애플 ID는 애플 스마트폰 및 노트북을 구매하고 초기 설정을 할 때 만든다. 이 계정이 없으면 애플 제품을 사용할 수 있는 단계로 넘어가지 않기 때문에 누구든지 가지고 있을 수밖에 없다. 모든 애플 제품 사용자는 애플 ID를 활용해 개인정보 관리, 클라우드 접속, 구매기록 및 결제 수단을 확인하며, 이제는 '애플 ID로 로그인'을 지원하는 사이트에 편리하게 로그인하고, 쉽게 관리할 수 있게 된다.

애플 기기에 연동된 애플 ID를 그대로
이용한다.
애플 기기에 연동된 애플 ID를 그대로 이용한다.

'애플 ID로 로그인'을 지원하는 사이트는 사용 중인 애플 기기에 연동된 애플 ID를 그대로 끌어다 쓴다. 이 과정에서 애플 아이디와 연결된 이메일을 공유하거나, 공유하지 않도록 선택할 수 있다. 광고나 개인정보 유출이 꺼려진다면 내 이메일을 가리고 로그인하면 된다.

아쉽게도 아직 애플 ID로 로그인할 수 있는 국내 사이트 및 서비스는 거의 없다. 개발자들이 개발할 시간이 필요한 것은 물론, 국내 기업이 앞장서서 애플 ID 사용 기능을 추가할 이유도 없기 때문이다. 국내 환경에서 애플 ID로 로그인을 만나려면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애플 ID로 로그인은 개인정보를 건네주지 않고, 더 쉽고 편하게 로그인하도록 돕는다. 향후 국내 환경에서도 쉽게 '애플 ID로 로그인' 기능을 접할 수 있게 된다면 굳이 개인정보 유출 우려가 있는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로 로그인 대신 애플 ID로 로그인을 선택하도록 하자.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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