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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신상공개] 세상에! 구리 배선으로 이미지가 더 좋아졌다구요? 후지필름 X-A7

강형석

[IT동아 강형석 기자] 후지필름이 오랜만에 입문형 미러리스 카메라 X-A7을 공개했다. 이미 타 국가에서는 지난 9월 12일에 공개된 바 있는데, 국내에서는 10월 17일 판매가 이뤄진다. 타 국가는 그 이후에 출시되는 경우가 많은 것과 비교하면 빨리 출시되는 편이다. 판매 가격은 기본 렌즈(XC 15-45mm) 키트 기준으로 89만 원대에 책정됐다. 렌즈 제외한 본체는 약 60만 원대가 아닐까 예상해 본다.

후지필름 X-A7.

이번에 변화 포인트는 크게 센서와 촬영 기능의 개선에 있다. 2,420만 화소 이미지 센서(APS-C)는 기존과 큰 차이 없지만 성능이 빨라졌다. 자료에 따르면 구리 배선을 사용해 조도가 낮은 환경에서도 고감도 촬영 시 결과물이 거칠어지는 현상(노이즈)을 줄였다고 한다.

응? 이게 무슨 소리인가? 이미지 센서에 단지 구리 배선을 적용한 것으로 노이즈를 억제할 수 있다니. 왜 다른 카메라 제조사들은 이 기술을 진작 도입하지 않았을까? 무안단물 같은 엄청난 기술이다. 흔히 이미지 센서에 구리 배선을 적용하는 것은 이미지 센서가 받아들이는 빛을 이미지 처리장치(영상처리엔진)로 빠르게 전달하고자 함이었다. 소니가 대표적인 예다. 그들은 이미지 센서 뒤에 메모리를 적층하고, 구리 배선 등을 동원한다.

과거 이미지 센서에는 알루미늄 배선을 채택했다. 이 배선을 얇게 만드는 것에는 한계가 있으니 빛을 받아들이는 면적이 줄고 통신 과정에서의 손실로 인해 속도를 높이기 어려웠다. 하지만 구리를 사용하게 됨으로써 배선층이 얇아지게 됐고, 자연스레 빛을 받는 면적(수광면적)이 넓어진다. 전송 속도가 상승하는 것은 덤. 그만큼 많은 빛 정보를 이미지 처리장치에 전달하게 된다.

소니 카메라에 적용된 구리 배선 기술. 수광면적 확대와 전송속도 개선을 위해 적용됐다.

후지필름 측의 설명을 보니 X-A7의 이미지 센서는 소니에서 생산한 것을 채용한 것으로 보인다. 소니는 알파 6300 이후 적용되는 APS-C 기반 센서(화소도 2,420만으로 동일하다.)에 구리 배선을 적용, 전송 속도와 수광면적을 확대했다. 이미지 처리장치도 꾸준히 개선해 전반적인 사진영상 품질이 향상된 것으로 평가 받는다.

너무 장황하게 설명했는데, 정리하자면 단순히 이미지 센서 개선만으로 화질이 좋아지지 않는다. 이미지 프로세서와 전반적인 전송 구조의 최적화가 성능과 화질을 좌우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과연 후지필름이 그것을 잘 해내고 있을까?

센서는 소니의 것을 쓰다 보니까(사양이 알파 6300 이후 모델과 매우 동일하다) 관련 사양은 뛰어난 편이다. 기계식과 전자식 셔터를 제공, 빛을 최대 3만 2,000분의 1초까지 끊어낸다. 기계식을 쓰면 4,000분의 1초로 보급형스러운 사양이 된다. 확장을 포함한 감도는 ISO 100부터 5만 1,200까지 지원한다. 센서 자체의 범위는 ISO 200부터 1만 2,800까지. 이 부분은 가격 차이는 크지만 소니 카메라 보다 못한 부분이니 참고하자.

후지필름은 지금까지 자체적으로 생산해 온 필름 기술을 카메라에 담았다며, 색감이 뛰어난 제품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사실, 포토샵으로 어느 정도 비슷하게 구현 가능하고 스마트폰 후보정 애플리케이션으로 대충 만져도 더 좋은 결과물을 기대할 수 있으니 필름 시뮬레이션은 과거에 비하면 큰 장점이라 보기 어렵다. 이를 인지했는지 몰라도 X-A7에는 고급 장면 인식 자동 모드(SR AUTO+)에 밝기 모드를 추가했다. 화면을 간단히 터치해 밝고 선명한 결과물을 구현한다고. 여기에 저조도 환경에서 빛 궤적을 기록하기 위한 라이트 트레일 모드도 제공된다. 그냥 수동 모드에서 할 수 있는 것을 간단히 할 수 있게 만든 것이라 잘 구현될지 여부는 미지수다.

본체 자체의 사양은 타 보급형 미러리스 카메라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못한 부분이 있다. 일단 본체에 손떨림 보정 기능이 없다. 렌즈에 제공되는 광학식 손떨림 보정 기능을 활용하지 못하면 브이로그(영상기록) 촬영 시 신나게 흔들리는 결과물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 클로버필드의 기법을 좋아한다거나 짐벌처럼 흔들림을 보정해주는 기구가 있다면 과감하게 구매해도 좋다. 그나마 렌즈 키트가 손떨림 방지 기능이 있는 것으로 제공되는 것이 불행 중 다행.

작은 크기와 대형 액정 디스플레이는 X-A7의 몇 안 되는 장점 중 하나.

액정은 그래도 나름 신경 써 만들었다. 3.5인치로 제법 크고 화소도 276만에 달한다. 회전도 가능하다. 이 액정과 최대 4K(3,840 x 2,160) 30매 기록 가능한 영상 사양을 가지고 브이로그용이라 강조하는 듯 하다. 하지만 본체에 손떨림 방지가 없으니 수리가 안 돼 버릴 때까지 기본 제공 렌즈를 쓰거나, 고가의 손떨림 방지 탑재 렌즈를 써야 된다. 튼실하게 카메라를 고정해주는 장비가 없는 이상, 수동렌즈나 단렌즈 등 광학식 손떨림 방지가 없는 렌즈로 영상 기록할 생각은 접는 것이 좋다.

몇 안 되는 장점은 크기와 무게. X-A7은 폭 119mm, 높이 67.7mm, 두께 41.1mm 가량으로 작게 만들어졌다. 물론 손에 쥘 때 힘들지만 휴대성은 으뜸. 무게도 배터리를 포함해 320g 정도다. 하지만 과거 우에노 타카시 후지필름 수석 매니저가 언급한 ‘바른 크기(Right Sizing)’를 이 카메라가 만족하는지는 의문이다. 만약 그를 다시 만난다면 묻고 싶다. X-A7은 후지가 지향하는 바른 크기를 만족하는 카메라인지 말이다. 하지만 그럴 일은 없겠지.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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