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좁은 공간에 어울리는 소형 공기 청정기, 엔보우 퓨어에이지 에어
[IT동아 이상우 기자] 사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공기 청정기는 계절가전으로 인식했다. 꽃가루나 황사가 심한 봄철이나 창문을 닫고 지내는 겨울철이 아니면 딱히 공기 청정기를 사용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시도때도 없이 찾아오는 미세먼지는 물론, 실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유해가스나 생활먼지 등에 관한 인식도 커져서 1년 내내 공기 청정기를 사용하는 가정이 늘었다.
이러한 변화는 제품 형태에서도 볼 수 있다. 보통 공기 청정기는 거실에 두고 사용하는 중대형 가전이 대부분이었지만, 이제는 작은 방이나 책상 혹은 차량 안에 둘 수 있을 정도로 소형화한 공기 청정기가 저렴한 가격에 출시되고 있어 부담 없이 원하는 공간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엔보우 퓨어에이지 에어는 이러한 맥락의 소형 공기 청정기다. 한 뼘 정도 높이의 원통형 제품이라 책상 위나 침대 머리맡 협탁에 올려두고 사용하기 어울린다. 또한 가격이 2만 7,900원으로 저렴하기 때문에 부담 없이 사용 가능하다.
작동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전원을 연결하고 상단에 있는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된다. 전원은 USB로 공급하기 때문에 스마트폰 충전기나 보조 배터리에 연결해서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전원 공급 단자가 상단에 있기 때문에 차량 내 중앙 수납함(센터 콘솔)에 두고 사용하기도 좋다. 다만 원통 지름 자체가 8.5cm로 조금 큰 편이라 일반적인 컵 홀도에는 넣기 어려우며, 특히 흡입구가 하단에 있어 주변이 막히면 공기 청정 효율이 떨어질 수도 있으니 차량에서 사용할 때는 컵홀더 보다는 주변이 노출된 수납함에 두는 것이 좋겠다.
상단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공기 청정기가 작동하며, 버튼을 누를 때마다 흡입 세기가 달라진다. 처음 버튼을 눌렀을 때는 흡입력이 가장 약하지만 소음이 거의 없는 상태로 작동하며, 버튼을 누를 때마다 흡입 강도가 조금씩 세진다. 고급 공기 청정기 처럼 미세먼지 농도를 자동으로 파악해 세기를 조절하거나 현재 공기질을 보여주는 기능은 없다. 하지만 그만큼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큰 문제는 되지 않는다.
하단에 있는 뚜껑을 열면 필터를 교체할 수 있다. 사용한 필터는 바로 버리고 새 필터로 교체하면 되기 때문에 간편하다. 내부 구조는 아주 단순하다. 필터를 넣는 공간 바로 위에 흡입용 팬이 있고, 뚜껑이 필터를 고정하는 구조다. 전용 필터 상단에는 스펀지로 된 씰(Seal)이 있으며, 이 실을 내부에 꽉 밀착해 뚜껑을 닫아야 흡입된 공기가 필터를 제대로 거쳐 지나간다.
흡입구는 360도 모든 방향을 향하고 있기 때문에 본체를 어떤 방향으로 놓든 원활한 흡기가 가능하다. 필터는 H13 등급의 헤파필터를 장착했다. 이는 0.3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미세 먼지를 99.75% 걸러낼 수 있는 수준이다. 일부 공기청정기의 경우 이보다 등급이 낮은 E12 이하의 필터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는데, 엄밀히 말해 E12 이하의 등급은 세미 헤파 필터로, 초미세먼지를 제대로 걸러내지 못한다. 이와 달리 엔보우 퓨어에이지 에어에 사용하는 필터는 헤파필터라고 부를 수 있는 H13 등급을 사용했기 때문에 초미세먼지도 걸러낼 수 있다. 제조사가 권장하는 필터 교체 주기는 6개월에서 1년이다.
가장 약한 단계로 작동 중일 때 한 뼘 정도 거리에서 들리는 소음은 약 40dB로, 일반적인 도서관이 35~45dB인 것을 고려하면 아주 조용한 수준이다. 이 때문에 조용한 사무실은 물론, 야간에도 수면을 방해하지 않고 사용할 수 있어 아이 방에 두기에도 좋다.
사실 엔보우 퓨어에이지 에어는 거실 처럼 공간에서 사용하기에는 흡입력이 부족하고, 현재 공기질을 알려주거나 공기질에 따라 흡입력을 자동으로 바꾸는 기능도 없다. 하지만 자동차 처럼 좁고 밀폐된 공간이나 작은 방에서 사용하기에는 충분하며, 무엇보다 가격이 저렴해 부담 없이 사용 가능한 제품이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