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방송 넘어 문화 속으로', 한국인 왕홍 한국뚱뚱
[IT동아 이상우 기자] 오늘날 1인 콘텐츠 창작자는 새롭게 주목 받는 직업으로 자리잡고 있다. 인터넷 방송 플랫폼의 발달로 기획 능력만 있다면 스마트폰 만으로 자신의 콘텐츠를 만들어 공유할 수 있다. 이러한 동향은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마찬가지고, 하루가 지나면 새로운 크리에이터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들고 이 시장에 얼굴을 비춘다.
한국이 아닌, 중국 콘텐츠 시장에서 몇 년간 자신의 입지를 키워가며 '한국인 왕홍'으로 활동하는 인물도 있다. 중국은 인구가 많은 만큼 취향도 다양하고, 이들이 요구하는 콘텐츠도 많다. 한국인 왕홍 '한국뚱뚱'은 이처럼 경쟁이 치열한 곳에서 꾸준히 팬을 늘리고, TV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등 꾸준히 이름을 알리는 중이다. 2년 전 IT동아와의 인터뷰 이후 지금까지 어떤 일이 있었는지 그를 만나 근황을 들어봤다.
"그동안 주 1회 정도로 꾸준히 영상도 업로드 해왔고, 이러한 생활 자체는 크게 안바뀐 듯하다. 하는 일이 많아져도 내 활동의 주요 영역은 콘텐츠인 만큼, 이런 분야를 중심으로 하고 있다. 물론 다른 일이 생기는 기간에는 내 콘텐츠를 촬영하고 편집하는 것이 어렵기도 했지만, 이러한 기간 외에는 주 1회 업로드를 위해 스케줄을 조절하고 있다"
그는 최근 중국 TV 채널인 후난위성텔레비전(망고TV)에서 진행한 TV 예능 프로그램에 섭외돼 출연하기도 했다. 제작진이 직접 그를 섭외를 해, 한국인의 관점에서 중국 IT 기업을 체험하고, 문화적 차이를 경험해보라는 취지였다고 한다.
"기억에 남는 것은 인공지능 기업인 아이플라이텍(iFLYTEK)에 1일 사원으로 활동해본 일이었다. 인공지능과 관련한 작업을 체험하면서 다른 참가자들과 경쟁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대형 방송 예능을 처음 하면서 느낀 점은 1인 창작 콘텐츠와는 많은 부분에서 달라 어려웠다는 점이다. 혼자서 콘텐츠를 만들 때는 재촬영 한다는 개념도 적고, 조금 더 사실적인 모습을 위해 실수하는 장면이라도 그대로 내보냈다. 하지만 방송의 경우 더 완성도 있는 장면을 만들기 위해 다시 촬영하기도 하고, 촬영을 위한 스태프나 촬영 규모 차이도 컸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최근 중국 콘텐츠 시장의 경우 TV 방송과 인터넷 방송 사이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추세라고 한다. 또한, 1인 콘텐츠 창작자 여럿이 모여 새로운 형태의 방송 콘텐츠를 만드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이런 추세에 맞춰 빌리빌리 같은 플랫폼에서는 여러 콘텐츠 창작자가 모여 방송하는 '합동 방송'시에도 어떤 창작자가 참가했는지 표시하는 시스템을 추가했다.
"방송 나간 이후, 팬들은 망고TV에 출연했다는 사실 자체를 즐거워했다. 최근에는 빌리빌리와 함께 팬 미팅도 진행했다. 처음 중국 활동을 빌리빌리라는 플랫폼에서 시작한 만큼 나에게 큰 의미가 있다. 나 같은 크리에이터와 함께 성장해가는 플랫폼으로, 현재 중국 Z세대의 상징 처럼 자리잡고 있다. 특히 현재 1억 명에 가까운 구독자를 갖추고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서브컬처에도 강점을 가지고 있어서 젊은 트렌드를 잘 반영한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진행한 팬 페스타 '빌리빌리월드'를 통해 구독자들과 직접 소통했다"
그는 한국에서 주로 일상이나 주제에 맞는 콘텐츠를 제작하고, 국내에서 중국인 구독자를 대상으로 한국 관광 명소를 소개하거나 도시를 알리는 등 지자체나 기관 등과도 협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와는 K-주얼리 캠페인, 오래가게 캠페인을 함께 했고, 부산시와는 부산관광 명예홍보대사 활동을 통해 지역 관광 캠페인에 동참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평창동계올림픽, 확대국가관광전략회의참석, 한중 양국 외교부가 공동 주관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등 한국과 중국 양국이 문화 콘텐츠를 활용해 소통하는 활동도 하고 있다"
앞으로 활동 계획은 우선 재충전 시간을 가지며 새로운 콘텐츠를 구상하고, 조금 더 중국에서 대중적인 활동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친구인 모토슈슈와 함께 방송 콘텐츠를 제작하고, C팝 차이나 아이돌을 육성하는 프로그램도 준비 중이라고 한다.
한국뚱뚱은 콘텐츠에 자신을 담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고 말했다. 1인 콘텐츠 창작자가 되고 싶어 하는 사람과 만나보면 열에 아홉은 어떤 장르가 인기가 많으니 자신도 그것을 해보고 싶어 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그가 강조하는 것은 자신이 잘하는, 깊이 있는 이야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선례를 따르지 말라는 이야기를 하고싶다. 창작자가 자신의 이야기를 다뤄야 자신의 색을 담을 수 있다. 구독자 역시 진부한 것에 싫증을 느낀다. 물건을 고를 때 자신의 취향에 맞는 제품을 골라 선택하는 것처럼, 콘텐츠 역시 처음에는 대중적인 것을 접하겠지만, 결국에는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찾게 된다. 콘텐츠는 결국 본인이기 때문에 남들이 안 다루는 자신만의 깊이 있는 이야기가 필요하다. BTS도 영어가 아닌 한국어로 부른 노래로 세계무대에서 성공한 것처럼 구독자들은 다양한 래퍼토리를 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