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메모리 - SSD 벽 허물어 성능 대폭 향상"
[IT동아 김영우 기자] 컴퓨터 시스템은 CPU(중앙처리장치)와 DRAM(주기억장치), 그리고 HDD나 SSD(보조기억장치)로 구성된다. 이들이 데이터를 주고받으며 작업을 하게 되는데, 일부 장치의 처리 속도가 유난히 낮으면 시스템 전반의 성능이 덩달아 저하하는 병목현상이 발생한다. 특히 HDD의 속도가 다른 장치에 비해 유난히 느리다. 최근에는 SSD가 HDD를 대체하기 시작하면서 이런 현상이 어느정도 개선되긴 했지만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 인텔 코리아 권명숙 대표>
이와 관련해 최근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곳이 바로 인텔(Intel)이다. 26일, 인텔은 서울 동대문의 JW메리어트 호텔에서 ‘메모리 & 스토리지 데이’ 행사를 열어 자사의 ‘옵테인(OPTANE)’ 저장장치 관련 기술 및 제품에 관한 이모저모를 소개했다.
컴퓨터 시스템의 계층 구조를 혁신, 2세대 옵테인 메모리 솔루션
이날 행사의 시작을 알린 인텔 코리아 권명숙 대표는 옵테인 기술이 인텔만의 독창적인 차별화 기술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지금은 다수 파트너사들이 자사 인프라에 옵테인을 적용해 문제를 해결하는 전환기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 롭 크룩(Rob Crooke) 인텔 수석 부사장겸 비휘발성 메모리 솔루션 그룹 총괄>
기조연설을 담당한 롭 크룩(Rob Crooke) 인텔 수석 부사장겸 비휘발성 메모리 솔루션 그룹 총괄은 “클라우드와 AI, 네트워크가 바로 최근의 산업 트렌드라며, 인텔은 이를 뒷받침하는 프로세서 및 아키텍처(기반기술), 메모리, 연결성, 소프트웨어, 보안 등 모든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특히 최근의 데이터센터는 방대한 데이터를 저장하고 처리해야 하며, 이와 관련한 인텔의 메모리 및 스토리지(저장장치)의 소개를 시작했다.
< 인텔 옵테인 시리즈를 통해 개선된 컴퓨터 시스템의 계층 구조>
현대적인 컴퓨터가 등장한 지 반세기가 넘었지만 아직도 기본적인 구조는 1940년대와 크게 다를 바 없다며, 특히 CPU와 DRAM, 그리고 저장장치 사이의 속도차이를 좁히기 힘들기 때문에 이러한 계층 구조 자체를 혁신적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며 그 대안으로 인텔의 2세대 옵테인(OPTAINE) 메모리 솔루션을 제시했다.
시스템 메모리가 512GB로 향상된 효과? 옵테인 퍼시스턴트 메모리
이번에 인텔에서 선보인 인텔 옵테인 데이터센터 퍼시스턴트 메모리(Intel Optane DC Persistent Memory)는 DRAM 슬롯에 꽂아 쓰는 데이터센터용 고속 비휘발성 메모리 모듈이다. 최대 512GB의 모듈당 용량을 제공하며, 이를 이용하면 SSD나 HDD에서 데이터를 끌어오지 않고 SSD급의 고용량 DRAM에서 CPU로 직접 접근하는 것과 유사한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전반적인 성능 향상은 물론 획기적으로 지연시간을 줄일 수 있다고 인텔은 강조했다. 그리고 여기에 옵테인 DC SSD를 조합한다면 추가적인 성능 향상도 기대할 수 있다.
< DRAM 슬롯에 꽂아 쓰는 비휘발성 저장장치인 인텔 옵테인 DC 퍼시스턴트 메모리>
또한 옵테인 DC 퍼시스턴트 메모리는 비휘발성 메모리이므로 정전이나 시스템 재설정 후에도 작업하던 내용의 손실 없이 신속한 복구 및 연속 작업이 가능하다. 그리고 퍼시스턴트 메모리는 일단 데이터센터용으로 출시되지만 향후 일반 PC나 워크스테이션용도 나올 예정이다. 이것이 적용된 PC로 그래픽 편집 작업을 한다면 모든 작업 내용이 자동 저장되어 데이터를 잃을 걱정이 없고 원하는 단계로 작업 내용을 되돌리는 것도 자유롭다. 또한 이를 게임에 적용한다면 플레이 도중에 디스크 로딩이 없고 규모의 제약도 거의 없는 방대한 맵을 한 번에 표시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인텔은 밝혔다.
< 이날 소개된 인텔의 새로운 메모리 및 저장장치 제품군>
이와 더불어 인텔은 새로운 인텔의 3D 낸드 SSD도 공개했다. 이는 기존의 128층보다 높은 144층 구조, 그리고 셀 당 3비트의 데이터를 저장하는 TLC보다 향상된 셀 당 4비트 저장의 QLC 형식을 갖춘 업계 최초의 제품으로, 용량 및 가격 경쟁력을 동시에 향상시켰다. 이 역시 2020년에 출시 예정이다.
옵테인 메모리와 SSD를 하나로 조합한 인텔 옵테인 메모리 H10
서버가 아닌 클라이언트(PC나 워크스테이션)용 옵테인 솔루션도 선보였다. 고속 SSD인 인텔 옵테인 SSD 905P, HDD와 조합하여 SSD와 유사한 성능을 낼 수 있게 해주는 인텔 옵테인 메모리 M10, 그리고 옵테인 메모리와 QLC 낸드 SSD를 하나의 저장장치로 조합한 인텔 옵테인 메모리 H10, 그리고 QLC 3D 낸드 기반의 인텔 660p SSD 등이 대표적이다.
< 옵테인 메모리와 QLC SSD를 조합한 인텔 옵테인 메모리 H10>
특히 인텔 옵테인 메모리 H10의 경우, 이를 적용한 PC는 일반 SSD 탑재 시스템에 비해 문서 실행 속도가 2배, 게임 실행 속도는 60% 빨라지는 등의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인텔은 밝혔다. 특히 이날 인텔은 코어 i5-8265U 프로세서에 옵테인 메모리 H10을 조합한 시스템과 AMD 라이젠7 3700U 프로세서에 일반 TLC 낸드 SSD를 조합한 시스템의 멀티태스킹 성능을 비교한 벤치마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에 따르면 인텔 옵테인 기반 시스템이 AMD 시스템에 비해 문서 작업은 최대 73%, 게임은 최대 41%, 그리고 콘텐츠 개발 성능은 최대 2.8배 우수했다고 발표했다. 인텔이 자사 제품 발표회에서 AMD를 언급한 건 이례적인 일이다.
3세대, 4세대 제품도 개발 중
한편 이날 인텔은 자사의 옵테인 솔루션을 도입한 고객사들의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VAST DATA 및 델 EMC, 시스코, 버라이즌, 그리고 현대자동차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이 옵테인 솔루션 및 3D 낸드 SSD를 도입한 제품을 출시했거나 이를 이용한 업무 환경을 도입해 좋은 효과를 봤다고 인텔은 밝혔다.
< 인텔이 공개한 향후 로드맵>
이날 소개된 2세대 제품들은 대부분 2020년 출시 예정이다. 인텔은 현재 뉴멕시코 란초에 위치한 기술 거점에서 옵테인 제품의 개발 및 시험 생산을 진행하고 있으며, 향후 등장할 3세대 및 4세대 제품 역시 이곳에서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